공연예술

[vol.118 | 연극 편] 성폭력 피해자가 된 변호사의 외로운 싸움 外

2025.08.06 | 조회 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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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의 프로필 이미지

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뉴스레터 허시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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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가 8월 첫 번째 레터는 연극 공연 소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이번 호에서는 총 열 편의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신작으로는 쇼노트가 준비하고 있는 화제의 1인극 <프리마 파시>, 국립창극단 <심청>,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황미순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연기예술연구회의 <나의 정원>이 관객들과의 첫 만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연작들의 면면도 흥미롭습니다. 광복 80주년 기념공연으로 올리는 극발전소301의 <분홍 나비 프로젝트>, 임진희 연출의 다큐멘터리 연극 <할머니의 언어사전>,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알바의집, 배로나르다>, 달과아이극단의 <초록빛 목소리>, 국립극단의 <로제타>,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가 더욱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8월에도 허시어터가 소개해드리는 무대 위 여성들의 이야기와 함께 시원한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 허시어터가 이번 호에서 준비한 공연 소식은 여기까지이며, 다음 호에서는 뮤지컬과 무용 공연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이수아, 한보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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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발전소301의 <분홍 나비 프로젝트>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6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작품 속 주요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은 가상이지만 인물의 설정이나 사건의 배경 일부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팩션으로, 공연은 네 명의 남성을 살해한 용의자로 최영희라는 20대 여성이 체포되어 취조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살해 현장마다 분홍 나비 브로치를 일부러 남겼다는 그는 자신이 독립운동가 손정아의 환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손정아는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를 모티브로 창작한 캐릭터로, 작품은 1944년 임시정부와 현재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오가며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근현대사의 격동기에 독립운동가들의 분투를 다루며 특히 역사에서 지워진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합니다. 용의자 최영희와 검사 권영실, 그리고 새로운 용의자 장현주까지 세 여성의 강렬한 신념의 대립이 극을 팽팽하게 이끌어갑니다. 극발전소301의 정범철 대표가 극작과 연출을 맡고 최영희 역은 최은경, 전은정 씨가, 권영실 역은 이성순, 류진현 씨가, 장현주 역은 박소연, 이나경 씨가 맡아 공연의 긴장감을 책임집니다.

일시 08.13 ~ 08.24 | 장소 대학로 공간아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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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두산아트랩에서 초연을 선보인 <할머니의 언어사전>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임진희 연출은 공식적인 수어를 사용하지 않는 청각장애인이었던 자신의 외할머니가 9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어떻게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를 만들고 표현하며 세상과 소통했는지, 외할머니의 '언어'를 탐구하는 과정을 추적해 다큐멘터리 연극 <할머니의 언어사전>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은 마치 할머니의 집에 초대받은 듯 집 안 곳곳을 둘러보면서 할머니의 언어 흔적들을 발견해나가게 됩니다. 임진희 연출이 극작과 연출을 맡고 배우진으로는 김수아, 이원선, 위다은, 김동률 씨가 본인의 이름으로 출연하며, 전보람 씨가 퍼포머로 함께합니다. 

일시 08.14 ~ 08.17 | 장소 LDK(구 대사관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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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움직임연구소에서 마갈리 무젤의 희곡 <쉬지 스토르크>를 각색해 <황미순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올립니다. 프랑스 극작가 마갈리 무젤은 <쉬지 스토르크>를 통해 가부장제 아래서 결혼한 여성은 출산, 육아, 가사에 대한 의무를 과중하게 짊어지면서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하며 현대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억압적인 사회 구조를 해부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권수현 연출은 프랑스 여성 쉬지 스토르크에게 황미순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주고 세 아이를 키우며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여성이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 사회적 틀과 질서, 여성을 판단하는 잣대와 기준, 그리고 그 안에 갇혀 살아가는 슬픈 인간의 초상을 그려내고자 합니다. 공연은 황미순과 최철훈, 면접관과 엄마 외의 다른 배역은 코러스 배우들이 맡아 황미순의 일상을 통해 현대 여성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일시 08.22 ~ 08.24 | 장소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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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알바의집, 배로나르다>가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원작인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주인공 베르나르다 알바가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집안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의 비극을 이야기하며 가부장제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다면 성북동비둘기의 <알바의집, 배로나르다>는 원작 속에 감춰져 있는 그림자노동에 주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제목의 '알바'는 원작 주인공 베르나르다의 성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며, '알바의 집'은 원작의 첫 장면인 장례식장을 비롯해 편의점, 요식업장, 배송업체, 물류업체, 키즈카페, 놀이동산, 의류매장, 방송극, 결혼식장, 그리고 연극무대 등으로 확장됩니다. 작품은 단군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단지 알바를 하던 호돌이와 곰탱이가 하늘나라의 환웅이 인간세계로 내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인간이 되기 위해 그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현대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노동, 그중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면서도 공연의 분위기는 매우 가볍고 경쾌하게 진행됩니다.

