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초인종이 울렸을 때 남자의 발은 이미 현관문 앞으로 다가서 있었다. 누구세요, 라는 말 대신 도어락 열림 버튼을 눌러서 밖에 있는 사람을 맞이 했다. 침을 꼴깍 삼키며 다시 문을 닫아버릴까 싶었지만 그건 늦은 것이었다. 직장 상사였다. 직장 상사는 남자의 키보다 훨씬 더 컸고 덩치도 그에 비해 컸다. 주말마다 집에서 벌크업하느라 바쁘다더니 갑자기 웬 강아지를 남자에게 맡긴 것이었다. 상사 손에는 강아지 짐으로 가득했다. 문틈에 조그마한 빨간색 손수레에 담긴 사료가 보였고 아기자기한 인형과 목줄도 같이 보였다. 다른 손에는 말티즈 종류의 흰둥이, 라고 부르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있었다. 덩치에 맞지 않는 귀여움을 지니고 있었다.
-급한 일이 생겼는데 근처에 산다는 거 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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