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덧 올해도 일주일정도 남은 시점이 되었네요.
한 해가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평가에 대한 글을 쓸까 고민을 하다가,
매년 이맘 때쯤 되면 채용을 위해서 겨울 인턴십을 활발히 개최하는 일본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이 떠올라 이번에는 일본의 인턴십 문화에 대해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저는 리먼쇼크의 영향을 직격으로 맞은 2011년에 취업준비 활동을 해서 2012년에 입사를 했는데요,
제가 취업 준비 활동을 할 때만 해도 인턴십은 소수의 열성적인 학생들만 참가 했었고,
인턴십을 개최하는 기업도 많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인턴십에 참가를 할 정도로 일본에서 취업을 할 때 인턴십은 필수가 되어버렸죠. 통계에 따르면 매년 80%가 넘는 학생이 인턴십을 경험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한국과 다른 일본의 인턴십 형태와 인턴십을 활용한 채용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2021년 취업미래연구소 리포트에 따르면 학생들은 평균 8개가 넘는 회사 인턴십에 참여한다고 하는데요,
”8개가 넘는 인턴십에 참가한다고 ?!” 라며 놀라실 것 같아요.
하지만 이는 한국과 너무나도 다른 일본만의 인턴십 형태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개발현장, 엔지니어 체험 코스 5Days 웹 개최” - 기업 설명 및 각 직종별 케이스 스터디와 그에 따른 피드백, 개발 거점 소개
“디지털 마케팅, 1Day 웹 개최” - 디지털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데이터 기반으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법 배우기
“코어 비즈니스 체험 프로그램, 1-2Days” -회사의 주요 사업을 테마로 한 워크를 통해 사업 구조를 이해하기
< 일본 대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 예시>
일본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이 진행하고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인데요,
한눈에 보아도 한국과 매우 다른 점은, 기간이 매우 짧다는 점과 실무가 아닌 케이스 스터디를 통한 직무이해를 돕는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대면이 아닌 웹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취업준비활동을 하던 시절에도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이 일본에는 “원데이 인턴십”이라는 단어가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혹은 한국을 포함한 일본 외의 다른 나라에서) 인턴십이라고 함은,
보통 수 주~수 개월에 걸쳐서 실제 부서에 배속이 되어 실무를 경험하고,간혹 채용으로 직결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일본 인턴십은 기간이 매우 짧고 실무대신에 실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직무와 회사를 이해하는데에 목적을 둡니다. 실무 능력을 파악할 수 없으니 채용으로 직결된다기 보다도 눈여겨 볼 학생을 점찍어두는 정도의 용도이지요.
실무를 경험하는 것도 아니고 채용에 직결되는 것도 아니면 귀찮게 왜 인턴십을 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일본의 인턴십이 이러한 형태를 띄게 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신입공채 시장의 특징을 간단히 짚고 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일본 신입공채 시장은 정해진 스케쥴에 따라서 움직입니다.
기업들은 3월부터 원서를 접수하고, 동시에 기업 설명회를 개최하며 4월부터 면접 및 선고를 하는 스케쥴로 진행을 합니다.
마이나비나 리쿠나비 등 가장 큰 취업사이트에는 약 3만개 이상의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기 위한 공고를 내는데요, (공식적으로는) 대부분의 기업이 “ 준비, 땅 ! “과 함께 원서를 받기 시작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동시에 3만개가 넘는 기업이 채용 공고를 오픈 했을 때 시나리오는 모두들 예상 하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몇몇 유명 대기업들에 원서가 몰리고, 무명 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은 초반에는 원서가 거의 없다가, 대기업의 선고가 끝나고 나서야 불합격된 학생들이 지원을 하는 형태를 이룹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기업에서는 10월에는 다음 해에 입사하는 신입사원 내정식을 진행하기 때문에 9월말까지는 어느정도 채용이 확정되어야 하는데요, 인지도가 낮은 기업 입장에서 3월 부터 자사 홍보를 시작해서 3만개가 넘는 회사들 사이에서 어필을 하여 모집을 해서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심지어 인력시장에는 취업이 확정된 학생들이 빠져나가 잠재적 지원자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속에서 말이지요. 물론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보다 우수한 인재를 빨리 채용하기위한 경쟁은 치열합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기업들에게 인턴십은 공식적인 채용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준비를 할 수 있는 비공식적인 활동으로 활용되어왔습니다. 인턴십에 참가하게 함으로써 회사를 알리고 학생들과 접점을 만들어 채용선고에 응모하도록 유도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지요.
비교적 채용에 어려움이 없는 한국에서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구인배율이 1.7배에 육박하는 일본에서는 너무나도 흔한 이야기입니다.
즉 일본에서는 채용을 위한 전 단계에 홍보 목적으로 인턴십을 활용합니다.
공식적으로 인턴십은 학생들에게 직업 경험을 통한 회사와 업무의 이해를 촉진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채용과 직결이 되면 안되지만,
기업측에서는 인턴십을 통해서 인재풀을 확보하고 이 중 우수한 학생을 눈여겨 보았다가 선고가 시작되면 원서를 넣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들만한 점은, 왜 채용과 직결되면 안되는가? 라는 점일텐데요,
사실 안될 것은 없지만, 일종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일본 경제 단체 연맹에서는 대학생 신입 공채에 대해서, 대학교측과 취업미디어를 제공하는 민간HR기업측과 매년 채용 스케줄을 협의합니다. 채용공고를 내기 시작하는 시점, 인턴십 기간, 설명회 시작 기간, 채용 선고 시작기간 등을 삼자 협의를 통해 정합니다.
대학교 측에서 기업의 채용 스케쥴이 빨라지면 학업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되도록 늦게 시작하길 바라고,
기업측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빨리 확보하려고 하지요.
협의를 통해 정해진 스케쥴로 홍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HR기업에서도 취업미디어 서비스 런칭 스케쥴을 맞추고 영업을 합니다.
경제단체 연맹에 가맹되어있는 기업은 이 스케쥴을 지키도록 되어있고 가맹되어있지 않은 기업은 지킬 필요가 없는게 기본적인 룰이고 많은 기업들이 이 룰을 지키고 있습니다. 가맹되어 있지 않은 기업들은 이와 무관하게 움직이기도 하는데요, 외국 자본의 기업들이나 스타트업들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실제로 스타트업에서는 1~2개월에 걸친 실무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고, 인턴십을 통해 함께 일해 본 학생을 바로 채용하기도 합니다.
일본으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도 이와 무관할테니 혹시 신입 사원을 뽑는 다면 인턴십을 활용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력직 채용을 추천드리지만, 사내 교육 체계가 탄탄하고 인재를 육성할 여건이 된다면 우수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아요. 경력직 보다도 비전과 업무내용으로 설득하기 쉽기때문에 채용 난이도가 비교적 낮을 수 있거든요.
혹시 인턴십을 통해서 채용을 한다면, "인턴십"이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단기 인턴십을 떠올리기 때문에 반드시 "장기 인턴십" 인점, 실무에 어싸인이 되고 보수가 있는 점,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인턴십 기간동안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했다면, 긍정적인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도 효과적일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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