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
(Intro)
311번째 뉴스레터 관점은 ‘커리어’ 입니다.
커리어를 생각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승진, 이직, 연봉, 직책 또는 어느 회사에서 일했는지가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을 할 때는 커리어를 리더라는 포지션의 변화와 직무나 직급의 변화로만 생각했었습니다. 제가 가장 오래 했던 과업 중 하나가 그룹과 리더의 개인 성장 커리어를 설계하고, 그 커리어 계획에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조직 내에서 기회를 만드는 것이었거든요. 예를 들어, 10년 후에는 CEO가 될 수 있는 후보들을 찾아서 현재까지 어떤 성과를 만들었고, 어떤 지식과 경험을 쌓았는지를 찾고, 3년 후 / 5년 후 / 7년 후 어떤 법인 (산업군)과 포지션을 경험하고, 어떤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누구에게 멘토링을 받으며 특정한 지식과 경험을 배우고, 어느 시점에 그룹의 CEO 양성 과정을 경험하면 될지를 설계한 것이죠.
한번은 그렇게 설계된 선배와 식사를 하며 “나 중국 가야해?” 라는 질문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코칭이라기 보다는 제 관점에서 공유를 드렸는데 “선배님은 10년 후에는 A 법인 사장 후보로 성장하실 수 있으세요. 그러려면 현재 법인에서 계속 있기 보다는 중국이나 B 법인을 한번 경험해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그리고 선배님에게 가장 필요한 직무는 전략기획이에요. HRD도 해보시면 도움은 되시겠지만, 선배가 가지고 있는 기질이나 관심사가 사람보다는 사업에 더 있거든요. 그래서 관점을 확장하고 산업을 이해하려면 다른 산업과 직무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해요. 지금 양성 교육을 받고 계신 이유도 그것 때문이에요”
그 선배와는 또 다른 미팅에서는 코칭을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선배님. 최근에 선배에 대한 피드백이 ‘사람을 양성하지 않고 성과를 만드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 같다‘ 피드백이 자주 나오는데요. 문제는 핵심 인재들에게서 나오는 피드백이라는 거에요. 혹시 이 피드백은 어떻게 생각이 드세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선배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조직 / 목표 중심이고, 그러다 보니 도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럼 먼저 주요 포지션 리더들과 먼저, 그리고 핵심인재들과 이어서 1ON1 미팅을 해보세요. 이때는 그들이 현재 잘 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또 고민은 무엇인지 듣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답은 주지 않고 열린 결말로 이야기를 마무리해 주시고, 다음 미팅 일정을 잡아 놓으세요. 그리고 저랑 이야기하면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해석하는 시간을 한번 가져보면 이후 선배가 해야 할 행동들이 보일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제가 다녔던 회사들에 감사한 이유는 ‘누군가의 성장과 성공을 도울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얻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과 조직 그리고 커리어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커리어를 ‘과거의 내가 어떻게 현재의 내가 되었는지를 연결하고, 미래의 내가 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는 목적지와 경로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몇 년 뒤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내가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예상했던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했었던 거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성장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를 몰랐습니다. 다 리더가 되고, 다 임원이 되고 싶어할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실제 커리어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매일 반복해서 나를 찾아오고 또 개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목표와 속도가 다르기도 하고요. 또 회사가 달라지기도 하고, 산업이 바뀌기도 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리더를 만나기도 하고, 좋은 동료를 만나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반대로 내가 잘하던 일이 시장에서 중요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외부의 변화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달라지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달라지고, 가족이 생기기도 합니다. 건강이나 육아 때문에 일을 잠시 내려놓기도 하고, 어느 순간 회사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커리어에는 정답이 없더라고요.
내가 볼 때 지금 멋있는 모습을 갖춘 롤모델을 보면 현재의 모습은 멋져 보이지만, 그들의 성장과정을 들여다 보면 개인의 끝없는 노력 뒤에 시행착오도 많았고 운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고요. 커리어에서 중요한 것은 처음 계획한 경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앞으로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계속 확인하며 경로를 수정하는 것입니다.
