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낯선 환경 속에 피어난 한국의 정서, 김이슬 '두개의 소리'

서로 다른 두 소리는 어떻게 하나가 되었을까? (인터뷰 & 이벤트)

2025.11.08 | 조회 2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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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도슨트의 뉴스레터

재즈도슨트가 전해주는 재즈계 소식과 추천 음악, 사는 이야기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김이슬이 이끄는 '두개의 소리'가 발표한 앨범 [Evolving]은 2024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글로벌 컨템퍼러리'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국악과 서양음악, 클래식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아주 복잡하면서도 촘촘한, 그리고 멋진 작품으로 감상했던 기억이 있었죠. 사실 그때 들었던 궁금증은 '이렇게 어려운 곡을 어떻게 작곡하고 만들어내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10여대의 국악/양악기를 치밀하고 적절히 조율하는 방법이 너무 궁금했죠. 

이번 인터뷰는 11월 29일에 서울에서 쇼케이스를 갖는 '두개의 소리'와 김이슬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해외에서 오랜 생활을 하신 김이슬님의 내면의 정서들과 음악 세계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이 쇼케이스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 많은 분들께 이 소중한 기회를 알리고자 초대 이벤트도 준비했으니 인터뷰 끝에서 꼭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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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개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곡 쓰고 피아노 치고 가끔 노래도 하는 여행하는 뮤지션 김이슬이라고 합니다. 이걸 한국말로 되게 오랜만에 하는 느낌이 있네요.

영어로 할 때도 그렇게 소개하시는 건가요?

맞아요. 근데 보통 해외에서 연주할 때는 되도록 생각하면서 쓰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연주자들의 이름 외우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걸 계속 외우다 보면 제 소개를 까먹는 경우도 되게 많아요 ㅎㅎ

남 소개하고 자기 소개를 까먹을 수도 있죠.

특히 뉴욕에서 사는 뮤지션들은 다인종이니까 어려운 발음이 많거든요. 저도 제 이름 틀리게 발음하면 기분이 안좋은 것처럼 그들의 이름도 제대로 말해줘야죠. 그래서 그것만 연습하다가 들어가기도 해요.

제일 궁금했던 건… 뉴욕으로 가신 지는 얼마 안 되셨잖아요.

맞아요. 한 3년 조금 지났네요 이제.

원래는 한국에서 활동을 하시다가 넘어가신 건가요?

아니에요. 저는 스무 살 때부터 미국에 살았고요. 일리노이 대학에서-완전 전통적이고 비밥만 연주하는-재즈 학부를 졸업했고, 역으로 17년도부터 22년도까지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뉴욕으로 오게 된거에요. 이제 여기서 대학원을 마치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지금도 한국보다는 미국과 유럽에서 자신의 음악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지금도 한국보다는 미국과 유럽에서 자신의 음악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바로 음악 얘기로 넘어가자면, 작곡의 영감은 어디에서 쏟아져 나오는 건가요?

제가 미국 내에서도 다양한 도시에서 살았어요. 처음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살다가 나중에는 시카고에서 살다가, 일리노이 밑에 지방에서 살다가 뉴욕에서 살기도 하고. 또 여행을 통해 다양한 대륙별을 많이 다니다 보니 그 음악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고요. 가장 큰 건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오래 했었기 때문에 클래식적인 요소랑 재즈 그리고 월드 뮤직을 같이 담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두개의 소리’에서는 국악적인 요소도 들을 수 있는데, 이건 어떻게 나오게 된 거죠?

사실은 제가 미국에 오래 살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미국을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오히려 여기 나와서 살면서 한국이 그리워지고, 음식에 대한 집착도 더 심해졌고, 심지어 한국말에 대한 것도 그렇구요. 그러다 보니까 모든 게 머릿속에서 미화되면서 한국적인 거를 쫓아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17년도에 돌아가자마자 국악기들을 공부했고, 현대음악에  접목시켜 본다면 어떨까 하면서 만들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오히려 제도권 하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지 못했던 지식에 대한 갈망으로 새로운 음악으로 만들어 낸 거네요.

