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호두입니다.
모두 영국 실버스톤 그랑프리 재밌게 보셨나요?!
세이프티카가 나올만큼 쏟아진 비 때문에 변수가 많은 역대급 경기였어요. 239번째 출전만에 첫 포디움을 달성한 니코 휠켄베르크 선수 덕에 감동이 좔좔 넘치는 그랑프리였습니다.
자우버는 2012년 일본GP이후로 첫 포디움인데다가, 내년부터는 자우버라는 이름 대신 아우디로 바뀌기 때문에 더 의미있는 경기였는데요. 이런 감동 때문에 저희가 F1이라는 스포츠를 계속 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블로그를 봐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새로운 가이드글 자체는 엄청 오랜만에 적습니다.
다운포스를 중심으로 공기 역학에 대한 입문 가이드를 작성하던 중이었는데요. 곧 여름 방학인 걸 깨닫고 F1 판의 계약과 이적/실리시즌/여름방학 규정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가볍게 들고왔습니다.
축구 보시던 분들은 시즌 중에도 F1 선수들이 갑자기 바뀌고 잘리는 거 보면서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으실텐데요.
오늘은 F1 여름방학과 실리시즌, 선수 계약 현황을 알아보고 작년 페라리-루이스 해밀턴 선수에 이은 역대급 이적 루머죠, 실리시즌의 주인공이 될 메르세데스-막스 베르스타펜 선수의 이적설까지 다뤄보겠습니다.
2025년 F1 여름방학 일정
형광박스가 놓여있는 기간이 올 시즌 F1 여름방학/여름휴가입니다.
- 휴가 전 마지막 경기: 헝가리 그랑프리 (8월 1-3일)
- 여름휴가 기간: 8월 4일 ~ 8월 28일 (약 3주 반)
- 휴가 후 첫 경기: 네덜란드 그랑프리 (8월 29-31일)
제가 스포츠라곤 F1밖에 안 봐서 잘 모릅니다만... F1은 여름방학 시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F1 여름방학은 2014년부터 FIA가 공식적으로 스포팅 규정에 포함시킨 강제 휴가입니다. 그 이전에는 비공식적으로 존재했지만, 규정으로 명문화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에요.
여름방학을 주는 이유는 캘린더만 봐도 감이 옵니다.
연중 24경기를 위해 매주 비행기로 전 세계를 다니기 때문에 모든 선수와 팀이 재충전할 시간이 있어야 큰 사고가 안 납니다
F1 여름방학 규칙 (FIA 스포팅 규정 24.1조)
일단 여름방학 동안에는 일체의 머신 개발이 중단됩니다. 당연히 풍동도 안됩니다. 개발, 설계, 연구, 부품 생산, 시뮬레이터 등 쉬라고 휴가 보내줬더니 차량 개발로 우위를 점해오는 행동은 절대절대 금지입니다. 규정으로 명시되어 있어요.
강제 휴가이기 때문에 엔지니어부터 드라이버까지 모든 사람이 일을 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팀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다른 팀이 쉬는 동안 아무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금지 활동들과 허용 활동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금지 활동들
- CFD 시뮬레이션 중단
- 풍동 실험 금지
- 부품 생산 및 개발 중단
- 차량 조립 금지
- 공식 회의 개최 금지
- 이메일 및 업무 연락 금지
✅ 허용 활동들
- 시설 유지보수
- 마케팅, 법무, 재무 업무 (차량 성능과 무관)
- 쇼카 운영 (현재 부품 사용 금지)
- 심각한 손상 차량 수리 (FIA 허가 시)
- F1과 무관한 프로젝트
F1 실리 시즌 뜻
바로 이 여름방학이 실리 시즌(Silly Season)입니다. 경기가 잠시 멈추는 동안, 각 팀이 내년 F1 선수 라인업을 구체화하면서 각종 이적 소식이 찌라시와 함께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바보같은 루머들이 난무하는 시기라서 붙은 이름인데요. 드라이버 이적에 대한 근거 없는 찌라시부터 세상이 뒤집어질 진짜 소식까지 하루가 다르게 쏟아집니다. 팬들도 매일 새로운 루머에 일희일비하게 되고, 전 팀 관계자였던 사람들의 모호한 인터뷰가 늘어나고, 추측성 글이 진짜처럼 판을 칩니다.
📅 이적 발표 타임라인
- 3-6월: 상위팀 핵심 드버들 연장 계약 발표
- 7-8월: 실리 시즌, 대부분의 이적 소식 공개
- 9-11월: 마지막 내년 시트 경쟁
- 12월-2월: 오프시즌 중 잔여 계약 정리
이적 결정과 발표는 시기에 따라 요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일부러 현재 계약중인 선수와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하려고 타팀 드라이버와 접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F1 전문 공식 매체들이 보도하는 이적 소식만 믿으시면 됩니다.
🗞️ 뭘 믿어야 하나요?
- 팀 공식 발표 = 100% 확정
- Sky Sports F1, Autosport 등 전문매체 = 신뢰도 높음
- 소셜미디어 루머 = 걸러서 들어야 함
대충 Exlusive, Break 남발하는 해외 매체는 거르면 됩니다.