[Keywords]
1) Career
과거의 성과와 경험, 현재의 시간 사용 그리고 미래의 목표를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2) Knowledge & Experience
직급과 직책보다 오래 남는 커리어 자산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 어디에 있든 그 과정에서 어떤 지식과 경험을 축적했는지가 다음 기회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3) Personal Branding
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며,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는 사람인지를 동료와 시장이 기억하도록 만드는 과정입니다.
4) Career Ownership
회사와 리더가 내 커리어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시간과 학습, 관계와 경험을 선택하며 커리어의 주도권을 갖는 것입니다.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커리어 플랜
① 커리어란 무엇일까요?
저는 커리어를 회사 안과 회사 밖 그리고 내 삶에서의 커리어로 나눠서 봅니다.
첫째, 회사 안 커리어
현재 조직 안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성과와 경험을 만들어 가고 있는가 입니다. 조직에서 나의 포지션과 영향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커리어죠.
둘째, 회사 밖 커리어
회사라는 이름표를 떼었을 때 시장에서 나는 어떤 전문성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가 입니다. 회사 밖이라는 말은 명함없이 외부 사람들이 나를 무엇을 잘하는 사람, 무엇을 물어봐도 되는 사람, 외부에 어떤 영향력을 가진 사람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커리어입니다.
셋째, 내 삶의 커리어
일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 학습, 경험 등 내가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입니다. 제게는 ‘존경하는’ 이라는 키워드가 있는데요. 아내와 딸에게 존경하는 남편이자 아빠라고 불리고 싶은 커리어 목표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커리어를 회사 안에서만 설계하고 찾더라고요. 회사 안에서의 커리어만 생각하게 되면 어느 회사에 입사했고, 어떤 직급까지 올라갔으며, 얼마의 연봉을 받고 있는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물론 모두 중요한 요소이지만 회사 이름과 직책은 내가 조직을 떠나는 순간 내려놓아야 하는 것들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평생 하나의 직장을 다니며 은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면 더욱 어려운 커리어가 되더라고요.
반면 회사에서 일을 하며 얻은 지식과 경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사람들과 관계를 만드는 방식,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주었던 영향력은 내가 어디에 시간을 쓰는지, 내가 주어지는 일 외에 어떤 일을 추가로 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는지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래서 저는 세 가지 커리어를 연결해 주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직급도, 직책도, 회사의 브랜드도 아니라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 그리고 내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영향력’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지식과 경험을 회사 안에서 사용하는지, 회사 밖에서 사용하는지 때로는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하는 동료였지만 시간이 지나 조금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성장과 성공이라는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들은 나와는 다르게 그 시간들을 사용했을 겁니다. 글쓰기나 외부 커뮤니티, 북클럽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경험했을 수 있고 남들이 먹고 자고 놀 때 그들은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 또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도우며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채우고 나눠주고 있었을 테니까요.
② 회사 안 커리어
회사 안 커리어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승진과 보상입니다.
-팀원이 팀장이 되고, 팀장이 임원이 되는 것
- 연봉이 오르고 더 큰 조직을 맡게 되는 것
이것도 분명 커리어의 한 부분이지만 이것만 커리어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승진하지 못하는 순간 내 커리어가 멈췄다고 느끼게 되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지난 1년이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게 되죠. 또 가족의 이슈나 자녀 이슈로 휴직을 하거나 부서를 옮기고 지역을 이동하게 되면 ‘자신의 커리어에서 잃어버린 시간, 뒤쳐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 또한 회사를 다니며 최연소로 승진을 할 때도 있었고, 그룹에서 1~2자리 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에 발탁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가족을 케어해야 하는 타이밍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더 열심히 어려운 일을 하기 보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필요했었습니다. 그래서 부서 이동을 요청했었죠. 스스로의 선택이었지만, 한동안은 번아웃에 빠져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가장 흔한 자리로 이동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곳에서의 경험들이 내 성장에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늦게 알게 되더라고요. 현장에서 1년 동안 PM을 맡으며 머리로만 배웠던 문제해결 프로세스를 몸으로 익히게 되었고, 여러 직무를 연결하는 TF를 맡으며 관점의 확장을 얻기도 했습니다. 또 그곳에서 여전히 내가 잘하는 것들을 반복하고 있었는데요. 내 지식과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다시 더 어렵고 중요한 그리고 그만큼 성장의 기회가 큰 역할이 주어지더라고요.