맞아요. 저는 학교를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다녔고, 한국 사회에서 계속 동떨어져 있다 보니까 2017년에 한국 돌아갔을 때는 어려운 말들이나 아카데믹한 단어들이 나오질 않더라구요. 다 영어로만 배워왔으니까. 그러면서 공부도 되게 많이 하고 책도 읽고, 역사 공부 같은 것들도 더 많이 했던 것 같고. 그런데 그렇게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계기는… 미국이 싫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애초에 한국이 안 맞으셨던 건가요? 아니면 한국의 교육 제도가 안 맞았던 건가요?

교육 제도가 안 맞았던 부분이 컸구요. 제가 티칭에 대한 꿈이 있는 이유도 그래서 가지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한국에서도 질 좋은 음악 교육,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음악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러려면 내가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해보고,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 해결점을 찾으셨는지요. 

그런데 막상 보니 여기도 똑같이 문제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선생님들에게 받은 충격적이었던 순간들이 조금씩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점이었죠?

‘너는 학생이고 나는 선생이야’ 같은 느낌이 없어요. 제가 멘토로 모시는 선생님은 70대가 된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30대 중반의 거의 신인 작곡가라고 할 수 있는 제가 하는 모든 것을 궁금해해요. 그러면서 제 공연을 보러 와요. 2시간씩 운전해서도 오세요.

또 이 악보를 제가 초연을 했다 하면 그 악보를 다 펼쳐놓고 “이 마디의 이건 왜 이렇게 했어? 이렇게 한 이유를 설명해 봐” 그러면 그걸 가지고 2시간씩 토론을 해요. 그리고 “야, 오늘 이 작곡가가 뭐 한다는데 내가 티켓 사줄 테니까 같이 갈래?” 해서 가면 인터미션에 또 공연에 대해서 토론을 해요. 그런 것들이 색달랐던 것 같아요. 정말 스승과 제자 같은 느낌. 너를 너무 아끼고, 너의 음악을 아끼고… 나에게 있는 걸 너한테 계속 나눠준다는 느낌이 굉장히 커요.

완전히 밀접한 상태로 교육이 진행되는 거네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주로 그랬고. 그리고 가끔은 제가 대학원에 나이가 좀 든 채로 시작을 하니까 한 3~4살 차이 나는 선생님들께 레슨을 받기도 했죠. 그럼 그들도 조금은 불편하죠. 그래도 코멘트도 해주고, 너는 이런 스타일이 이런 게 좋다는 이야기도 해주고. 제가 아무래도 곡도 쓰니까 그런(다양한) 멘션을 듣는다는 장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리베로시스’라는 이름과 ‘두개의 소리’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하셨어요. 두 개가 어떻게 다른지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리베로시스’는 기본적으로 첼로 바이올린이 앞에 서는 그런 밴드예요. 아르헨티나를 여행한 다음에 만든 그룹이라 처음에는 탱고 음악의 영향이 많았고 라틴 음악과 현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요소를 가미해 현악 연주자들이 즉흥 연주를 하는 그룹이죠. 말하자면 저한테 첫사랑 같은 밴드예요.

그런데 ‘두개의 소리’는 저의 정수 같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리베로시스를 작업할 때에는 단순히 여행에 대한 스토리나 거기에서 받았던 음악적 영감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사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말할 작품이 많이 없죠. 그런데 두개의 소리는 저를 완전히 휘청휘청거리게 만들었던 일생일대 사건들이 있던 때에 썼던 곡들로 채워졌거든요. 

‘두개의 소리’의 사운드는 말 그대로 국악과 양악, 두 개가 합쳐졌다라는 의미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럼 이 음악적인 구성이 에센스인 건가요? 아니면 메세지에 있어서 에센스인 건가요?

둘 다인 것 같아요. 이제 음악적인 부분이라고 하면, 제가 리베로시스 음악을 생각했을 때에는 ‘저의 음악’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들거든요. 그냥 ‘리베로시스’의 음악이죠. 그런데 ‘두개의 소리’ 음악을 생각했을 때는 ‘내 음악’이라는 마음이 되게 큰 것 같아요. 내 음악의 결과 가장 가깝고, 스토리에 대한 부분도 그렇죠. 그래서 두 질문 다 “예스”입니다.

<Evolving>에 수록된 곡들에는 ‘뱃노래’라든지, ‘공심’, ‘연’과 같은 동양적인 색채가 들어가 있는 제목과 구성이 담겨있어요. 어쩌다 국악에도 관심을 갖게 되신거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2017년도에 한국에 왔던 시점이 한국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게 커졌을 때였거든요. 사실 지금도 그래요. 제가 아무리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고 미국에 살아도 저는 정말 한국인이더라고요. 

