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이거 소주로 만든 거 맞아?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목요일이 다시 돌아왔어요!

지난 아티클에선 맥주로 만드는 칵테일, 세르바사 콘 리몬(Cervega Con Limon)을 소개해드렸었죠. 그 날 다시 한 번 만들어 마셔봤는데, 상쾌하니 역시나 맛있더라구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칵테일도 분명히 마음에 들어하실 거라 믿어요. 그럼 바로 한 번 만나볼까요?

1. 소주의 쓴 맛이 이렇게 잡히다니

오늘은 소개해드릴 칵테일은 '소주 카이피리냐'이에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소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랍니다! 원조 칵테일인 카이피리냐엔, 소주가 아닌 럼*이 들어가요.

카이피리냐는 브라질에서 유래된 칵테일인데, 그 기원에 대해선 다양한 설이 있어요.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설을 잠깐 소개드릴게요.

1차 세계 대전이 끝날 무렵, 스페인 독감이 전 세계적으로 퍼졌었다는 걸 알고 계신 분도 있을 거예요. 이 병이 얼마나 심각했었냐면, 1차 세계 대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 갔을 정도였죠.

설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이 스페인 독감의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카이피리냐'를 고안해냈다고 해요. 처음엔 약으로 사용되었다는 건데요.

재료를 보시면 이해가 가실 거에요. 고농축 비타민C가 들어있는 녹색 레몬과, 비타민이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도록 돕는 알코올을 혼합했거든요. 꽤나 그럴 듯 한 이야기지만, 이건 가설일 뿐이니 재미로만 받아들여주셨으면 해요!

한 가지 더, 카이피리냐는 브라질의 럼 '카샤사'를 이용해 만들어야만 그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해요. 따라서 오늘 '소주 카이피리냐'라고 소개해드리는 칵테일은... 엄밀히 따지면 카이피리냐가 아닌 거죠🤣

정석대로 카이피리냐를 만들면 좋겠지만, 분명 망설이시는 분이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칵테일이 내 취향에 맞는지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럼을 구입하긴 쉽지 않겠죠.

그러니 우린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보고 경험해본 뒤에, 칵테일과 친해질지 말 지 선택해보자구요.

🔍필요한 재료와 도구부터 한 번 살펴볼까요?

지난 주 보단 필요한 재료가 많죠? 아마 라임 구하기가 가장 큰 관문일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쿠팡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오프라인에선 여전히 쉽지 않더라구요. 우선 대용으로 레몬이라도 사용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그리고 지금 이 아티클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 대부분은, 따라 만드실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도 눈으로라도 쓱 훑어보시면서 한 번 상상해보세요. 오늘 집에 가면서 재료를 준비해 갈 수 있을지, 재미있을 것 같은지, 어떤 맛이 날 지...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1. 먼저 준비한 유리잔에 설탕을 1 ~ 2 티스푼 넣습니다. 

달달한 게 좋으신 분들은 2 티스푼을 넣으시면 되고, 아니면 1 티스푼만 넣으시면 돼요. 

2. 라임(레몬)을 썰어주세요. 

라임(레몬) 껍질엔 시트러스한 라임(레몬) 오일이 가득차 있는 거 아시나요? 라임(레몬)의 효과를 더욱 톡톡히 보기 위해, 썰기 전에 도마나 테이블 위에 라임(레몬)을 놓고 손바닥 아래로 살살 굴려주세요. 

라임(레몬)은 위 사진 정도 크기로 썰은 뒤 세 조각 정도 쓰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유리잔에 넣어주세요.

3. 유리잔에 소주를 2oz* 넣어주세요. 소주 잔 기준으로 3/4정도 채운 뒤 두 번 넣어주시면 됩니다!

물론 이 양인 절대적인 게 아니에요. 구독자님의 취향에 따라 양을 조금씩 조절해주셔도 된다는 것!

4. 라임(레몬) 향을 내기 위해, 유리잔 안에서 라임(레몬)을 으깨주세요. 

