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104 | 연극 편] 강간범의 어머니가 마주한 딜레마 外

2025.04.07 | 조회 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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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뉴스레터 허시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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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 104호는 연극 편으로 인사드립니다. 이번 호 공연을 정리하다 보니 연극 공연이 너무 많아 한 페이지에서 스크롤하며 읽는 뉴스레터 포맷에 정보량이 넘친다고 판단해 104호는 연극 편으로, 105호는 뮤지컬 편으로 나누어 발행합니다. 공연이 많은 시즌인 데다 연극은 특히 여성주의 작품 개발이 활발한 장르이기도 해 앞으로 공연 편수에 따라 적절히 조율하며 레터를 발행하겠습니다.

이번 호에서 소개해드릴 공연은 연극 열 편입니다. 먼저 뮤지컬이 아니라 연극으로 선보이는 글림컴퍼니의 <지킬 앤 하이드>, 파라텍스트 테아트리칼의 여성 2인극 <잘 자요 엄마>, 국립극단의 해외 초연작 <그의 어머니>, 극단 동의 화제작 <제비심장>, 재연으로 돌아오는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의 <시련>, 제1회 서울희곡상 수상작인 이실론 작가의 <베를리너>, 창작집단 꼴의 신작 <초록의 찬란>, 창작집단 도토리의 첫 번째 정기공연 <뱀파이어를 이해하는 특별한 방법>, 충북도립극단 창단작 <한여름밤의 템페스트>,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해외초청작 스페인 작가 안헬리카 리델의 <사랑의 죽음>까지, 신작과 초연작 소식이 많아 무대에도 새로운 활기가 넘치는 듯합니다.

이번 호에서 준비한 공연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탄핵 인용 후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가 이제 멈춰 있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인데요, 허시어터가 소개해드리는 공연과 함께 광장의 긴장을 내려놓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연을 정리하느라 이번 호 발행이 예정일보다 늦어졌는데요, 뮤지컬 공연 소식을 모은 105호로 오는 4월 10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이수아, 한보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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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고전으로 유명한 <지킬 앤 하이드>를 연극 무대에서 만납니다. 지난해 1월 에든버러에서 초연되었고, 3월부터 글림컴퍼니 제작으로 국내 초연이 진행 중입니다. 연극의 특징은 ‘퍼포머’의 1인극으로 전개된다는 점인데요, 극은 주인공인 헨리 지킬이 아니라 그의 친구 가브리엘 존 어터슨의 시각으로 전개됩니다.

변호사인 어터슨은 지킬의 사망 시 모든 재산이 에드워드 하이드라는 정체 불명의 남자에게 상속된다는 유언장 내용에 의문을 품게 됩니다. 하이드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지킬 주변을 조사하던 어터슨은 하이드를 둘러싼 끔찍한 소문과 그가 지킬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임을 알게 되고 친구를 구하고자 합니다.

공연은 원작에 등장하는 엠마와 루시의 서사를 삭제하고 지킬과 하이드의 갈등과 파국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탐구하는 데 집중합니다. 네 명의 배우가 각각의 매력으로 경합하는 공연에서 배우 최정원 씨가 유일한 여성 배우로 무대에 오릅니다.  

일시 03.04 ~ 05.06 | 장소 대학로 TOM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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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2인극 <잘 자요 엄마>가 이번에는 파라텍스트 테아트리칼 제작으로 돌아옵니다. 마샤 노먼의 희곡을 원작으로 1982년 미국 오프브로드웨이 초연에서 캐시 베이츠가 출연해 호평받았고, 이듬해인 1983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같은 해 수잔 스미스 블랙번상을 수상했고, 토니상 연극 부문에도 여러 차례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국내에는 85년 배우 윤여정 씨가 직접 희곡을 번역해 김용림, 윤석화 두 배우가 초연 무대에 올랐고요, 이후 나문희, 박정자, 손숙, 윤소정, 예수정, 정경순 등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극은 자살사고에 시달리는 딸 제시가 엄마 델마를 향해 오늘밤 자살하겠다고 밝히며 시작하는데, 제목의 ‘잘 자요 엄마’는 제시가 델마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이번 공연은 박지영 연출이 번역과 연출을 맡고, 엄마 델마 역에는 장지우, 김서후, 정윤희 씨가, 제시 역에는 박다은, 김예은, 김선영 씨가 출연합니다.

