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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을 디자인할 때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단순함의 법칙과 HCI 연구를 통해 본 단순성과 복잡성 사이의 균형

2024.07.24 | 조회 8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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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수요일, 한주간 생각해볼 만한 IT/UX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 Summary

1️⃣ 단순함은 명확한 것은 빼고 의미 있는 것을 더하는 것입니다.

2️⃣ 가장 기초적인 단순함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축소, 조직화, 시간 절약 원칙이 중요합니다. 

3️⃣ 단순함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단순함과 복잡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디자인을 말할때 우리가 가장 많이 하고 많이 듣는 말이 뭘까요? 저는 '단순함'인 것 같습니다. 단순한 디자인. 어느 디자인 영역에서나 가장 먼저, 그리고 매순간 고민하는 방향성이지만 실제로 단순한 디자인을 시장에 내놓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단순함에 대한 철학이 정의되어야 하고 그걸 디자인 용어와 구성요소로 구현해야하기 때문이죠.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단순함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이야기하는 단순함의 정의와 단순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단순성에 대한 HCI 논문도 같이 살펴 보겠습니다.


단순함이란

Image : http://lawsofsimplicity.com/
Image : http://lawsofsimplicity.com/

단순함의 법칙[1]에서는 '단순함'을 한문장으로 정의하고 있어요. "단순함은 명확한 것은 빼고 의미 있는 것을 더하는 일에 대한 개념이다." 간단한 듯 하면서 어려운 것 같은 말이죠.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책에서는 단순함과 복잡함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중요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단순하다는 것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복잡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거죠. 이런 관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단순함의 10가지 법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축소(Reduce): 단순함을 얻기 위해 불필요한 것을 줄여야 합니다.

2. 조직(Organize): 시스템을 정리해서 단순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시간(Time): 시간의 절약이 단순성을 더합니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 더 단순합니다.

4. 학습(Learn): 이해와 학습을 통해 단순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잘 알게 되면 더 단순해집니다.

5. 차이(Differences): 단순함과 복잡함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맥락(Context):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면 단순해집니다.

7. 감성(Emotion): 심리적 안정을 주는 단순함은 중요합니다.

8. 신뢰(Trust): 신뢰할 수 있는 단순함은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9. 실패(Failure):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이 단순함을 더해줍니다.

10. 하나(The One):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합될 수 있으며, 단일한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단순함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이 중에서도 앞부분의 3가지 원칙인 축소, 조직, 시간이 중요합니다. 신중하게 기능을 축소하고, 많은 것을 적어 보이게 조직화하고, 시간을 절약해서 단순함을 보여줘야해요.

UX 업무나 기획을 하면서 익숙하게 들어봤던 말들이죠? 그런데 사실, 어떤 내용을 단순화해야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기능을 축소하고, 정보를 조직화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정보를 설계하기 위해서 어떤 것부터 고민해야할지 막막합니다.


단순함을 위한 기능 축소, 정보 조직화, 시간 절약

책에서는 위와 같은 고민을 해결 할 수 있는 두 가지 질문을 알려줍니다. 어느 정도까지 단순하게 만들 수 있나?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복잡해져야 할까? 단순함과 복잡함의 균형이 어디에 있을지 생각해보는 거죠. 이 두 가지 질문을 하면서 축소, 조직화, 시간 절약 방법을 고민해보는 겁니다.

 

축소

시스템을 단순화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거에요. 시스템에서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여러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여 사용자가 더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핵심에 집중해서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제품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이 법칙의 목표입니다.

제품의 기능이나 크기를 축소하면 사용자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복잡함을 숨기면 사용자 스스로가 기대치를 조절할 수 있어요.

