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단편 소설

- 우연히

2022.07.15 | 조회 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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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는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앞보다는 뒤에서 보고 기회가 생길 때 잡아서 성공하라는 큰 뜻이었다. Z는 부모가 지어준 이름대로 기회를 잡으며 자라다 미성년자에서 벗어난 후, 주식에서 놓쳐 버리게 된 것이었다. 빚을 얻게 된 Z는 기회를 다시 엿보려고 했으나 쉽게 잡히진 않고 그저 나락으로 내려 가고 있었다. 가족도 잃고 친구도 잃은 Z는 그제야 자리 싸움에서까지 져버렸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처음 보는 번화가를 어슬렁거렸다. 신호등 맞은 편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걸 보게 됐다. 큰 건물 앞에서 리본 끈을 들어 컷팅식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Z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신호등을 건너갔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사람들은 Z를 흘깃 쳐다 보았다. 몸에서 퀘퀘한 냄새가 나는 Z 보면서 사람들은 코를 잡아 쥐었다. 희미하게 들리는 윽, 소리에 Z는 의식하며 손바닥에 묻은 땀을 바지에 닦아냈다. 언제 씻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고개를 숙여서 바닥을 내려다봤다. 발가락 사이에 낀 때와 흙이 묻어있는 발등을 감싼 슬리퍼는 끈 끝부분이 찢어져 달랑거렸다. 마지못해 신발을 질질 끌며 걸은 Z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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