일시 04.02 ~ 04.12 | 장소 오유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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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이 영국 극작가 에반 플레이시의 <그의 어머니>를 국내 초연합니다. 에반 플레이시는 비인격화된 상황 속 포착되는 도덕적 딜레마와 윤리적 대립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작가로, <그의 어머니>는 그의 장편 희곡 데뷔작입니다. 2010년 초연 후 캐나다 극작가상과 영국 크로스어워드 신작 희곡상을 수상했습니다.

작품은 성폭행을 저지른 아들의 범죄 형량을 감량하려는 어머니 브렌다를 주인공으로 그가 마주한 사회적 비난, 아들에 대한 증오심과 어머니로서의 책임감 등을 매우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인간으로서는 아들을 증오하지만 어머니로서는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딜레마 속에서 범죄자의 가족을 악마화하는 미디어와도 싸워야 하는 주인공 브렌다는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배우 김선영 씨가 연기하며, 극단 산수유의 류주연 연출이 브렌다의 심리적 고통과 딜레마를 세밀하게 따라갑니다.

일시 04.02 ~ 04.19 |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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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동은 김숨 작가의 소설 <제비심장>을 연극 무대로 옮깁니다. 원작은 철 상자로 명명되는 조선소 노동자들의 노동 현장을 시적이고 공감각적인 언어로 완성한 장편소설로, 연극은 소설의 시공간과 문제의식을 증폭, 확장하여 벼랑 끝에 선 인류의 실존적 위기를 성찰합니다. 철 상자는 조선소에서 만드는 철 배의 조각으로, 상자 하나가 6층 아파트만 하며 상자 300개를 합치면 배 한 척이 완성됩니다.

조선소 노동자들은 20미터 높이의 철 상자 허공에 발판을 놓고 용접과 망치질, 페인트칠 등을 하는데, 어느 날 철 상자 안에서 샌딩공이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그러나 사고 후에도 노동자들이 그 철 상자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현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연극은 철 상자를 통해 인간이 세계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어온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아보며 퀴어화된 노동 현장과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놓인 훼손된 노동의 신체에 대해 질문합니다. 강량원 연출이 각색과 연출을 맡고, 강세웅, 배선희, 신소영, 유은숙 씨의 네 배우가 무대에 오릅니다.

일시 04.03 ~ 04.13 | 장소 예술공간 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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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의 <시련>이 6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1692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발생한 세일럼 마녀재판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이 재판에서 200명 가까운 마을 주민들이 마녀로 고발되었고 19명이 교수형에 처해졌으며, 이 외에도 6명이 옥사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아서 밀러의 희곡은 재판의 첫 고발인인 애비게일과 그와 내연관계에 있었던 존 프락터, 프락터의 아내 엘리자베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마녀재판의 집단적 광기를 고발합니다. <그을린 사랑>, <엔젤스 인 아메리카>, <테베랜드> 등의 신유청 연출과 <아트>, <스모크>, <랭보> 등의 김수로 프로듀서가 의기투합했고, 애비게일 역에는 류인아 씨, 존 프락터 역에는 엄기준, 강필석 씨가 더블 캐스팅되었고, 엘리자베스 역은 여승희 씨가 맡았습니다.

일시 04.09 ~ 04.27 | 장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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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론 작가의 <베를리너>가 올해 대학로극장 쿼드의 첫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지난 2023년 서울문화재단이 신설한 서울희곡상의 첫 번째 수상작으로,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가상 국가의 공항에 발이 묶인 사람들의 짧은 체류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경계를 넘고자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공간을 넘어 교차해 보여주며, 경계를 넘어가려는 사람들이 잠시 머무는 교차점을 웅장한 무대연출과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연극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주역배우 7명의 캐스팅을 전원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해 45대1의 경쟁률을 통과한 배우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우희 역은 권슬아 씨, 잉그리드 역은 박수진 씨, 유리 역은 박희정 씨, 태조 역은 최호영 씨, 클라우스 역은 김세환 씨, 버스커 역은 이후징 씨, 해석 역은 양동탁 씨가 맡아 경계를 넘고자 한 사람들을 연기하며, 올해 초 올려진 흥행작 <세일즈맨의 죽음>의 김재엽 연출이 연출을 맡습니다. 