재료를 으깨기 위해 보통 머들러(Muddler)라는 도구를 이용하는데요. 다이소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이지만, 당장 집에 없다면 끝이 뭉툭한 도구나 숟가락을 활용해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으니 부담 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너무 힘을 줘서 으깨시진 말아주세요. 라임(레몬) 향이 더 많이 섞이겠지만, 쓴 맛과 신 맛이 아주 강해질 수 있답니다.

5. 얼음을 적당량 채워주세요.

얼음을 얼마나 채우느냐에 따라 도수가 조금씩 달라지겠죠? 얼음이 녹으면서 희석될 거니까요🙂 칵테일에 사용되는 얼음도 종류가 여러가지이지만, 나중에 따로 설명해드릴게요.

6. 모든 재료가 잘 섞이도록 잘 저어주세요.

칵테일을 만들 때 젓는 방법(Stir)도 여러가지랍니다. 얼음도 그렇고... 갑자기 생각할 게 많아지셨죠? 하지만 오늘은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자구요.

많이 저으면 얼음이 더 녹아 맛이 밍밍해질 수 있고, 적게 저으면 재료가 잘 섞이지 않아 맛이 따로 놀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해보죠!

7. 완성!

저는 라임의 향이 소주의 쓴 맛을 온전히 덮어주는 걸 보고 놀랐어요. 평소에도 소주 특유의 쓴 맛이 싫어서 *온더락 스타일로 소주를 마시곤 하는데, 그렇게만 마셔도 소주 향이 덜해지긴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 소주 카이피리냐는 소주를 넣었나 싶을 정도로 소주 향을 거의 완벽하게 잡아주고 있었어요. 

사실 저는 이 칵테일을 처음 만들 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답니다. 레몬을 너무 많이 으깨서 못 마실 정도로 신 맛이 강해졌었던 적도 있었고, 반대로 레몬을 조금 으깨서 재료의 맛이 전부 따로 놀았던 적도 있었어요.

만약 구독자님이 이 칵테일을 만들다가 시행착오를 겪으시더라도, 너무 실망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결국 구독자님에게 딱 맞는 칵테일을 만드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 단계별로 만들어가는 과정도 칵테일의 일부인만큼, 오늘 여러분이 이 새로운 경험들을 하나씩 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곧 다가오는 주말을 노려봐도 되겠죠?

마지막 부분에 레시피를 요약해 놓을 테니, 따로 캡처나 저장을 해놓고 나중에 참고해보세요!

2. 술을 마실 수 없는 사람은 어떡할까?

아마 이 아티클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술을 아예 입에도 못 대시는 분은 없으실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칵테일은 그런 분들도 즐길 수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칵테일을 우리는, 목테일(Mocktail)이라고 불러요. 바에 가면 논알콜 칵테일이라고 적혀있기도 하죠. 겉으로 보기엔 칵테일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 거예요. 맛도 말이죠. 

술을 마시는 목적은 취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건 단지 수단일 뿐이겠죠. 저는 그 목적이 마음의 문을 열고 나누는 대화에 있다고 생각해요.

소주 잔에 물을 대신 채워도, 우린 여전히 잔을 부딪히며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목테일도 마찬가지겠죠.

조만간 목테일 이야기도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럼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3. 레시피 요약📝

1. 온더락 글라스(또는 깊지 않은 유리잔)에 설탕을 1 ~ 2 티스푼 넣습니다. 

2. 라임(레몬)을 손바닥 아래에 두고 몇 차례 굴린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주세요.

3. 세 조각(약 1 / 4 분량)을 잔에 넣어주세요.

4. 유리잔에 소주를 2oz(소주잔 기준 3 / 4 분량으로 두 잔) 넣어주세요.

5. 머들러(또는 끝이 뭉툭한 도구)로 라임(레몬)을 으깨주세요.

6. 얼음을 잔에 적당량 채워주세요.

7. 잘 저어주세요.

8. 끝!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혹시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이메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지나친 음주는 몸에 해로워요. 건강하게 음주 문화를 즐기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