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로봇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소개

🧐 Summary

1️⃣ 어린이를 위한 로봇의 설계 시에는 어린이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로봇이 어린이에게 긍정적 영향만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한 설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3️⃣ 어린이는 로봇을 사회적 존재로 인식하고 그에 알맞은 행동을 취하게 되기에, 이를 이용한 활용 가능성에 집중해보세요.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혹시 CRI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HRI는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Human-Robot Interaction, 즉 사람과 로봇 사이의 상호작용을 말하는 용어죠. CRI는 Human 중에서도 Child에 초점을 맞춘 상호작용을 말해요. Child-Robot Interaction의 줄임말이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요즘 어린이들은 정말 어릴 때부터 기술을 접하게 되죠? 요즘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가정용 음성 인식 시스템과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를 몇 년 전에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로봇입니다. 어린이들과 상호작용이 없는 일방적 미디어 노출에 대한 우려가 높은 반면, 로봇은 어린이들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며 교육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발달을 도와주는 로봇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기존에는 자폐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한 로봇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면,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점차 일반 어린이들의 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소셜 로봇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어린이와 로봇의 상호작용에 대한 세 가지 연구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1. 가족 중심의 어린이-로봇 상호작용 설계

Cagiltay, B., Mutlu, B., & Kerr, M. L. (2023, June). Family theories in child-robot interactions: understanding families as a whole for child-robot interaction design. In Proceedings of the 22nd Annual ACM Interaction Design and Children Conference (pp. 367-374).

이 연구에서는 가족 내에서의 어린이-로봇 상호작용을 설계할 때, 단순히 어린이와 로봇 간의 관계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가족 전체를 중심에 두는 가족 시스템 이론(Family Systems Theory)을 제안합니다.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어린이와 로봇의 1:1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고 있었는데요, 이 연구는 어린이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님에 집중하여, 가족 구성원들이 로봇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로봇의 상호작용은 가정 내 다른 가족 구성원의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은 장기적 로봇 사용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로봇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공동 활동을 촉진시켜 주거나, 또는 형제 간의 협력을 증진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한 로봇을 설계할 때, 가족 구성원 전체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로봇이 가족 내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오랜 기간 사용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로봇을 설계한다고 해요. 이 로봇이 아이와의 1:1 상호작용을 넘어 부모가 로봇과 상호작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독서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족 중심의 접근은 로봇이 가정에서 더 깊이 자리 잡고, 긍정적인 발달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2. 어린이-로봇 상호작용의 윤리적 측면

Langer, A., Marshall, P. J., & Levy-Tzedek, S. (2023). Ethical considerations in child-robot interactions. Neuroscience & Biobehavioral Reviews, 151, 105230.

이 연구는 어린이와 로봇의 상호작용이 윤리적 관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어요. 로봇이 어린이의 교육, 치료, 그리고 여가 활동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지만, 반면 이러한 상호작용이 어린이의 사회적, 정서적 발달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로봇의 감정적 공감이 인간과 동일하게 표현되지는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로봇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과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공감 능력을 제대로 발달시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Turkle(2017)은 로봇이 ‘공감 기계(empathy machines)’로 오인될 경우, 아이들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공감 능력을 기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로봇과의 상호작용에서 아이들이 심리적 애착을 지나치게 형성할 경우, 아이들이 실제 인간관계에서 느껴야 할 애착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해요. Coeckelbergh et al.(2016)은 로봇과의 상호작용이 부모나 또래와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 애착 대상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는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렇게 로봇과의 상호작용이 어린이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이를 로봇 설계 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윤리적 문제로 짚어주고 있어요.

학교나 가정에서 로봇을 사용해 교육을 제공할 때, 로봇과의 상호작용이 어린이들의 대인 관계를 대체해 버리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의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로봇은 항상 실제 인간의 보조적인 역할에 그쳐야 하며,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주요 포인트였어요.

3. 소셜 로봇에 대한 어린이의 이미지 관리

Okumura, Y., Hattori, T., Fujita, S., & Kobayashi, T. (2023). A robot is watching me!: Five‐year‐old children care about their reputation after interaction with a social robot. Child Development, 94(4), 865-873.

이 연구에서는 사회적 로봇이 어린이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5세 어린이들은 로봇이 자신을 '감시'한다고 느낄 때, 더 이타적인 행동을 보인다고 해요. 이는 어린이들이 로봇을 사회적 존재로 인식하고, 자신의 행동이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이 연구에서는 로봇의 상호작용 수준을 네 단계로 나누어서 실험을 진행했어요. 

1. 사회적 로봇: 어린이와 의사소통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로봇.

2. 주의를 기울이는 비사회적 로봇: 주의를 기울이고 움직이긴 하지만 어린이와 실제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 로봇

3. 정지된 로봇: 아무런 움직임도 없고 대화도 없는 정지된 로봇.

4. 꽃 이미지(통제 조건): 로봇 대신 꽃 그림을 배치한 조건. 

이 네 가지 로봇을 5세 어린이들과 함께 있게 한 상황에서, 이 어린이들은 자신이 받은 스티커를 자신과,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다른 친구가 어떻게 나눠 가질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어린이들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로봇과 함께 있을 때 더 많은 스티커를 친구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해요. 로봇이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 인식되었을 때에, 그 존재에게 본인이 어떻게 평가될지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되었던 것이죠. 사회적 존재인 로봇에게 자신이 더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진 거에요. 정말 귀엽죠! 

이렇게 어린이들이 로봇을 평가자 혹은 감시자로 인식한다면, 이를 통해 어린이의 사회적 행동이 변화할 수 있을거에요. 즉, 로봇이 교육 환경에서 어린이들의 도덕적 발달과 공정성을 길러주는 데에 활용될 수도 있는 것이죠. 로봇의 상호작용 수준을 잘 조절한다면 어린이들에게 사회적 규범을 학습시키는 것이 가능할 거에요.

오늘 살펴본 연구 결과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저는 소셜 로봇의 활용에 관심이 많은데요, 그동안 접한 연구들은 주로 신체적/정서적 문제가 있는 사용자들을 타겟으로 한 로봇 활용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로봇이 점차 우리 주변에 깊게 들어옴에 따라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로봇이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봇이 가정 내에서 사용될 때에는 메인 사용자가 아닌 가족 구성원 전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 로봇이 어린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해 로봇을 주의해서 활용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린이들이 로봇을 어떠한 존재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저는 이 세 가지 연구 모두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신체적으로도 인지적으로도 매우 급속도로 발달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이 로봇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줄 거에요. 그렇기에 어린이와 로봇의 상호작용에서는 아이의 발달 과정에 주는 다각적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로봇이 어린이들의 일상 생활에 더욱 깊이 자리 잡게 될수록,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연구가 점차 많아질 것 같네요.

그럼 저희는 다음 주 월요일 다양한 업계 소식과 함께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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