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많은 것들에 대하여

2026.03.04 | 조회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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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갑자기 노래 한 구절이 떠올라 흥얼거리다 검색을 해봤더니,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가 나왔다. 

대학교 다니던 90년대 초반 그는 음유시인으로 이름을 날리던 가수였지만, 당시 팝송과 클래식을 좋아했던 나는 그냥 오며 가며 듣는 정도였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작사/작곡 : 김광석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 텅 빈 방문을 닫은 채로 / 아직도 남아 있는 너의 향기 내 텅 빈 방안에 가득한데(C-G-Am-Em-F-C-G-C / C-G-Am-Em-F-C-G-C) 

이렇게 홀로 누워 천정을 보니 눈 앞에 글썽이는  너의 모습 / 잊으려 돌아누운 내 눈가에 말 없이 흐르는 이슬방울들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묻히면 그만 인 것을 / 나는 왜 이렇게 긴긴밤을 또 잊지 못해 세울까(C-G-Am-F-Dm-C-G / C-G-Am-F-Dm-C-G)

창틈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 어제보다 커 진 내방안에 /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썻다 지운다 널 사랑해(C-G-Am-Em-F-C-G-C / C-G-Am-Em-F-C-G-C) 

 

오늘 아침 노래를 들으며 노래 관련 댓글을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솟았다. 세상에는 슬픈 사람이 참 많구나. 세상엔 아픈 사람이 참 많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밥을 먹고, 또 일을 하며 꾸역꾸역 살아가야 하는 서글픈 영혼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에. 

지난 주 대학교 동창이자 회사 동료인 친구가 저 세상으로 떠났다. 그 친구와 딱히 아삼육이라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같은 회사에 다니며 같이 나이 들어가는 친구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든든했고, 무엇보다 젊은 시절 내가 거래소로 이직 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되었던 친구였다.

한 달 전에도 같이 식사를 했었는데, 갑자기 떠난 친구의 부음을 보며 나름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몇 일간 마음이 무거웠다.

오늘 갑자기 왜 김광석의 노래가 나를 울렸는지 모르겠다. 그냥 울고 싶었는데, 뺨을 때려 준 것 같기도 하다. 그간 마음 속에 무언가 나도 모르게 가라앉아 있었나 보다. 

하늘나라로 간 친구 가족이 오늘 부음인사를 보내왔다.

 " 조문해 주신 많은 분들께서 남편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이야기해 주시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눈물을 나누어 주시는 모습을 보며 단순한 직장 동료를 넘어 가족과도 같은 깊은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편이 그곳에서 얼마나 따뜻한 인연 속에 있었는지 알게 되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했던 많은 것들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나보내며 산다.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다. 하지만 잊지 못해 하얀 밤을 지새워야 한다면 시간이 후딱 흘러 그 상처가 더 이상 아프지 않게 아물었으면 좋겠다.

때 늦은 봄 눈에 덮인 관악산('26.3.3)
때 늦은 봄 눈에 덮인 관악산('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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