일시 04.10 ~ 04.20 | 장소 대학로극장 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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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집단 꼴의 <초록의 찬란>이 초연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미래사회에 닥친 문제를 인간과 로봇이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고찰한 작품으로, 임선영 작가가 극본을 쓰고 손현규 연출이 프로듀싱과 연출을 맡았습니다. 작품의 배경은 2063년, 다른 행성을 개조해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하는 테라포밍에 실패하고 지구에서의 생존만이 유일한 희망이 된 가운데 인간의 뇌에 칩셋을 이식해 지구를 되살리려는 계획이 수립됩니다.

주인공인 정원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요양보호사로, 인간이었다가 칩셋이 이식된 트랜스휴먼이 되었다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인물입니다. 휴머노이드 AI로봇 A는 정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게 칩셋 이식을 제안하지만 반강제적으로 칩셋을 이식받은 정원은 스스로 아무것도 제어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합니다. 정원이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다운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뇌하며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반면 A는 로봇이지만 인간을 위해 작동되며 인간에게 무엇이 더 옳은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정원 역은 신사랑 씨가, A역은 류이재 씨가 맡아 포스트휴먼을 넘어 포스트사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일시 04.12 ~ 04.20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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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집단 도토리가 첫 번째 정기공연으로 신작 <뱀파이어를 이해하는 특별한 방법>을 선보입니다. 제목 그대로 뱀파이어가 주인공으로, 사랑하고 질투하고 복수하는 네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뱀파이어인 이브와 애디는 20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살아온 연인 사이입니다. 모든 것이 변해도 서로를 향한 사랑은 영원할 줄만 알았던 두 사람이지만 불멸의 삶에 지쳐버린 이브가 죽음을 갈망하게 되면서 둘 사이에는 차츰 균열이 생기게 됩니다. 애디는 이브를 위해 뱀파이어 전문 해결사 정을 찾아가고, 정을 통해 인간도 뱀파이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자 윤을 소개받습니다. 윤이 이브에게 삶의 의지를 일깨워주는 동안 이브는 윤에게 새로운 이끌림을 느끼고, 애디와 이브의 관계도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창작집단 도토리는 ‘추구하는 자’라는 뜻의 오래된 아일랜드 단어 ‘Torai’에서 따온 명칭으로, 다양한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며 활약하는 모습을 무대 위에 올리고 있습니다. <제복의 소녀들>, <600,000초: 어떤 목숨에 관하여> 등의 장하은 연출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고, 윤 역은 박서연, 문채윤 씨, 이브 역은 김도하, 권수현 씨, 애디 역은 안예은, 문수민 씨, 정 역은 한수영, 이준 씨가 맡아 네 여자의 애증에 찬 사랑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일시 04.16 ~ 04.27 | 장소 코델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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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립극단이 <한여름밤의 템페스트>로 서울 관객들과 만납니다. 충북도립극단은 지난해 창단해 총 4개 작품 20회 공연을 통해 의욕적인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창단작이었던 <한여름밤의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과 <템페스트>를 엮어 하나의 작품으로 각색해 새로운 해석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템페스트>의 주인공 프로스페로를 여성인 프로스페라로 바꾸어 기존의 프로스페로-미란다 부녀를 프로스페라-미란다 모녀의 이야기로 전개한다는 것입니다. 1998년 <혈맥>으로 데뷔해 꾸준히 무대를 지키고 있는 배우 이채윤 씨가 프로스페라 역으로 극을 이끌어가고, 각색과 연출은 김낙형 연출이 맡았습니다.

삼연에서는 향안 역에 이지숙, 최수진, 김려원 씨, 동림 역에는 홍지희, 김주연, 김이후 씨가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시 04.18 ~ 04.19 | 장소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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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작가이자 연출가, 배우인 안헬리카 리델이 <사랑의 죽음>으로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에 초청되었습니다. 리델은 주로 세상의 악과 폭력을 반영하는 내면의 고통에 천착해 온 창작자로, 이 작품은 스페인의 전설적인 투우사 후안 벨몬테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절정 부분인 ‘리베스토드(사랑의 죽음)’에서 영감을 받아, 죽음을 통해 완성되는 비극적 사랑과 숭고함에 대해 탐구합니다. 리델은 영성과 초월성을 잃어버린 현 시대를 맹렬히 비난하며, 강렬한 미장센과 광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들에게 거대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자 합니다.

일시 05.02 ~ 05.04 |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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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고딕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 ~ 04.13)
  • 꽃의 비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 ~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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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마을 다이어리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04.26 ~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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