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그룹 대화가 바꿀 미래

🧐 Summary

1️⃣ AI시장은 개인적 생산성을 높여주던 단계에서 여러 사람이나 여러 AI와 소통할 수 있는 협업화 단계로 전환 중입니다.

2️⃣ Poe 그룹 채팅의 협업은 AI의 능력을 극대화에서 사람의 생산선을 높이고 ChatGPT 그룹 채팅의 협업은 AI가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보조해주고 더 강화해줍니다.

3️⃣ AI가 사회적 주체가 되면 인간의 사이의 중립자가 될 수도 있고 AI 기억에 대한 공동 소유권이 등잘할 수 있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오니 AI와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에 대한 글이나 강연이 많이 보입니다. 올 한해 내내 많이 보였던 내용이지만,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바뀔까 고민하다보니 이런 내용들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최근에 출시된 ChatGPT 그룹 채팅과 Poe 그룹 채팅을 살펴보면서 인간-AI협업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Image : OpenAI

AI 시장은 개인화를 넘어 협업화로 이동 중

얼마전에 ChatGPT가 그룹 채팅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AI와 함께하는 단톡방이에요. 나랑만 대화던 AI가 이제는 한 공간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나눌수 있습니다. 이처럼 AI 시장은 한 명과 대화하며 생산성을 높여주던 개인화 단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AI와 대화하는 협업화 단계로 전환 중 입니다. 최근 등장한 제품 중에 가장 대표 적인 예시가 Poe와 ChatGPT의 그룹 채팅입니다. 기존에는 AI-인간 대화가 나와 AI의 일대일 관계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동시에 하나의 AI와 혹은 한 명이 여러 AI와 한 공간에서 대화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왜 이런 그룹 대화가 중요해졌을까요?

대부분의 AI서비스들을 사용하면서 결과물을 만들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려면 다음과 같은 단계가 필요합니다. AI와 대화하며 결과를 만든다, 그 결과를 복사하거나 공유 링크를 만든다, 내 동료나 친구들이 있는 단체방에 복사한 결과나 링크를 붙여넣는다, 이것을 왜 공유했는지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 설명한다. 한번에 공유하면 좋을텐데 생각보다 AI 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단계가 많고 비효율적입니다. 내용을 복사-붙여넣기해야 하고, 어떤 사람한테 보낼지 선택해야 하고, 왜 보냈는지 설명도 써야 합니다. 내가 여러 AI와 대화할때는 어땠나요? 각 AI가 잘하는 일을 따로 맡기고 싶으면 각각의 AI와 따로 대화하고, 내가 그 결과를 다른 AI에게 공유해줘야 합니다. 이런 상황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나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AI와 다른 사람이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AI와의 그룹 채팅은 이렇게 비효율적인 대화 방식을 해결하고 효과적인 협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협업 관점의 차이, 전문가 집단인가 소셜 파트너인가

Poe와 ChatGPT의 그룹 채팅은 모두 협업이라는 같은 주제를 다룹니다. 하지만 협업을 접근하는 방식과 AI가 그룹 대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다릅니다. Poe 그룹 채팅에서는 한 사람이 다양한 AI를 하나의 공간에서 그룹 대화를 하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스비다. 반면에 ChatGPT 그룹 채팅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나의 AI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합니다. 한 그룹에서 대화를 할 때 몇개의 AI와 대화할 수 있는지보다는 AI와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는지가 둘 간의 차이를 만듭니다. Poe는 다양한 AI를 한 작업 공간에 모은 종합 선물 상자 같은 느낌이고, ChatGPT는 일상 대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소셜 파트너 같은 느낌이에요. 둘의 차이점을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Poe 그룹 채팅의 목적은 사용자가 사용자가 다양한 AI의 장점을 한 채팅방에서 결합하거나 AI들을 서로 비교하여 최적의 결과를 얻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하나의 채팅방에서 GPT, Gemini, Claude, Sora 등 우리가 따로 따로 사용하고 있는 200여 개의 서로 다른 AI모델을 골라 쓸 수 있습니다. 이 AI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룹 채팅 중에 ‘@AI이름’을 말하고 질문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영상은 Sora, 아이데이션은 GPT, 전체 정리는 Gemini와 같이 원하는 작업에 최고로 잘할 수 있는 AI를 골라 쓰는 것입니다. 이 때 사용자는 나와 협업해야할 AI 또는 서로 협업해야할 AI를 선택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Poe 그룹 채팅은 여기서 AI 간의 연결을 해주는 것이죠. 마치 마블 영화의 어벤져스팀 같네요.

ChatGPT 그룹 채팅의 목적은 AI를 인간 관계안으로 자연스럽게 통합시키는 것입니다. AI는 이 그룹 채팅방에 한명의 인간처럼 참여해서 사람들 간의 소통을 도와줍니다. ChatGPT 그룹채팅도 Poe와 같은 방식으로 @ChatGPT 부르기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화 맥락을 읽고 필요할 때 똑똑한 끼어들기를 할 수 있습니다. AI가 대화를 듣고 있다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스스로 판단해서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어듭니다. 그렇다보니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ChatGPT는 그룹 채팅용 독립적 메모리 정책을 강조합니다. 개인의 기억과 그룹 대화가 섞이지 않도록 기억 영역을 분리했습니다.

