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驚蟄)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

2025.03.10 | 조회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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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을 가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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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배우 정혜안입니다.

날씨가 부쩍 따뜻해졌어요. (공기는 조금 탁하지만요…) 이번 주 내내 최고 기온이 거의 15도를 기웃거리네요. 날씨는 왜 항상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성큼 다가올까요? 지난 주말 겉옷을 꺼내다가 주춤하던 일이 꽤나 많았습니다. 분명히 며칠 전에 자연스레 패딩을 꺼내 입었는데 말이지요!

경칩이 지나자마자 귀신같이 ‘어, 봄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추위가 너무 싫은지라 항상 봄이 오는 시기가 마냥 반가웠는데요. 봄의 생명력이 참 좋기도 했구요. 그런데 이번에는 왠지 쓸쓸하고, 서글프고, 섭섭하고, 서운하기도 하는 감정이 들더라고요? 얼어붙었던 추위가 녹는 그 시점이.. 따뜻할랑 말랑, 추울 듯 말 듯, 옷이 얇아질 듯 말 듯 한 그 경계선이 굉장히 위태롭게 느껴졌습니다. 봄에게 쫓기듯 도망가는 추위가 퍽 안쓰럽다고 해야 할까요? 겨울 동안 그렇게 못살게 굴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저 요즘 만물에 감정 이입을 하는 것 같아 큰일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에게는 약간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데요. 사람들이 따뜻해져서 들뜬 모습이 보기 싫은 건 아닐까…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10cm)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아주 없진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카페에서 일을 하는데, 바.쁘.거.든.요. 

그래서인지 아직은 찬 밤공기가 유독 기분이 좋았습니다. 점점 봄이 짧아진다는데.. 아무래도 더 늦게 전에 봄을 반겨주어야겠어요.

아, 그리고 한 가지 tmi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요즘 윤종신 님의 노래에 빠졌습니다. 왜인지 겨울과 참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따뜻해지는 날씨에 청개구리처럼 찾아 듣고 있는 건 아닐지요? 최근 ‘월간 윤종신’ 2월호의 <호감>이라는 노래가 참 좋더라구요. 저는 어떤 작품의 뒷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이 곡도 곡의 소개가 참 좋았어요. 알고 들으니 더 잘 들리고, 더욱 깊게 파고드는 듯한 느낌입니다.

2월호 ‘호감’은 표면적으로는 한 남자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로 완성되었으나, 그 이면에는 사랑으로 명명될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 사랑이 되지 못했거나 아니면 사랑을 이미 초과했기에 사랑과는 다른 형태를 띠게 된 감정들에 대한 윤종신의 깊은 관심이 깔려 있다. (…) 호감을 계속 호감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선을 지키고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어떤 관계는 긴밀해지지 않는 쪽을 택했기에 더욱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월간 윤종신] 2월호 ‘호감’ 소개 中

모두들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시고요! 마음까지 따뜻하고 생기 가득한 한 주를 보내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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