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회사 사무실 엘리베이터 홀에 서면, 길 건너 여의도 MBC가 보이고, 그 넘어 한강, 그리고 저 멀리 남산타워가 또렷하게 보였었다.
MBC가 상암으로 이사를 간 다음, 그 자리에 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섰고, 이제는 한강도 남산타워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올 해 어찌저찌하여 별관에서 근무하다 보니 절묘한 각도로 MBC 자리에 들어선 고층빌딩 사이로 남산타워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일이 바쁘기도 하거니와 오다가다 스치듯 작게 보여 그런가 하고 지나치기 일쑤였고 그냥 그러려니 했다.
요즘 허리가 많이 아파 하루하루가 힘들고 업무 의욕도 거의 바닥이다. 더군다나, 현재 파견 나와 있는 회사에 계속 잔류할 지, 본래 회사로 돌아갈 지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오다 보니 이래저래 스트레스도 심하고, 더군다나 원 소속사에서 사전 협의도 없이 어린 놈을 뽑아 내 위로 앉히려고 한다고 하니 더욱 근로의욕이 저하되고 있다.
문득 좁은 건물 틈새로 보이는 남산타워를 보고 있자니, 나의 젊은 시절 인생목표는 무엇이었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거 맞아? 나 지금 뭐하고 있지?
파견 나와 한동안은 소위 '승진효과'로 인해 도파민이 증가해 피곤하지도 않고 자신감과 의욕이 넘쳤었던 것 같은데, 근래 들어 현실을 자각하고 나서 부터는 순간 맥이 풀리고 허리를 비롯해 이곳저곳 몸은 아프고 무기력감은 점점 높아만지고 있다.
오늘이 2026년 7월 1일이다. 올해도 반년을 살았다. 제도팀을 떠나 심리팀으로, KRX를 떠나 KDX로, 과천을 떠나 여의도... 올 상반기에만도 참 많이 옮겨 다녔다.
한강은 변한 게 없고, 남산타워도 그대로 있다. 다만, 새로운 건물이 시야를 가렸을 뿐이다. 내 마음 또한 번잡함에 가려져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만 같다. 이제는 가만히 돌이켜 봐도 과연 내 초심이 무엇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있기는 있을 텐데, 보이지는 않고, 내 마음을 더 이상 명확하게 분별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만 같다.
이제는 저 멀리 한강도, 남산 위에 우뚝 선 남산타워도 모든 것이 흐릿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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