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모은 내 재산, 누구에게 어떻게 물려줄까

📩오늘의 사연

배우자도, 자식도 없이 혼자 사는 노인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 거라고들 하죠. 

고령화와 인구구조의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당연했던 것들도 당연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노인의 사후 재산은 배우자와 자식이 물려받는다는 당연’했던’ 명제가 1인가구에게는 맞지 않는 문장인 것처럼 말이에요. 

만약 부모님이 돌아가신 상황에서 1인가구가 유언 없이 사망하는 경우, 상속은 형제자매들이 받게 돼요. 형제자매들마저 사망했다면 4촌 이내 방계혈족(3촌, 4촌)에게 상속권이 넘어가게 되고요. 

아무런 대비 없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경우, 평소 연락도 한 번 하지 않던 이들에게 내 재산을 물려줘야 할 수도 있는 거죠. 하지만 피땀 흘려 모은 내 재산이 이런식으로 처분되길 바라는 1인가구는… 글쎄요, 아마 한 명도 없지 않을까요?😿

✍️내 뜻은 미리 적어두세요 

전문가들은 1인가구일수록 미리 유언장을 작성해 둘 것을 권장해요. 언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신의 뜻에 따라 재산이 처분되길 바라는 분들이라면 반드시요. 

흔히 유언장을 쓴다 하면 막연하게 종이 위에 내 유언을 적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 유언장에 법적 효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민법에서 정하는 유언장 작성 방식을 따라야 해요. 

민법 제1060조에서 ‘유언은 본법에 의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생기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죠. 이때 민법이 정한 방식으로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다섯 가지가 있어요. 

자필증서의 경우 유언자가 직접 유언할 내용과 날짜, 주소, 성명을 모두 작성한 뒤 도장을 꼭 찍어야 해요. 주소도 전체를 써야 하고요. 만약 이같은 형식을 따르지 않는 경우 ‘형식 불비’로 유언장이 무효로 처리될 수 있어요. 

🗒️유언장이 다가 아닌 이유

하지만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해서 마냥 안심해도 된다는 건 아니에요. 1인가구의 경우 유언장을 쓰더라도 사후 발견이 되지 않거나 누군가에 의해 훼손이 되는 경우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유언장의 내용과 상관없이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이 제기돼 가족 간 법적공방을 벌이기라도 한다면 재판 결과에 따라 유언의 내용대로 집행되지 않을 여지도 남아있어요. 

그러니까 내 유언장에는 상속 대상으로 적혀 있지 않은 조카가 ‘나에게도 재산을 물려받을 권리가 있다’며 소송을 걸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는 거죠. 

이건 좀 아쉬운 이야기🥹 

일본의 경우 ‘유언서 보관법’이 있는데요. 국가에 자필 유언장을 신고하면 이를 보관해주는 법이에요. 상속인이나 관련자들이 유언장 확인 청구를 하거나 유언장을 분실하더라도 국가가 유언장의 존재를 증명해 주는 거죠. 

오늘 레터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요. 자필 유언장의 경우 멸실, 훼손, 위조, 변조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대요. 유언장의 존재가 분쟁의 요인이 되는 경우도 있고요. 

만약 공적 유언 보관 제도가 우리나라에도 도입된다면 유언장에 대한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유언장을 남긴 사람도 보다 안심할 수 있을 거고요. 

🏦유언도 은행에 맡기세요 

그래서 요즘 1인가구가 알아둬야 할 상품으로 유언대용신탁이 꼽혀요. 

유언대용신탁은 보험을 제외한 자신의 재산을 금융사에 맡기면 금융사가 자산을 굴려주고, 가입자가 사망한 후에는 유언 집행을 책임지는 서비스예요. 

가입기간 중 발생한 이자는 가입자에게 귀속돼요. 가입자는 생전에 추가적인 재산상 이익을 취할 수 있고 병원비를 비롯한 생활비로도 사용할 수 있어요.

이 상품은 유언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대개 유언장을 작성해 재산을 상속하면 사망 시 남은 재산이 상속인에게 한꺼번에 넘어가잖아요. 그런데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면 사후에도 재산을 물려주는 시기와 그 비율까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요. 

신탁 가입 후 마음이 바뀌었다면 수익자의 동의없이 수익자와 상속재산 규모를 마음대로 변경하거나 해지할 수도 있고요. 

가령 친한 친구의 자녀와 남다른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면, 이 사람이 스무 살이 됐을 시점부터 10년간 재산을 분할해 지급한다는 식으로 계획할 수 있다는 거죠. 

꼭 특정 인물에게만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죽은 뒤 내 재산이 좋은 일에 쓰이길 원한다면 신탁 계약을 통해 사회환원을 계획해 둘 수도 있어요. 

🐈‍⬛🐕내가 죽으면 우리 댕냥이는

오늘 사연사미처럼 혼자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내 반려동물은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그런지 최근 몇 년 전부터 일부 금융사에서 펫 신탁을 선보이고 있어요. 

펫 신탁은 보호자가 사망해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인데요. 위탁자 겸 생전수익자가 사망한 뒤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보호자(사후수익자)에게 반려동물의 보호·관리를 위한 필요자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에요. 

보호자가 생전에 신탁 계약을 통해 믿을 만한 사람을 새로운 보호자로 지정하고요. 이후 가입자의 건강이 악화되거나 의사소통이 제한됐을 때 이 새로운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돌봐주거나 입양기관을 통해 새로운 반려인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거죠. 

사후수익자가 양육비만 챙기고 반려동물은 나 몰라라 하면 어떡하냐고요?😿 그래서 월에 일정 금액만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병원비 등 큰 돈이 나가는 경우 새로운 보호자가 수탁사(금융기관)에 알리면 수탁사가 직접 병원 등에 비용을 지급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요. 

펫 신탁은 보호자 사후 반려동물 돌봄이 핵심이기 때문에 새로운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잘 돌보고 있는지 변호사가 모니터링을 할 수도 있대요. 만약 반려동물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법원에 유언 취소를 청구한다는 계약 사항도 추가할 수 있고요. 

☂️사망보험금도 신탁이 가능하다고? 

앞서 유언대용신탁은 ‘보험을 제외한’ 재산을 맡기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험금 청구권도 신탁 상품으로 허용되게 됐어요.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보험금 청구권 신탁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추세죠. 

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보험사가 지급하는 사망보험금을 신탁사가 운용·관리해 수익자에게 주는 상품이에요. 사망보험금 3000만원 이상인 일반 사망 보장상품에 한정되고요. 재해·질병사망 등 특약사항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은 신탁이 불가해요. 

다만 수익자는 직계존비속 및 배우자로 한정돼요. 여기서 직계존비속은 나의 부모님과 조부모님, 친자녀, 손주, 증자녀 등이 해당돼요. 그러니까 결혼하지 않고 자식이 없는 1인가구의 경우 아직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이 상품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수익자가 받게 될 사망보험금의 지급 방식·금액·시기 등을 수익자의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자녀가 일정한 나이에 도달하지 않는 경우 보험금의 이자만 지급하고, 이후에는 보험금의 일정 금액을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식으로 계획을 짤 수 있는 거죠. 

사망 후 남은 가족을 위한 보험금이 타인에 의해 잘못 쓰이거나 자산 관리 경험 부족으로 흥청망청 사용될 우려를 덜 수 있어 출시 초기부터 관심도가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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