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들면, '역설계'부터 시키세요

"만들어줘"보다 "뜯어봐"가 먼저입니다

2026.03.24 | 조회 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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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채원

안녕하세요, 채원입니다.

혹시 AI에게 뭔가를 만들어달라고 할 때, 한 번에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온 적 있으신가요?

저는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 회사 톤으로 제안서를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어디서 본 듯한 뻔한 문장이 나왔고, 프롬프트를 더 세세하게 써봤지만 여전히 '이건 내가 원한 느낌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방법을 바꿨습니다.

"만들어줘" 대신, "이거 뜯어봐"를 시켰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역설계'라는 발상의 전환

 

보통 우리가 AI를 쓰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 내가 원하는 걸 설명한다 → AI가 만든다 → 마음에 안 든다 → 더 설명한다 → 또 별로다 → 포기한다.

역설계는 순서가 다릅니다.

  • 잘 된 결과물을 먼저 보여준다 → AI가 뜯어본다 → 패턴을 파악한다 → 같은 패턴으로 새로 만든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정답지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잘러 사수에게 피드백 받을 때를 떠올려보세요. "이런 관점으로 봐봐", "이 부분은 이렇게 보완이 필요해", "이 방향성이 더 맞을 것 같아" — 잘 만들어진 결과물을 두고, 그 안에 숨은 관점과 구조를 짚어주잖아요.

 

역설계는 그걸 AI에게 시키는 겁니다.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이 안에서 패턴을 뽑아줘"라고 하는 것. AI를 '일잘러 사수'로 쓰는 방법이라고 할까요.

이걸 깨닫고 나서, 저는 다양한 업무에 역설계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물 복제: 회사 제안서

 

회사 제안서에는 나름의 톤앤매너가 있습니다. 이걸 AI한테 말로 설명하려면? 끝도 없습니다. "좀 더 간결하게", "좀 더 전문적으로", "아니 그런 느낌은 아닌데…" 무한 루프에 빠집니다.

그래서 기존에 잘 만들어둔 제안서를 통째로 넣었습니다.

"이 제안서의 톤, 구조, 표현 방식을 분석해줘."

AI가 우리 회사 톤의 패턴을 정리해줬습니다. 그 패턴으로 새 제안서를 만들게 하니, 처음부터 우리 톤에 맞는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물론, 100%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0에서 시작하는 것과 70에서 시작하는 것의 차이는 압도적이었습니다.

내가 설명을 잘 못하는 게 아니라, AI에게 '정답'을 안 보여준 게 문제였습니다.

 

업무 프로세스 생성: 미팅 협상 전략

 

저는 도입문의가 들어오면 온보딩 미팅을 직접 합니다. 미팅 전에 고객사를 리서치하고, 고객에게 보여줄 데모를 셋팅하고, 협상 전략을 준비하는 과정이 있는데 — 매번 비슷한 걸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동안 진행했던 미팅록 파일을 AI에게 넣고, "이 자료들에서 반복되는 전략과 화법을 뽑아줘"라고 시켰습니다.

그 결과, 미팅 5분 전에 돌리는 협상 전략 프롬프트가 만들어졌습니다. 고객사 정보와 예상 KPI만 넣으면, 약점 재정의 화법부터 가격 방어 논리까지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실제로 이 프롬프트는 이전 뉴스레터에서 공개한 적 있습니다.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여기서 깨달았습니다. 역설계의 대상은 '결과물'만이 아닙니다. 내 업무 패턴도 역설계 대상입니다. 내가 반복하고 있는 행동 자체를 AI에게 뜯어보게 하면, 그게 곧 자동화의 시작이 됩니다.

 

나 자신을 시스템화: Skill로 만들기

 

여기서 한 단계 더 갔습니다.

제가 쓴 뉴스레터 내용을 AI에 넣었습니다.

"이 글들의 문체, 구조, 톤앤매너를 분석해줘."