저는 회사 안에서 가장 중요한 커리어 자산을 ‘일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는가?”
-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는지
- 더 어려운 고객을 상대했는지
- 이전보다 큰 조직, 새로운 조직, 복잡한 조직을 운영했는지
-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웠는지
- 후배를 성장시키는 경험을 했는지
- 다른 부서와 협업하며 더 넓은 관점을 갖게 되었는지 말입니자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을 더 해보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떤 지식과 스킬을 배웠고, 어떤 성장을 했나요?”
이것들이 커리어가 되더라고요.
참, 관계도 커리어 자산입니다.
- 함께 일하며 신뢰를 쌓은 동료
- 나를 성장시킨 리더
- 내가 성장시킨 후배
다른 조직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 또 다른 기회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회사 안에서 커리어를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합니다. 좋은 직책을 얻으려고 일하기보다, 더 어려운 일과 새로운 일을 경험하려고 노력하고 그런 일상에서 내가 새롭게 배우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이죠. 어렵고 새로운 일을 할수록 새로운 지식과 경험이 생깁니다.
포지션은 회사가 결정하지만, 지식과 경험은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더 큰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사람도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되더라고요.
③ 회사 밖 커리어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이름을 빼면, 회사 안과 밖 사람들은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기억할까?”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 안에서는 뛰어난 전문가인데 회사 밖에서는 자신의 전문성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내가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더 많이 있죠.
-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 어떤 문제를 해결해 왔는지
- 조직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 왔는지
- 어떤 경력이 있고, 어떤 지식이 있고, 어떤 네트워크가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회사 밖 커리어가 왜 중요한지를 모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겠습니다. 회사 안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의 한계를 말입니다. 회사를 다녀 본 사람들이라면 조직의 지식과 경험의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는 것을 알 겁니다. 특히 팀장이나 임원들이 조직 밖으로 나가지 않고 조직 내에 있는 구성원들 하고만 시간을 함께 쓰고 있다면 그들의 성장이 멈춰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죠. 저는 회사 밖 커리어를 개인을 위한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를 알리는 시간인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조직에 없는 지식을 외부에서 학습할 수 있고 그 지식을 조직 내부에 가져올 수 있는 방법도 가능하거든요. 기업 임원들을 만날 때 “1달에 외부 사람들과 얼마나 자주 만나세요? 그때 무엇을 물어보세요? 어떤 내용을 공유하고 계세요?” 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에 담긴 제 핵심은 ‘조직 밖의 지식을 배우고 있는가?’와 ‘임원은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가?’ 입니다.
회사 밖 커리어에는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브랜딩이라고 하면 자신을 멋지게 포장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제가 생각하는 브랜딩은 조금 다릅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브랜딩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방법들이 있습니다.
