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업들이 그동안 내세운 건 매출과 기업가치였어요. 그런데 지난 주말, 앤스로픽과 머스크가 이틀 새 잇달아 "번 돈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들고 나왔어요. 둘 다 현금이 아니라 주식이에요.
방식은 달라도 방향은 둘 다 "공익"으로 같아요. 앤스로픽은 회사 안에 기금을 두고, 머스크는 아이들에게 주식을 직접 나눠주겠다고 했어요. 둘 다 "AI가 만든 부를 독점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어요. 다만, 경영권은 그대로 쥐고 있죠.
무슨 일이 있었나

앤스로픽
클로드(Claude) 개발사, 11월 상장 예정으로 알려짐
- 지분 5% 출연: 10월 18일(일), 새로 만든 '공익 기금(Public Benefit Fund)'에 지분 5%를 넣기로 했다고 발표. 주주 승인이 전제.
- 기업가치 연동 증액: 기업가치가 기준선보다 50% 오를 때마다 이사회 재량으로 2%씩 더 넣을 수 있어요.
- 용처: 비영리단체 기부, 특정 집단 직접 지원. 첫 예시로 AI발 고용 충격을 받은 대상을 들었어요.
- 규모: Reuters는 상장 기업가치 1조 5,000억~2조 달러를 기준으로 5%를 750억~1,000억 달러로 추산했어요.
- 누적 약 20%: 공동창업자들의 보유 지분 80% 기부 서약, 직원 주식 기부 매칭과 합치면 전체 지분의 약 20%가 공익 몫이라고 회사는 밝혔어요.
머스크
앤스로픽의 경쟁사 스페이스XSI를 거느린 스페이스X의 CEO
- 앤스로픽 발표에 "주식은 대중에게 직접 주는 게 낫다"는 답글을 달고, "내년에 미국의 모든 아이에게 내 스페이스X 주식을 1주씩 주겠다. 이게 시작일 뿐"이라고 공언했어요.
- 규모: CNBC는 18세 미만 7,200만 명에 직전 종가를 곱해 약 105억 달러로 추산했어요.

쉽게 말하면
빅테크 CEO 보상은 흔히 기업가치 목표를 넘을 때마다 주식을 더 받는 성과연동형이에요. 앤스로픽은 이 구조를 그대로 빌려 와 수령인만 CEO에서 '공익'으로 바꿨어요.
속사정
이해관계
두 발표는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에요. "AI가 만든 부는 누구 몫인가." AI 보안 사고, 실존적 위험 경고, 고용 불안이 겹치며 업계를 보는 시선이 날카로워진 상황에서 대두되고 있는 질문이죠.
그래서 둘 다 현금 대신 미래 가치가 담긴 주식을 꺼냈어요. 앤스로픽은 "회사가 클수록 공익 몫도 커진다"고 했고, 머스크는 "미래 경제의 지분인 주식을 사람들에게 직접 줘야 한다"고 했어요.
눈여겨볼 대목은 둘 다 지배력은 그대로라는 점이에요. 앤스로픽 기금은 자선단체가 아니라 100% 자회사(LLC)라 지분이 회사 밖으로 나가지 않아요. 머스크가 내놓는 7,200만 주는 보유분 약 48억 주의 1.5%에 그쳐요. 소유는 나누되 경영권은 쥐고 가는 구조예요.
경쟁구도
"AI의 부를 어떻게 나누나"가 AI 기업 간 평판 경쟁의 새 전장이 됐어요. 머스크는 경쟁사 발표 하루 만에 더 직관적인 카드로 맞받았어요.
금액만 보면 앤스로픽이 7~10배 크지만, 전달력은 머스크 쪽이 앞서요. 기준 기업가치와 이사회 재량 같은 조건이 붙은 앤스로픽 기금과 달리, "아이 1명당 1주"는 한 줄로 이해되기 때문이에요.
타이밍
앤스로픽은 상장을 몇 주 앞두고 있어요. 일반 투자자를 주주로 맞기 전에 "나눌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시점이에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와의 거리도 갈렸어요. 앤스로픽은 기금 지분을 로비나 정치 기부에 쓰지 않겠다고 명시했어요.
반면 머스크의 약속은 곧바로 정치 무대에 올랐어요. 머스크는 지급 경로를 밝히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Truth Social에 감사 글을 올리며 이 주식이 '트럼프 계좌'로 간다고 표현했어요.
*참고: 트럼프 계좌는 트럼프 정부가 아이마다 만들어준 투자 계좌로, 대통령이 직접 가입을 독려해 온 대표 정책이에요. 머스크는 7월 이후 공화당 측에 2억 7,600만 달러를 내,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기부자로 알려져 있어요(CNBC).
그런데, 실제로 가능할까?
앤스로픽 · 출연은 쉽지만, 돈이 실제로 나가는 건...?
기금이 앤스로픽의 100% 자회사라, 지분 5%를 넣는 건 회사 안에서 주식을 옮기는 일에 가까워요. 주주 승인만 받으면 돼요.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기금이 가진 건 현금이 아니라 주식이라, 실제로 누군가에게 돈이 가려면 주식을 팔거나 넘겨야 해요. 언제, 얼마를, 누구에게 줄지는 "앞으로 몇 달 안에 공개"라고만 했어요. 추가 2%도 자동이 아니라 이사회가 판단해요. 지금 금액까지 정해진 건, 이 기금과 별개로 앞서 약속한 고용 영향 대응 예산 2억 달러(약 2,700억 원)뿐이에요.
머스크 · 물량은 충분하지만, 경로는 미정..
7,200만 주는 보유분의 1.5%라 물량은 문제없어요. 9월 30일부터 트럼프 계좌에 개별 주식 기부가 허용됐지만, 개인은 직접 기부할 수 없고 자선단체를 거쳐 재무부 승인까지 받아야 해요. 머스크는 이 경로를 쓰겠다고 밝힌 적이 없고, '아이'의 범위도 정하지 않았어요.
다음에 볼 것
- 앤스로픽의 기준 기업가치. 상장 공모가보다 낮게 잡히면 추가 2%가 상장 직후 곧바로 붙을 수 있어요.
- 기금 보유 지분의 의결권. 경영진이 행사한다면 "소유는 나누고 지배는 유지한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려요.
- 머스크 측의 재무부 승인 신청. 공언이 실행으로 넘어가는 첫 신호예요.
한 줄 결론
AI 기업들은 이제 얼마나 버는지만큼 누구와 나누는지를 내세워요. 다만 경영권을 내놓은 곳은 아직 없어요.
참고한 소스
- Anthropic — Investing in the public benefit (10/18)
- Reuters (Investing.com) — Musk, Anthropic outline dueling approaches to AI-era philanthropy (10/19)
- CNBC — Elon Musk says he'll give a SpaceX share to every child in America next year (10/19)
- CNBC — Trump Accounts top 70 million as new stock-donation rules open door to 'mega donors' (10/8)
- Fortune (Yahoo Finance) — Shotwell's SpaceX pledge to Trump Accounts and the new stock-gift rules (10/9)
원화 환산은 1달러 = 1,336원 기준 (10/15·16·19 유럽중앙은행 기준환율로 계산한 평균)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