일시 08.22 ~ 08.31 | 장소 성수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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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아이극단에서 <초록빛 목소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벨트 낭독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안정민 작가가 극본을 쓰고 이래은 연출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안정민 작가는 이 작품이 도깨비 이야기, 더 정확하게는 도깨비가 되기로 결정한 친구들의 이야기라고 말하며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큰 사람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그 사랑의 맨살을 깎아야 하는데, 작품에서는 깎여나가는 맨살을 부여잡고 포기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불을 뿜고, 노래하고, 시를 쓰고, 무지개떡을 만드는 도깨비들이 매천의 굴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굴 속에서 서로를 만나고 상처를 꺼내고 목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도깨비굴은 곧 철거될 위기에 처하고, 이들은 굴을 지키기 위해 도깨비 굿을 시작합니다. 낭독공연에서 도깨비 짓을 하던 다섯 친구들은 한 명 더 늘어 여섯 명이 되었는데요, 경지은, 김의태, 손혜정, 양대은, 윤희민, 이다은 씨가 초록빛으로 말하는 도깨비들이 아름다움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연기합니다.

일시 08.23 ~ 08.29 |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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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과의 공동기획작 <로제타>를 다시 선보입니다. 구한말 조선에서 활동한 여성 선교사이자 의사인 로제타 셔우드 홀의 생애를 무대로 옮긴 작품은 2023년 초연 당시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등의 명배우들이 거쳐간 미국 실험연극의 전설 리빙시어터의 첫 내한 공연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예술극장에서 로제타 셔우드 홀은 조선에 최초의 여성 병원을 설립하고 한글 점자를 개발하는 등 의료와 선교 활동을 펼쳤고, 한국 최초의 여성 양의사 에스더 박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뒤 미국이 아닌 한국 땅에 묻혔습니다. 공연은 로제타가 남긴 일기를 바탕으로 성별과 장애 등 당시 시대가 가진 선입견과 차별에 맞서며 종교와 정치를 초월한 활동을 벌인 그의 생애를 조명하며, 출연 배우 8명 모두가 로제타와 그밖의 다른 인물들을 연기합니다. 배우진으로는 김성령, 고인배, 견민성, 원경식, 이경구, 김하리 씨 외에 리빙시어터 대표 브래드 버지스와 배우 엠마 수 해리스가 함께합니다.

일시 08.23 ~ 08.31 | 장소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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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예술연구회의 신작 <나의 정원>도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연기예술연구회는 현직 한국성우협회 성우들이 연기의 확장을 위해 결성한 단체로, <나의 정원>은 지난해 선보인 <사사로운 이야기>에 이은 두 번째 창작극입니다. 유품정리사 이레는 고독사한 무연고자의 유품을 정리하던 도중, 고인에게 하나뿐인 가족 정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유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됩니다. 정원에게 호기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그의 뒤를 따라다니던 이레는 어느 날 정원의 자살 시도를 목격하게 되고, 얼떨결에 그의 보호자가 되어 곁을 지키게 됩니다. 작품은 푼수 같지만 매사에 진심인 이레와 타인과 벽을 쌓은 정원이 어떻게 서로에게 다가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지 보여주며 죽음을 통해 삶을 되짚고 무연이라는 단절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찾아가는 여정을 전개해나갑니다. 이레 역은 유보라 씨, 정원 역은 전해리 씨가 맡고, 이한솔, 김단, 유승화 씨가 목소리들을 맡아 공연을 이끌어갑니다.