- 업무를 하면서 배운 내용을 SNS에 기록하기
- 자신의 전문 분야를 주제로 사내 / 사외 스터디 운영
- 전문가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참여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배우고 자신의 경험 공유
- 강연이나 멘토링을 통해 내가 가진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 누군가의 문제 해결을 돕는 코칭이나 컨설팅 연결
-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 관점을 긴 글로 공유 (뉴스레터, 기고, 책 등)
저 역시 비슷했습니다. 직장에서 HR과 리더십, 조직문화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2018년 7월 1일부터 매일 글로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26년 9월 17일이 되면 매일 글쓰기를 한지 3000일이 되더라고요. 글이 쌓이면서 SNS에서 사람들과 연결되었고, 강의와 코칭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리더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조직과 리더십을 배우게 되었고, 그 경험이 다시 글과 책, 뉴스레터로 연결되었죠. 그렇게 지금까지 311편의 뉴스레터와 8권의 책을 출간했고, 200편이 넘는 동영상 콘텐츠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밖 커리어가 있다고 해서 회사 안 커리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회사 밖 커리어가 빛나기 위해서는 회사 안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이 단단해야 합니다. 자신이 다녔던 조직에서 성공 / 실패 경험 없이 브랜딩만 잘하면 오래가기 어렵더라고요. 회사 안 커리어가 전문성을 만들고, 회사 밖 커리어가 그 전문성을 연결하게 되더라고요.

④ 내 삶의 커리어
우리는 종종 ‘커리어 단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출산을 하거나 육아휴직을 하면 커리어가 단절되었다고 이야기하고, 건강이나 학업 때문에 휴직하거나 퇴사 후 다음 직장을 찾는 시간이 길어져도 비슷하게 이야기합니다.
분명 회사 안 커리어는 내 의지일 수도 있고, 내 의지가 아닐 수도 있지만 언제든지 잠시 멈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지 않는 동안 새롭게 접할 수 있었던 업무 경험을 얻지 못할 수도 있고, 승진이나 보상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내 동료와 후배가 내가 없는 동안 성장하고 승진할 수도 있을 테고요. 이 부분까지 무조건 긍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내가 잠시 내 일을 떠나 있는 동안 A가 OOO 기회를 얻었고 그만큼 성장했구나‘ 라고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하지만 회사 안 커리어가 멈췄다고 내 모든 커리어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육아를 하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람의 성장 과정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아이와 대화하면서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내가 원하는 답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시간 관리와 감정 조절, 관계를 다루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경험을 리더십으로 연결하면서 동료들을 연결하거나 후배를 성장시키는 멘토가 되기도 합니다.
제게 육아는 내가 아닌, 하나님의 관점에서 사람을 보는 연습을 시켜 준 시간이었습니다. “종화야. 너는 너가 모르는 사람, 함께 일하지도 않은 사람을 너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일이 자주 있어.” 이 말은 저를 입사 4년차 때 부터 20년 가까이 봐온 선배가 해준 조언이자 피드백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인가부터 제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영향은 내 딸을 키우면서 부터 였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아이, 내가 성장시켜야 하는 아이 하지만, 내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으로 키워야 했기에 내 습관과 내 규칙을 대입시키지 못했던 아이로 인해 내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내가 더 뛰어나‘ 에서 ‘저 사람이 가진 재능과 강점은 뭐지? 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뭐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아내 말로는 ‘백종화 인간 만들었디’ 라는 말을 할 정도로 제가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7살때부터 저를 알고 있던 아내의 말이니 제가 아무리 ‘난 바뀌지 않았어‘ 라고 말해도 변화했다는 것을 믿어야 했습니다.
교육이나 코칭의 새로운 지식으로 연결할 수도 있는데 휴직 기간 동안 내가 경험했던 일을 글로 정리할 수도 있고, 새로운 지식이나 AI를 배울 수도 있고, 자격을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 밖의 전문가들과 스터디를 하고, 북클럽이나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갈 수도 있죠.
회사 안에서의 포지션은 잠시 멈출 수 있지만, 회사 밖 커리어와 내 삶의 커리어는 내 의지로 계속 움직일 수 있습니다. 육아로 인해 외부로 나갈 시간이 없다면 이제는 AI와 비대면 도구들을 활용할 수도 있고, SNS라는 개인 채널을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 되죠.