그때즘 저를 돌아보니 제가 국악을 좋아한다는걸 알았어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동안 국악을 직접 배우고, 악기들을 보고 하면서 공부했었죠. 재밌는건 제가 쓰는 곡들에 있는 국악기의 사용 방식이 일반적인 방법과는 조금 다르거든요. 저는 그냥 이 악기를 월드 뮤직 악기의 일종이라고 보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소리를 탐구하는게 굉장히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이번에는 특히 25현 가야금을 처음 써보거든요. 그런 것들이 설레는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전통적인 방식으로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포인트에 ‘전통주의자’들이 가질 수 있는 의문 같은 것도 있잖아요. 의구심과 지탄…?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세요?

저는 제 음악을 한국 음악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저는 한국 작곡가고, 한국의 정서를 기반으로 만든 음악이니까요. 하지만 한국 전통 음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것과는 전혀 별개의 장르라고 생각을 해요. 

물론 국악의 리듬이나 선율, 그리고 그 악기가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주법이나 이런 것들을 연구하는 게 작곡가로서의 책무이기는 하죠. 하지만 그것을 벗어나는 과정이 현 시대를 살아 가는 창작 음악을 하는 작곡가로서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안 그러면 우리는 똑같은 것만 반복하고, 상상력이 좁아질 것이고, 그걸 답습하는 일로는 예술계 자체가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걸 하면서 재미있네 재미없네를 계속 반복해서 해보는 거가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현대 음악이라는 장르는 왜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저한테는 현대 음악이 저의 상상력을 많이 넓혀줬어요. 그리고 예술가에게 가장 필요한 게 있다면  상상력이라고 생각하구요. 넓은 상상력, 좋은 상상력, 나쁜 상상력을 통해 관객들한테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해요.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어요”를 현대 음악이 넓혀주는 것 같아요.

예술가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받아들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를 수 있잖아요. 특히나 한국에서 현대 음악의 저변이 넓지 않다보니 관객과의 소통이 많이 어려우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해외에서 공연을 하실 때와 한국에서 공연을 하실 때 느끼시는 차이점도 좀 있으신가요?

있죠. 제가 한국에서 활동할 때 연주자들이 많이 했던 말이 “이거 너무 어려워서 관객들이 안 좋아해. 어려운 음악 안 들어”였어요. 제일 많이 들었던 말도 “팔리지도 않는 음악, 어려운 음악”이었죠. 그때는 그게 상처였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한국에 계신 관객들에게는 선택지가 적었던거예요. 한 가지 채널밖에 들어오지 않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편한 채널을 계속 이용한 것이고. 

저는 예술에는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예술은 예술가뿐 아니라 듣는 사람도 상상하게 만들어야 되는데, 그래서 다양한 맛을 계속 줄 수 있어야 되는데 한국에서는 그 부분이 막혀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이유일 뿐이지 관객이 바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좋은 음악은 좋은 음악이고 아닌 음악은 아닌 음악이에요. 좋은 음악은 무조건 관객이 듣고 좋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건 인종과 상관 없어요. 단지 유럽의 관객들에게는 그간 선택지가 너무 많았어서 그거를 오픈 마인드로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예요. 한국은 아직 그 부분이 발전되지 않은 상태일 뿐이라고만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한국 시장에 그런 선택지가 생겨야 된다고 보고요.

연주하실 때 좀 관객을 의식하는 편이세요? 내 연주를 잘 들어주고 좋아하고 있는가 이런 생각을?

생그냥 본능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다만 그런 생각은 좀 해본 적이 있어요. 이 관객들은 어쩌면 내 음악이 좋은 게 아닐 수도 있겠다, 그냥 ‘내가 좋아서 있는 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 그러다보니 그분들의 시간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거는 가장 나다운 걸 보여주고 최선을 다해서 연주하는 것밖에 없더라고요. 관객들이 좋아할 걸 연주하는 게 아니라 가장 저다운 연주를 혼신의 힘을 다해서… 그럴때면 항상 좋아해줬던 것 같아요.

‘두개의 소리’ 같은 경우는 한 번에 곡 전체를 다 쓰시는 건가요? 아니면 날마다 조금씩 단계별로 발전을 시켜 나가는 건가요?

