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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침체된 극장가에 잠시나마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F1 더 무비>.
이제 F1은 더 이상 일부 매니아들이나 자본가들만 즐기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F1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모터스포츠 문화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한국에서도 F1을 향한 열기가 조금씩 피어나고 있습니다. 쿠팡이 F1 중계를 맡게 된 것도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사람들은 흔히 F1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포뮬러원: 서바이벌)를 꼽습니다.
한 시즌 동안 펼쳐진 선수들의 뒷이야기와 팀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치열한 전략 싸움 등을 보여준 이 다큐멘터리는 F1을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갔습니다. 자동차와 달리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없었던 저 역시 2018년,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뒤 처음으로 F1이라는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흥미로운 점은 F1이 다큐멘터리가 인기를 얻고 난 이후 이 다큐멘터리 제작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는 사실입니다.(초기에는 조금 비협조적이었기에 하위 팀들의 이야기만 다루었습니다. 하위팀들에게는 돈과 유명세가 필요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출연을 해주었습니다.) 더 흥미롭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문을 열어주며, 결과적으로 F1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게 F1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스포츠를 사랑하는 더 넓은 대중에게도 점점 가까운 존재가 되어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흐름이 다시 한번 극장 스크린으로 옮겨졌습니다.
사실 레이싱을 소재로 한 영화는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포드 V 페라리>, 혹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카>처럼 레이싱을 하나의 이야기적 장치로 활용하는 작품들이 있었죠. 하지만 이번 영화는 조금 다릅니다. 가장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할 수 있는 ‘현재의’ F1, 그것도 기술과 규정으로 가득한 최신의 포뮬러원을 그 중심에 놓았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언제까지나 할리우드 영화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저에게 기대감을 안겨준 것은 동일한 감독의 작품이기에 <탑건:매버릭>에서 보았던 카메라 무빙과 속도감 등에 대한 기대뿐 이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탑건과 비교해 볼까 합니다.
탑건:매버릭 vs F1 더 무비
<탑건:매버릭>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탑건은 전편과 이어지는 매버릭의 성장 스토리와 함께, 적과의 실제 전투라는 뚜렷한 긴장감이 있죠.
반면 이번 <F1 더 무비>는 예고편에서도 강조하듯, 포뮬러원이 팀 스포츠임을 보여주기 위해 팀메이트 간의 경쟁에 초점을 맞춥니다.
물론 영화에는 실제 다른 팀의 선수들과 머신이 등장하지만, 어디까지나 진짜 F1 경기 장면을 활용한 것이라 이들과의 극적인 갈등 구도는 없습니다. 그래서 총과 미사일이 날아다니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탑건보다는 아무래도 긴장과 짜릿함이 덜한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도감과 카메라 무빙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영화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카메라 장비들을 활용해, 스크린을 가득 채운 강렬한 장면들을 만들어냈죠.
F1 머신이 뿜어내는 속도감과 귀를 울리는 엔진 사운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짜릿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실제 경주가 궁금해질 다양한 카메라 씬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번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스크린에 담아낸 레이스 장면들만으로도 충분히 짜릿함을 전달합니다. 실제 경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시점과, 반대로 우리가 중계를 통해 익숙하게 보던 장면들까지 모두 담아내며 레이스의 매력을 극대화했죠.
특히 이번 애플이 주도해 제작한 영화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끕니다.
F1 머신에는 원래 중계를 위한 온보드 카메라가 여러 곳에 달려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특별히 제작된 레이스 카에 아이폰 15 프로 카메라와 애플의 영상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실제 경주를 그대로 달리면서 담아낸 화면이 만들어졌고, 그 결과 가히 즐길 만한 수준의 영상미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F1알못과 잘알, 그 중간점
이번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이라면 F1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즐겁지만 아는 사람이 봐도 즐거운 정말 그 중간 경계선을 잘 맞추었다는 느낌입니다. 중간중간 경기의 룰과 다양한 규칙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녹였고 전반적인 내용과 시놉시스들에 실제 F1에서 벌어질만한 일들을 잘 담아내며 F1이라는 스포츠가 어떤 스포츠인지에 대해 몸소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F1을 잘 알수록 재미 없을지도.
앞서 이야기한 중간선이 F1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즐거움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F1팬 입장에서는 눈에 다 보입니다.😂 조금은 과장되었다는 것 정도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하지만 모두 실제 F1과 깊이 관련있는 의미가 있는 이야기와 장면들 입니다.
아마도 F1을 잘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서 영화에 대한 즐거움이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신 리얼 합니다!!
이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저는 그랑프리와 각종 F1 뉴스를 찾아보면서 23년도 말 부터 이 영화의 제작 소식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등 SNS에는 브레드 피트가 레이스 전 후로 등장해 영화를 촬영했고 실제 영화 속 가상 팀인 에이펙스 GP의 촬영용 레이스카가 서킷을 돌았기 때문이죠. 위 이미지와 같이 실제 F1 경기 일부에 참여하거나 앞뒤로 촬영을 진행하며(배우나 촬영용 차량이 보이지 않도록 실제 중계 화면을 평상시와 다르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실제 관중들과 실제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리얼함이 배가 됩니다. F1을 보셨다면 장면마다 등장하는 선수들이 반갑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저는 아이맥스로 봤습니다만.. 이 영화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특별한 상영관을 찾는 것 같습니다. 먼저 아이맥스 비율을 지원하기에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눈에 영화를 담아 보고 싶다면 아이맥스를 추천하지만 사운드를 즐기실 것이라면 돌비 시네마를 추천드립니다! 또 레이스 영화인만큼 4DX를 기대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진짜 리얼함은 아마 4DX에서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한 줄 평: F1, 영화보단 현실이 더 흥미진진하다.
평점: 3.9 / 5(F1을 모르면 그 이상일 수도!)
Written by @beom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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