중요한 것은 일을 잠시 떠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완전히 내려놓고 배우고, 기록하고, 관계를 연결하는 습관까지 멈추는 것입니다. 저는 커리어가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커리어를 만드는 행동을 멈추는 순간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⑤ 커리어의 주도권을 갖기 위한 5가지 질문
커리어는 미래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정답을 찾아가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다음 방향을 선택하는 것일 뿐이죠.’
그래서 가끔은 자신의 커리어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첫째, 나는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게 되었는가?
직급이 아니라 지식과 경험의 변화를 봐야 합니다. 이전보다 더 큰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는지, 새로운 지식과 스킬을 얻게 되었는지를 확인해 봐야 하죠
둘째, 지금 하고 있는 일은 3년 뒤 내게 어떤 자산으로 남을 것인가?
현재의 일이 단순히 시간을 사용하는 일인지, 아니면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어떤 지식과 경험을 쌓아주는 일인지 바라봐야 합니다. 어떤 일이든 내게 도움되는 지식과 경험은 있습니다. 단지 내가 찾지 못하거나, 내가 모르는 척 할 뿐인거죠.
셋째, 회사의 이름을 빼면 나는 어떤 전문가인가?
“OO회사 팀장입니다.”가 아니라 “저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입니다.”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자격증이 아닌 내가 해왔던 일에서 내가 어떤 성과와 결과를 만들어 냈는가이고 내가 새로운 환경에서 그 성과와 결과를 반복해서 낼 수 있는가가 될 겁니다.
넷째,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있는가?
경험은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그런데 기록하면 기억하게 되고, 공유되면 지식이 되고 브랜딩이 됩니다. 누군가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단초가 되거든요.
다섯째, 미래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지금 어떤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가?
현재의 시간 사용이 미래의 커리어를 만듭니다. 내가 지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 시간에서도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해야 합니다. 단지, 노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 미래 내 커리어의 선택권은 작고 좁아질 수 밖에는 없죠. 일과 학습, 관계와 경험에 내가 투자한 시간들이 결국 다음 선택지를 만들어 줍니다.
커리어의 주도권은 미래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는지에서 시작되거든요.
[결론]
10대의 노력은 20대를 빛나게 하고
20대의 노력은 30대의 기회를 만들고
30대의 노력은 40대 이후 삶의 선택권을 넓혀 줍니다.
그 이후의 삶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48살, 곧 50이 됩니다. 그런데 제가 보냈던 10대의 시간들은 그리 몰입하는 환경은 아니었더라고요. 집 환경상 공부를 하기 어려웠고 또 개인적으로 공부는 반에서 10등 안에서 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적당히 하면서 만화책, 오락실과 포켓볼을 좋아했거든요. 하지만, 내 선택으로 갔었던 고등학교에서 선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만족하지는 못했지만, 대학에서 공부하고 ROTC를 경험하며 쌓은 리더십들이 20대 후반의 나를 만들어 줬습니다. 그렇게 26살에 입사한 첫 직장에서 매일 책을 읽고 매일 피드백을 하고 매일 인사웃음 연습을 하고 매일 잡일과 고된 일을 경험하며 습관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태도가 바뀐 것이죠. 그리고 30대에는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어려운 일과 중요한 역할들이 주어지며 다른 회사나 다른 동료들은 배울 수 없는 지식과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0대 후반에서 40살까지 경험했던 두번째 번아웃이 ‘매일 글이라도 쓰자‘ 라는 또다른 습관을 만들어 줬죠. 그 이후는 지금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백코치 입니다.
오늘의 내가 배우고 경험하고 기록한 것이 몇 년 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줍니다. 학위와 자격증이 기회를 조금 먼저 가져다 줄 수는 있고 좋은 회사와 직책이 더 많은 기회를 연결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내 커리어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더라고요.
결국 중요한 것은
- 나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 나는 무엇을 경험해 보았는가
-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줄 수 있는가 입니다.