일시 08.27 ~ 08.31 | 장소 씨어터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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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노트의 신작 <프리마 파시>도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권 변호사 출신 극작가 수지 밀러의 작품으로 2019년 호주에서 초연된 이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뒤흔들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여성 1인극으로, 2023년 토니어워즈 여우주연상, 로렌스올리비에상 최우수 연극상과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았습니다. 주인공 테사는 노동자 계층 출신으로 법조계 정상에 오른 변호사로, 재판을 일종의 게임으로 여기며 오직 승소만을 목표로 냉철하고 치밀하게 사건을 다뤄온 인물입니다. 작품은 그가 하루아침에 성폭행 피해자가 되어 법과 맞서는 782일간의 외로운 싸움을 그려내며, 성폭력 재판에서 피해자가 감내해야 하는 가혹한 입증 책임과 법 체제의 허점을 날카롭게 포착하며 깊은 울림을 안깁니다. 한국 초연은 신유청 연출이 연출을 맡고 배우진으로는 이자람, 김신록, 차지연 씨가 캐스팅되어 극한의 감정선을 오가는 테사의 내면을 밀도 있게 표현할 예정입니다.

일시 08.27 ~ 11.02 | 장소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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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이 신작 <심청>으로 25-26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을 시작합니다. 국립극장과 전주세계소리축제위원회가 공동제작하는 작품으로,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처음으로 창극 연출에 도전하고 소리꾼이자 작창가 한승석 씨가 작창과 음악감독을 맡아 새로운 '판소리 시어터'를 만들어냅니다. 효와 희생을 노래하는 판소리 <심청가>와 달리 이번 작품 속 심청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존재로 재탄생하는데요, 요나 김 연출은 심청의 희생으로 모두가 구원받는 전통적 권선징악 대신 인물들의 결핍을 들여다보려 했습니다. 그는 “심 봉사는 자기 연민에, 심청이는 효에, 뺑덕어멈은 탐욕에 눈이 먼 인물”이라며 “‘우리 모두가 어딘가에 눈이 멀어 있는 건 아닐까’란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심청이 왕과 결혼하는 원전의 용궁 로맨스 결말에 대해서도 “동화적인 해피엔딩은 어린 소녀를 물에 빠뜨린 죄책감을 덮기 위한 판타지라고 생각했다”며 남성의 권력에 기대 행복을 추구하는 결말은 아니라고 귀띔합니다. 심청 역은 창극단원 김우정 씨와 우리소리 바라지에서 활동 중인 객원배우 김율희 씨가 더블캐스팅되었고, 심봉사는 김준수, 유태평양 씨, 뺑덕어멈은 이소연 씨, 노파 심청은 김미진 씨, 장승상 부인은 김금미 씨가 맡아 새로운 심청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일시 09.03 ~ 09.06 |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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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가 올해 신설되는 국립극장의 세계음악극축제에서 국내초청작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납니다. 2023년 여우락페스티벌에서 초연된 후 지난해에는 예술경영센터 공연예술 유통사업 선정작으로 8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올렸고, 2년 만에 서울 관객들 앞에서 다시 올려지게 되었습니다. 제주 무속신화 <생불할망본풀이>를 원작으로, 아기를 점지하고 돌보는 여신인 삼신할미의 탄생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줄거리는 아기의 점지와 출산 및 양육을 담당하는 두 생불신인 동이와 명이가 신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이야기인데요, 동해용왕과 서해용왕의 딸인 동이는 자신을 구해준 임박사에게 아기를 점지해주지만 해산의 방법을 알지 못해 산모가 위기에 처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또 다른 생불신 명이가 나타나 아기를 무사히 해산시키지만 두 생불신 동이와 명이는 옥황상제를 찾아가 누가 진짜 생불신인지 판결을 요청합니다. 이에 옥황상제는 은대야에 은꽃씨를 주며 꽃 피우기 내기를 제안합니다. 신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두 아기씨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사랑, 연대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으로, 놀애박스 대표인 박인혜 씨가 연출과 극본, 작창을 맡은 것은 물론 소리꾼으로 극을 이끌어갑니다. 

일시 09.06 ~ 09.07 |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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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렛미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 08.16)
  • 사의 찬미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 ~ 08.17)
  • 보도지침 서울숲씨어터 1관 ( ~ 08.17)
  • 디 이펙트 NOL 서경스퀘어 스콘 2관 ( ~ 08.31)
  • 셰익스피어 인 러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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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이야 국립극단 |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08.08 ~ 08.09)
  • 심청 국립창극단 |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08.13 ~ 08.14)
  • 동백당; 빵집의 사람들 프로덕션IDA | 완주문예회관 대극장 (08.14)
  •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 |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08.22)
  • 로제타 국립극단 |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09.05 ~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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