놀라운 건, 저도 의식하지 못했던 제 습관이 정리되었다는 겁니다. 어떻게 시작하는지, 어떤 구조로 본론을 쓰는지, 어떤 단어를 자주 쓰는지.  오래 글을 써왔지만, 제 스타일을 이렇게 명료화 시켜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걸 'Skill'로 만들었습니다. 사업계획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에 잘 썼던 사업계획서를 역설계해서 Skill로 만들어두니, 새 사업계획서를 쓸 때 우리 회사의 말투와 논리 구조가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Skill: Skill은 AI에게 자주 반복하는 지시사항, 혹은 AI가 루틴하게 수행하는 워크플로우를 단축어로 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역설계의 진짜 가치: AI가 나를 '거울'로 보여줬다

 

AI가 대신 쓰는 게 아닙니다. 제 안에 있었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던 것 — 경험으로만 쌓여있던 '암묵지'를,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형식지'로 바꿔준 겁니다.

이걸 알고 나니, 오히려 제가 직접 쓸 때 더 빨라졌습니다. 무의식적으로 하던 것을 의식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내 경험에서 뜯어낸 형식지니까, 범용 프롬프트보다 내게 훨씬 더 잘 맞습니다.

1회용 역설계에서 끝내지 마세요. 반복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 그게 진짜 레벨업입니다.

 

 

[복사해서 쓰세요] 역설계 퀄리티를 높이는 프롬프트

"이거 분석해줘"만 하면 표면적인 결과만 나옵니다. 한 단계 더 들어가보세요.

 

A. 결과물 역설계용 (사업계획서, 제안서, 글 등)

"이 [문서]를 분석해줘.

  1. 문장 패턴: 문장 길이, 시작 방식, 자주 쓰는 표현
  2. 논리 구조: 섹션별 흐름, 주장→근거 연결 방식
  3. 톤앤매너: 격식 수준, 독자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이 톤으로 새 [결과물]을 만들 때:

  • 지켜야 할 규칙 5개
  • 하지 말아야 할 규칙 3개 를 뽑아줘."

 

B. 업무 프로세스 역설계용 (미팅, 이메일, CS 대응 등)

"이 [미팅 기록/이메일/CS 로그]들을 분석해줘.

  1. 반복되는 흐름: 매번 거치는 단계와 순서
  2. 질문 유형: 상대방이 자주 묻는 질문을 유형별로 분류
  3. 준비 항목: 매번 사전에 준비하고 있는 것들

그리고 다음에 같은 업무를 할 때:

  • 사전에 체크해야 할 리스트
  • 빠뜨리기 쉬운 항목 3개 를 뽑아줘."

 

A는 '톤과 구조'를 뽑아내는 것이고, B는 '행동 패턴'을 뽑아내는 것입니다. 어떤 걸 역설계하느냐에 따라 골라 쓰시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AI가 '분석'이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규칙'을 만들어줍니다. 다음에 같은 작업을 할 때 이 규칙만 붙여넣으면 되니까, 매번 역설계를 반복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분석해줘'는 1회용이지만, '규칙을 뽑아줘'는 자산이 됩니다.

 

 

결국, 가장 좋은 프롬프트는 내가 쓰는 게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AI가 결과물을 못 만드는 게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걸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을 뿐입니다.

 

가장 좋은 프롬프트는 내가 머리 싸매고 쓰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정답지에서 AI가 뜯어내는 겁니다.

오늘 하나만 해보세요. 마음에 드는 결과물 아무거나 하나 — PPT든, 이메일이든, 보고서든 — AI한테 "이거 뜯어봐"라고 던져보세요.

여러분은 어떤 업무를 역설계해보고 싶으신가요? 편하게 답장이나 댓글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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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

    0
    6일 전

    채원님 안녕하세요! 예전에 상담(?) 받았던 구독자입니다. 덕분에 방향성 잘 잡아서 지금은 현업에서 AI에이전트 개발을 하고있습니다. 바쁘게 지내다가 가끔 글 보러 오는데, AI 활용 역량이 눈에 띄게 올라가시는 게 느껴져서 매번 자극 받고 갑니다. 요즘 멘토링도 하고 있는데, 채원님 글 자주 추천드리고 있어요. 항상 좋은 인사이트 감사합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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