커리어는 위로 올라가야 성공하는 사다리가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이며 내가 잘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는 정글짐에 더 가깝습니다. 때로는 옆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잠시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고,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기도 합니다. 처음 놀이터를 갈 때 했던 내 계획과 다른 곳에서 놀 수도 있죠. 괜찮습니다. 커리어에서 중요한 것은 예정된 시간에 예정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를 계속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시간들은 미래의 내게 어떤 커리어를 만들어 주고 있을까요?”
오늘 내가 배우고, 경험하고, 기록하고, 관계 맺는 방식이 미래 내 커리어의 모습이 될 겁니다.
#career #커리어 #회사안커리어 #회사밖커리어 #삶의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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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백코치의 생각이나 의견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에 기록해 주세요. 질문을 주신 순서대로 1~2주 안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백코치만의 관점을 뉴스레터를 통해 공유 드립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오늘도 제 생각을 기록해 보겠습니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작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Q. 내 선의를 악용하는 팀원들을 대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A (100coach) 생각 (정답이 아닌, 백코치의 관점입니다.)
안녕하세요 백종화 코치입니다. 구체적인 상황과 구성원에 대해서 알면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텐데요. 지금은 질문을 통해서 제가 느낀 부분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내 선의를 악용한다’고 느끼는 상황이란 리더가 구성원을 배려하고 성장시키려는 의도로 자율성, 기회, 시간, 예외를 제공했는데, 구성원은 이를 리더가 기대했던 방식과 다르게 사용하는 상황입니다. 이때 리더는 “내 배려를 이용한다”고 느끼기 쉽지만, 구성원은 애초에 리더의 의도와 기대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내 선의를 악용했는가?’가 아니라 ‘내 의도와 기대가 정확하게 전달되었는가?’입니다.
리더는 왜 ‘악용당한다’고 느낄까요?
첫째, 리더는 배려의 의도와 함께 구성원이 보여주기를 기대했던 행동까지 당연히 전달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무시간의 자율성을 주면서 리더는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성과에 대한 책임은 더 높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구성원은 단순히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준을 벗어나는 예외적인 배려가 반복되면서 구성원이 그것을 새로운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셋째, 자율성과 권한은 전달했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결과 기준은 명확히 전달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바로 “제 배려를 이용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기보다 SBI (Situation-Behavior-Impact)에 Intent를 추가해 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리더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제가 지난번에 업무 시간을 조정해드렸는데, 제가 그렇게 한 이유를 어떻게 이해하고 계세요?” 또는 “제가 자율적으로 결정해도 된다고 말씀드렸을 때 어디까지 가능하다고 이해하셨나요?”라고 질문합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다시 설명하기 전에 구성원이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먼저 듣는 것입니다. 이후 SBI로 구체적인 행동을 이야기합니다. “지난 두 번의 프로젝트에서(Situation), 일정 조정을 해드린 이후에도 합의했던 중간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Behavior). 그래서 다른 팀원들이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웠고 제가 업무에 다시 개입해야 했습니다(Impact).”라고 이야기합니다. 이후 리더의 Intent를 명확히 전달합니다. “제가 일정을 조정해드린 이유는 업무 책임을 줄이려는 것이 아니라, ○○님이 자신의 방식으로 결과를 만들어볼 수 있도록 자율성을 드리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기대를 다시 합의해야 합니다. “앞으로 제가 자율성을 드렸을 때 어떤 책임까지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기대하는 것과 ○○님이 이해한 것 사이에 다른 부분이 있나요?”라고 질문합니다. 핵심은 Intent 확인 → SBI → 기대 재합의의 순서입니다.
‘악용한다’는 것은 리더의 해석이지 어쩌면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팀원이 그렇게 행동한 의도를 ‘악용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배려했는데”라는 감정적 접근은 구성원에게 부채감을 요구하는 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의를 전달할 때는 기대 행동도 함께 명확히 해야 합니다. “편하게 하세요”보다는 “방법과 시간은 자율적으로 결정하세요. 대신 금요일까지 결과와 중간 공유는 책임져 주세요”가 더 명확한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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