 

조직화

조직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룹 만들기’ 입니다. 이때 해야할 고민은 '무엇과 무엇을 묶어야 하느냐'에요. 저자는 슬립(SLIP)이라고 이름 붙인 자신만의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것은 어떤 것을 분류하고(SORT), 이름 붙이고(LABEL), 통합하고(INTEGRATE) 우선순위를 정하는(PRIORITIZE) 과정이에요. 우선순의를 정할 때는 파레토의 법칙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파레토 법칙은 전체 결과의 80%가 20%의 원인에서 나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무엇이든 데이터의 20%에만 관심을 집중해야 합니다. 즉, 중요한 부분인 20%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시간 절약

시간 절약은 양적으로 빠른 것과 질적으로 빠른 것 사이의 균형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대기 시간에 관련된 디자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가정해 봅시다. 양적 빠름과 질적 빠름 측면에서 두 가지 질문을 해볼 수 있어요. 대기 시간을 얼마나 더 짧게 줄일 수 있을까? 대기 시간을 얼마나 더 참을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축소, 조직화, 시간 말고도 중요한 단순함 법칙이 있는데요, 바로 학습입니다. 책에서 말한 이유가 공감갔어요. 어려운 일들은 그것을 ‘알면 좋을 때’보다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더 쉬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디자인은 즉각적인 친밀감을 만들고, 그런 친밀감이 있으면 사용자들은 그 제품을 사용해 보겠다는 자신감을 가지죠. 그래서 성공적인 제품 디자인은 삶의 맥락과 학습을 깊이 연결시킵니다.


단순함에 대한 HCI연구

단순함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다보면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단순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항상 바람직할까? 이런 질문을 연구한 논문이 있어요. 2023년에 발표된 이 논문에서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단순성만을 추구하기보다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복잡성을 허용하면서도 접근 가능성을 유지하는 ‘협상된 복잡성(negotiated complexity)’을 강조합니다 [2]. 왜그럴까요.

단순성만을 추구하면 소프트웨어의 기능성과 유연성이 제한될 수 있고, 단순성은 문화적으로 상대적이어서 특정 정보 문화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인터페이스는 사용하기 쉽지만 기능이 제한될 수 있고, 복잡한 인터페이스는 많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협상된 복잡성은 이 둘의 균형을 맞추어 사용자가 필요한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는 기본 계산 기능부터 고급 분석 기능까지 다양한 복잡성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사용자 요구를 충족시킵니다. 

협상된 복잡성은 이처럼 단순성과 복잡성의 장점을 모두 활용해서 사용자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디자인 철학이라고 볼 수 있어요. 디자인에서 단순성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려는 균형적인 시각인거죠.

비슷한 연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23년에 발표된 다른 눈문은 비디오 회의 앱의 디자인 요소들의 시각적 단순성(화면에 보이는 요소의 수를 줄이는 것)과 인지된 단순성(사용자가 앱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을 비교하여 사용성과 제품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3].

그 결과, 사용자는 시각적 단순성이 높을수록 앱이 단순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많은 기능이 있어도 그것이 명확하게 잘 조직화되어 있으면 단순하게 느낄 수 있었죠. 따라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잘 정돈된 디자인이 중요합니다. 단순함의 법칙에서 말하는 조직화 원칙와 같은 맥락의 내용이죠.


단순함이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디자인 방향성인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입니다. 정보를 조금만 보여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단순함의 법칙에서 말하는 내용들도, 오늘 소개해드린 논문들도, 모두 시각적인 개수가 적은 ‘단순성’만 추구하는 것보다는 단순성과 복잡성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저는 이것이 UX 디자이너들과 연구자들이 기억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의미있는 단순함을 위해서는 디자이너만의 기준, 연구자만의 기준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가 여러분들만의 기준을 세우는 즐거운 질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월요일에 만나요!


Reference

[1] 단순함의 법칙 (2006) 존마에다.

[2] Sarkar, A. (2023, April). Should computers be easy to use? questioning the doctrine of simplicity in user interface design. In Extended Abstracts of the 2023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pp. 1-10).

[3] Eytam, E. (2023). The Effect of Design Elements on Simplicity, Usability, and Product Preference: A Video Conference Application Case Study. Interacting with Computers, 35(3), 46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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