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니까”

2025.06.01 | 조회 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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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을 가진 사람

지극히 주관적인, 지속적으로 넓혀가는 주관을 기록합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정혜안입니다.

여러분은 어떨 때 예상치 못한 기쁨을 느끼시나요? 저는 이번 주, 오랜만에 집어 든 가방의 안쪽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지폐를 발견했습니다. 옷이나 가방에서 우연히 돈을 발견하면 원래 내 돈인데도 왠지 공돈이 생긴 것마냥 기분이 좋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가끔 일부러 숨겨둘까 생각도 한답니다. 잊고 살다가 나중에 발견할 미래의 나를 위해서요. (단 한 번도 실행에 옮긴 적은 없지만요. 큭)

‘이게 웬 떡이냐!’ 하기도 잠시, ‘내가 왜 넣어놨더라?’ 싶었습니다. 사실 저는 수중에 현금이 생기는 게 불편해서, 그냥 두는 경우는 잘 없거든요. 과거의 내가, 분명 어떤 이유가 있어서 빼두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몇 년 전에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요. 현금은 잘 들고 다니지 않으니, 지갑에 든 것이라고는 카드와 신분증, 사진 정도였습니다. 카드..는 정지하면 되고, 신분증..은 재발급 받으면 되고, ‘아 근데 사진이나 지갑이 아쉽긴 하다 엉엉’ 하고 있었는데,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본가에 갔다가 가까운 타 지역에 다녀온 길이었는데, 그 지역의 경찰서더라고요. 제 마지막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버스에서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지갑 속 내용물이 그대로 있는지 확인해 보는데, 만 원짜리 지폐가 하나 있었어요. 경찰분께서 없어진 게 있는지 물으시더라구요. 없어지긴커녕, 더 생겼는데요?!

’주워주신 분이 넣어주셨나????‘ 

왜 지갑 선물할 때 지갑에 돈이 많이 들어오라는 의미로 돈을 넣어서 주잖아요. 그런 것처럼 잃어버린 사람을 위로하는 의미로 넣어주신 거 아닐까 싶었습니다. 잃어버린 속상함보다 더 큰 긍정적인 기운을 전해주고픈 마음으로요!

엄마께서는 설마 그걸 왜 넣어주겠냐며, 네가 넣어놓고 까먹은 거 아니냐고 연신 물으셨지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 돈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는 그날 너무나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로도 며칠을 마음 따뜻하게 보냈는지 모르겠어요. 만약 다음에 나도 누군가의 지갑을 줍게 된다면, 이 마음을 꼭꼭 베풀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혹시 저의 착각으로 인한 모노드라마였더라도요…)

저에게 따뜻한 행운의 증표처럼 느껴지는 그 지폐는 아직도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쓸까 봐 주의하면서요!

그러다 문득, 궁금했습니다. 기억과 의미에 대해서요. 행운의 증표로 고이 모셔둔 지폐와는 달리, 가방 안쪽 주머니에서 발견한 만 원에 대한 기억은 찾지 못해 그냥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 과연 기억하지 못하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최근에 영화 <메멘토>를 다시 보다가 인상 깊은 대사가 있었습니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무의미한 건 아니니까. 눈을 감는다고 세상이 사라지지 않잖아요.

기억은 방의 모양이나 자동차의 색깔을 바꿔 버려. 왜곡될 수 있다고.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니까. 사실이 중요한 거야.

그래서 도대체 뭘까요? ㅠ 참 어렵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결론은, 기억은 왜곡할 수 있고, 사실은 외면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내가 살아가기 위해 어떤 기억을 부여잡고 어떤 사실을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네요. 어쩌면 저는 항상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다는 목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 나의 삶을 영위하는 모든 것들이요. 

다음 주도 최선의 선택들을 반복하며 살아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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