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뽑아준 '나의 약점 리포트'가 너무 정확해서 불편했습니다

사수 없는 PM에게, AI가 거울이 되어준 이야기

2026.04.07 | 조회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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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채원

안녕하세요, 채원입니다.

저는 고객사 온보딩 미팅을 직접 해오고 있습니다.

스스로 미팅을 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의 사업 구조를 파악하고, 맞춤 솔루션을 설명하고, 비용을 안내하고, 후속 자료를 정리해서 보내는 과정이 제법 익숙해졌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미팅록을 AI에게 주고 "내 약점을 찾아줘"라고 했더니, 불편할 정도로 정확한 '약점 리포트'가 나왔습니다.

익숙하다는 건, 못하는 줄도 모른다는 뜻이었습니다.


실제로 해봤습니다

최근 진행한 온보딩 미팅 녹음 파일 3개를 트랜스크립트로 변환한 뒤, AI에게 이렇게 시켰습니다.

"이 온보딩 미팅 3개를 분석해줘. 나의 반복되는 패턴, 강점, 약점을 찾아줘. 특히 내가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실수나 놓치는 부분을 짚어줘."

강점도 나왔습니다. 고객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옵션을 제안하는 것, 데모를 즉석에서 보여주는 것, 모르는 건 솔직하게 "확인 후 안내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것.

하지만 진짜 가치는 약점 쪽에 있었습니다.

강점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몰랐던 건 약점이었습니다.


약점 1: 고객 상황 파악 전에 솔루션부터 설명한다

 

3건 모두 동일한 패턴이었습니다. 고객이 자기 상황을 말하기 시작하면, 저는 거의 바로 솔루션 설명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한 고객이 도입 문의를 주셨는데, 저는 곧바로 두 가지 연동 방식의 차이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이 왜 우리 솔루션을 찾게 되었는지, 내부 상황이 어떤지, 기존에 뭘 시도해봤는지를 충분히 묻기도 전에요.

질문을 더 해야 하는 타이밍에 설명 모드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약점 2: 핵심 질문을 안 한다

 

AI가 3건의 미팅에서 공통적으로 빠져 있는 질문을 정리해줬습니다.

  • 예산이나 비용 민감도 → 3건 모두 내가 먼저 묻지 않음
  • 언제까지 도입을 원하는지 → 3건 모두 묻지 않음
  • 의사결정자가 누구인지 → 고객이 먼저 말해줄 때만 파악
  • 다른 솔루션도 검토 중인지 → 3건 모두 묻지 않음

매번 다른 고객, 매번 다른 미팅이라고 생각했는데 빠뜨리는 질문은 매번 같았습니다. '다른 미팅'이 아니라 '같은 실수의 반복'이었습니다.

 

약점 3: 미팅 마무리가 약하다

 

3건 모두 마무리가 비슷했습니다.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추가 자료 전달 드리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뭘, 언제까지 보내는지가 없었습니다. 다음 미팅 일정을 잡는 것도 없었습니다. "오늘 논의한 내용 정리하면, 1번 OO, 2번 OO 확인해서 드릴게요. 다음 미팅은 언제가 좋으실까요?" — 이런 마무리가 없었습니다. 

물론 늘 당일에 정리해서 바로 보냈지만, 팔로업이 약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솔직히 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실제로 그랬습니다. 미팅이 끝나고 나면 "아 그 질문을 했어야 했는데" 싶은 순간이 분명 있었거든요. 그걸 매번 느끼면서도 다음 미팅에서 또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혼자서 미팅을 반복하다보니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누가 짚어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AI가 그 사수 역할을 해준 겁니다.


PM이라면 이것도 뜯어보세요

 

미팅록만이 아닙니다. PM이 매일 남기는 기록물이면 다 됩니다.

 

  • 제안서/기획서: "이 제안서에서 반복적으로 약한 부분을 짚어줘"라고 시켜보세요. 근거가 빠진 주장, 고객 관점이 누락된 섹션, 논리 구조의 허점이 나옵니다. 저도 사업계획서를 역설계할 때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 사내메신저/이메일: "내 커뮤니케이션에서 개선할 점을 찾아줘"라고 시켜보세요. 요청이 모호하다거나, 맥락 전달이 부족하다거나, 팔로업을 자주 빠뜨린다는 패턴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핵심은, 회의록이 가장 좋은 소재라는 겁니다. 제안서나 기획서는 다듬어진 문서입니다. 하지만 미팅록은 즉석에서 나온 말이라 약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루틴으로 만들었습니다

한 번 해보고 "아 그렇구나"로 끝내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팅 후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1단계. 미팅이 끝나면 녹음 파일을 트랜스크립트로 변환합니다. 네이버 클로바노트, Read.me 같은 회의록 녹음 솔루션을 쓰면 요즘은 자동으로 변환된 것을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2단계. AI에게 넣고 이렇게 요청합니다. 

"이번 미팅에서 내가 놓친 것, 개선할 점 3개를 뽑아줘. 지난번에 지적받은 약점(질문 부족, 마무리 약함)이 이번에도 반복됐는지 확인해줘."

(혹은 Skill로 만들어 매번 반복할 수도 있겠죠)

 

3단계. 주간 단위로 모아서 "이번 주 반복된 패턴"을 확인합니다.

 

매번 0에서 복기하는 게 아니라, AI가 패턴을 추적해줍니다. 지난주에 지적받은 약점이 이번 주에도 나왔는지, 개선됐는지를 비교해줍니다.

한 달 뒤에 다시 미팅록을 넣어보면, 같은 약점이 줄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반복되면 약점이 진짜로 줄어듭니다.

물론, AI가 짚어주는 게 100% 맞는 건 아닙니다. "이건 의도적으로 안 물어본 건데"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내가 판단하면 됩니다. 중요한 건 '피드백 루프'가 생겼다는 겁니다.


강점은 역설계로, 약점은 루틴으로

 

지난 글에서 역설계를 통해 나만의 강점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편입니다. AI에게 약점을 뜯어보게 하고, 그걸 반복 루틴으로 만들어 개선하는 것.

 

강점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약점을 인식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약점은 내가 모르니까 약점이거든요. 누군가 짚어줘야 보입니다.

사수가 있으면 사수가 해줍니다. 하지만 사수가 없는 PM에게, AI가 그 '거울'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업무 기록을 AI한테 넣고 "내 약점 찾아줘"라고 해보세요. 불편하겠지만, 정확할 겁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이 성장의 시작입니다. 편하게 답장으로 알려주세요 — 여러분은 어떤 업무 기록을 뜯어보고 싶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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