정리하자면, Poe 그룹 채팅의 협업은 AI의 능력을 극대화에서 사람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고, ChatGPT 그룹 채팅의 협업은 AI가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보조해주고 더 강화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Poe 그룹 채팅은 업무 생산성과 전문성을 위해서 여러 AI능력을 조합해야하는 비즈니스나 전문 사용자에게 더 매력적입니다.

AI가 사회적 구성원이 된다면

레딧에도 이 GPT 그룹 채팅에 대한 여러 의견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AI가 사람들 사이에서 중재자나 심판자 역할을 해줄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와 싸우다가 그룹 채팅으로 AI에게 누가 옳은지 물어보는 것이죠. 회사에서 동료와 함께 그룹 채팅에서 AI와 해결책을 확인하고 CEO와 공유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라는 코멘트도 있었어요. 인간과 AI의 협업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것이라는 관점이었습니다.

앞에서 GPT 그룹 채팅에서는 그룹 대화의 기억과 개인 대화의 기억을 분리해두었다고 설명드렸죠? 레딧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이 부분을 가장 걱정했습니다. 정책상으로는 분리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생활 및 개인정보 노출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가장 깊고 어두운 비밀을 GPT한테 털어놨는데 내가 그룹 채팅방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상황을 상상해봐라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AI가 개인의 사생활을 그룹에 유출할 수 있다는걱정이 컸습니다. 사실, 지금 GPT도 내가 기억 정리를 해주지 않으면 나랑 이야기한 것들을 과도하게 기억해서 부담스러울때가 있잖아요. 또 현재 원하는 질문에 쓸데없는 영향을 줄 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OpenAI가 생산성 도구를 엔터테인먼트 도구로 전환하려고 한다고 말하며 GPT 본연의 가치인 생산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도 말했습니다.

ChatGPT 그룹 채팅은 단순히 AI와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서 대화할 수 있다가 아니라, AI가 인간 사회의 독립된 주체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반응들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AI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면 일어날 수 있는 몇 가지 변화들을 상상해보겠습니다.

첫째, AI는 인간 사이의 중립자이자 기억 보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레딧의 사용자가 말했던 것처럼 AI는 그룹 대화 중 발생하는 정보 부족이나 오류를 실시간으로 수정해 줄 수 있습니다. 만약 복잡한 논쟁이 일어난다면, AI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그룹 대화를 즉시 요약 및 정리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룹 채팅방에 들어온 AI는 단순한 검색기를 넘어 그룹 전체의 사회적 기억과 지식에 기여하는 존재가 됩니다. AI가 그룹이 나눈 대화, 합의된 내용, 생성된 결과물 등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거나 이전 내용을 참고할 때 그룹의 기록 담당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AI 기억에 대한 공동 소유권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AI가 그룹 채팅방에서 생성한 결과물은 더 이상 개인의 소유가 아닌 그룹 전체의 공동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채팅 기록이 그룹 활동의 자산이 되는거에요. 이런 상황에서는 그룹 내의 소유권 및 책임 소재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필요할 수 있어요.

셋째, 새로운 소통 방식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AI와의 그룹 채팅방이 일상으로 들어오면, 사람들은 AI가 그룹 채팅방에서 말한 내용을 모두가 알고 있는 공통 지식으로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GPT한테 물어봤더니 A라고 하던데 B는 어떻게 생각해와 같이 AI를 대화의 시작점으로 삼는 새로운 소통 문법이 생겨날 수도 있어요. AI를 지식이 풍부한 사회적 구성원으로 대하기 때문입니다.

AI 그룹 채팅을 보면 AI가 개인의 조력자를 넘어 인간 사회의 중요한 상호작용 구성원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은 걱정과 우려가 더 많지만 이것은 앞으로 모든 형태의 그룹 협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겠죠. AI가 인간의 집당적 의사 결정과 소통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시대일테니까요.

이런 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AI의 사회적 경계와 윤리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일단, AI가 대화의 일원이 되면 AI의 존재를 고려한 새로운 소통 규범이 있어야해요. 예를 들어, 그룹 대화 내에서 AI는 언제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AI에게 어떤 종류의 질문을 해도 괜찮은가와 같은 암묵적 규칙이 필요하겠죠? 또 AI와의 그룹 채팅방은 공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그곳에 개인정보가 유출되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합의도 필요합니다. 만약 사회적으로 개인적 기억 영역과 공유된 기억 영역의 경계가 모호하면, 어떤 사람은 AI와의 그룹 채팅도 내 개인적인 기억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AI가 개인적 기억을 공유된 공간에 풀어놓을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적 기억 영역과 집단적 기억 영역의 경계를 잘 설계해야 합니다.

AI와의 그룹 채팅이 우리의 일상이 된다면, 각 그룹채팅의 AI가 서로 다른 성격으로 살아가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농담을 주로하는 그룹 채팅방의 AI는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그룹 채팅 방에서 연애 상담을 주로 하면 AI가 공감과 조언을 센스있게 해주고, 여행이야기를 많이 하는 그룹 채팅방에서의 AI는 모험정신이 뛰어나고 하는 식이죠. 각 그룹에서 AI가 서로 다른 성격으로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겁니다. 솔직히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곤 합니다. 이런 시대에서 인간과의 대화 보다는 AI가 있는 대화가 여로모로 효과적이라고 느낄 수 있으니까요. 새로운 대화 방식이 생겨나는 것은 좋지만, 그 시대에서도 인간들만의 대화가 지켜질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수요일이네요.

우리는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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