F1 드라이버 계약 현황
F1 시장은 계약이라는 것이 다른 스포츠보다 훨... 단순 종이에 가깝습니다. 시즌 중간 성적에 따라 휙휙 바꾸고 갈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기준 각팀 f1 드라이버들의 계약 상태는 이렇습니다. 이름 옆 연도까지 해당 팀과 계약을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계약 기간에 따라 팀이 드라이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 1년 = 주로 신인 드라이버들, 임시 승격에 가깝죠. 성과가 불확실한 선수를 일단 앉혀놓고 테스트하다가 언제든 자를 수 있습니다.
- 2~3년 = 잘타면 계속 가고, 애매하면 바꿀게 ㅇㅇ (대부분 이 조건입니다)
- 4~5년 = 우리는 가족이야 (랜도)
- 5년 이상 장기 = 오늘부로 XXX지지를 철회한다 오늘부터 지지관계에서 벗어나 XXX와 나는 한몸으로 일체가 된다 (막스, 샤를)
팀과 선수들은 아래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 연장 = 작년 올해 좋았고 앞으로도 좀 더 잘 부탁할게
- 옵션 행사 = 응 지금은 안 나가 기존 연장조건 발동할게
- 상호 합의 해지 = 그래... 갈게 / 잘가고 ㅇㅇ
- 방출 = 나가
자 지금 보면 올해 끝나는 선수들이 많이 보이죠. 특히 메르세데스의 조지 러셀과 키미 안토넬리는 모두 올해까지입니다.
그래서, 올시즌 유달리 막스 베르스타펜의 메르세데스 이적설에 불이 붙었습니다.
F1 막스 베르스타펜 메르세데스 이적설?
2025년 시즌 들어 막스 베르스타펜의 메르세데스 이적설이 고개를 드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가장 큰 요인은 레드불의 경쟁력 하락이죠.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내부 정치와 크리스찬 호너를 중심으로 한 각종 추문들로 레드불 팀이 크게 흔들렸고, 주요 인력들이 다 빠졌습니다. 차도, 전략도, 내부 상황도 별로다 보니 올해 성적도 좀 별로죠.
또한 내년부터 엔진과 섀시 규정이 모두 대대적으로 바뀌면서 판도 재편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레드불이 이제 혼다 엔진을 버리고, 자체 엔진을 개발하는데 이 엔진이 별로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이건 당연합니다. 첫 시도에 배부를 수 없죠.) 메르세데스가 새로운 규정에 더 잘 준비되어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베르스타펜 입장에서도 미래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베르스타펜은 현재 2028년까지 레드불과 계약되어 있지만, 장기계약에는 늘 탈출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사이 팀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요. ESPN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베르스타펜의 계약에는 챔피언십에서 3위 이하로 떨어질 경우 여름휴가 전에 탈출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 베르스타펜 선수의 순위는 3위, 4위인 조지 러셀 선수와 격차가 크지 않아서 이 조항이 실제로 발동될 가능성이 있구요.
이 썰에 불을 붙이는 건 이번 시즌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조지 러셀 선수가 메르세데스와 26년도 계약을 성사하지 못한 데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메르세데스가 베르스타펜 영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걸 나타내거나, 조지 러셀 선수와의 계약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막스 베르스타펜 선수와 접촉을 이용하거나 둘 중 하나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적은 쉽지 않은데요. 4연속 드라이버 챔피언을 달성한 막스 베르스타펜 선수의 바이아웃 비용이 한화 약 17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레드불의 헬무트 마르코는 '베르스타펜은 메르세데스와 계약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다'고 강력히 부인한 바 있습니다. 호너는 오스카 피아스트리 선수가 대체자라고 인터뷰에서 언급하긴 했지만, 오스카 선수 매니저가 마크 웨버인데다 현재 맥라렌과 계약 연장을 한 상태라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 얘긴진 잘 모릅니다.
모든 것은 헝가리 그랑프리(8월 1-3일) 후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이 시점에서 베르스타펜의 챔피언십 순위에 따라 탈출 조항 발동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토토 볼프는 여름휴가 전까지 2026년 라인업을 결정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상태입니다.
실상 메르세데스로 이적이 확실히 되면, 메르세데스 측에서 조지 러셀 선수와 키미 안토넬리 선수 중 어떤 선수를 드랍하느냐도 관심이 쏠립니다.
💬 베르스타펜 은퇴설은 뭔가요?
일부에서는 베르스타펜이 아예 F1을 은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보이는데요. 막스 베르스타펜 선수는 최근 GT 레이싱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프란츠 헤르만이라는 가명으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득녀한 베르스타펜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할 수도 있는 거구요.
결국 8월이 되어야 모든 퍼즐이 맞춰질 것 같습니다. 베르스타펜의 선택이 F1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만큼, 이번 시즌은 여름방학까지 알차게 재밌을 듯 합니다.
여름방학이 오기 전에 실리시즌과 F1 판의 계약에 대해서 다뤄보았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늘 댓글 달아주시고, 다음주 F1벨기에 그랑프리 정보로 뵙겠습니다.
그럼 무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시고
즐겁게 레이싱 즐기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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