단계라 하면?

예를 들면, A-B-C-D 파트가 있다면 처음 모티브는 A파트에 넣고, 나중에 떠오르는 모티브는 B에 넣고 하는 것처럼 조립식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한 번에 전체 그림이 떠올라서 쭉 곡을 쓰시는건지요.

저는 이때까지 곡을 쓴 이레로 항상 이렇게 해왔는데, 우선 텍스트를 가지고 전체적인 맵을 만들어요. A는 이렇게해서 어떤 악기가 무엇을 만든다. B는 이렇게 간다. 노트 세개를 모티브로 해서 전 곡을 끌고간다… 이렇게 전부 글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죠. 그걸 기반으로 해서 계속 발전시키거나 깎아내거나 새로운 것들을 넣으면서 구성을 마치면 그 위에 악기 구성과 편곡 계획들을 매치시키죠.

텍스트로 모티브 맵을 쓰는건 배우신 방법인가요?

일리노이 대학 다닐 때에 클래식과 수업도 열심히 들었는데요. 그때 작곡 선생님이 10분짜리 곡 또는  오케스트라가 다 들어 있는 곡들 더 긴 곡들을 쓰게 될 테니, 그러려면 형식을 미리 계획해 갖추어야 된다고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작곡을 가르칠 때는 그것부터 해오라고 하는 편이죠.

거기에는 음표를 하나도 안 그리는 건가요?

처음에는 안 그려요. ‘어떤 느낌이다’ 라는 단어로만 써요. 다만 중간에 모티브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옆에 살짝 적어두죠. 후에 본격적으로 스케치를 시작할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들을 넣기 시작하죠.

제가 궁금한 건… 내가 적어둔 아이디어와 내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일치하는가? 하는거죠.

안 해요.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데, 가이드라인만 돼 줄 뿐이예요.

그러면 표제음악의 세계에서는 언제나 음악 자체와 제목 또는 메시지가 일치한다라고 할 수 없는거잖아요. 

그렇죠. 네.

근데 아까 전에 “두개의 소리는 나의 정수같은 음악이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음악적인 내용과 메시지적인 내용 중에 무엇 때문에 ‘정수’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거를 다 적어놓고 보면 제가 의도한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아요. 애초에 의도한 대로 되는 거는 한 가지도 없잖아요. 제 인생에서도 아무것도  컨트롤 할 수 없어요.

만약 작업하다가 마음에 안 들어서 수정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수정을 거치다 보면 처음 의도한 거랑 달라지기도 해요. 그럼에도 기본적인 코어나 핵심은 가지고 있어야 돼요. 저는 보통 제목을 먼저 짓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목을 먼저 제시해야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거죠. 이후 3~4장의 맵을 만들고 스케치를 하다보면 분명 아이디어가 조금 변할 수는 있지만 메시지에 대한 정서는 그 곡 안에서 계속 가지고 가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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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이죠. ‘두개의 소리’로 쇼케이스를 열게 되셨는데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진 무대인지요.

저는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 선생님을 저의 또 다른 멘토라고 생각하면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선생님을 위해서 곡을 쓰고, 선생님하고 같은 무대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 제가 굉장히 숙원하던 일이에요. 그 꿈을 위해 여러차례 지원 사업을 시도해왔구요. 올해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을 통해 시작을 열게 되었죠. 제 음악 인생에 있어서 되게 중요하게 기억이 될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멤버 구성도 지금 해외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과는 다르겠군요.

그렇죠. <Evolving>앨범을 녹음한 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하구요. 제가 원래 지휘를 하는데 이번에는 피아노도 같이 연주하게 됐어요. 앨범 곡들과 새롭게 발표할 곡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개의 소리’ 팀은 합주 과정이 되게 혹독해요. 엄청나게… 그래서 그게 또 저는 기대되거든요.

얼마나 혹독한지 궁금해지는데요.

조금… 살벌하죠 ㅎㅎ 그리고 리허설 분위기가 각국마다 되게 많이 달라요. 그것도 재밌는 부분이죠.

어떻게 다른가요?

한국에서의 리허설은 조금 더 딱딱하고 엄숙한 느낌이 있어요. 다정다감함이 없고. 그런데 리허설 끝나고 나면 엄청 재밌어지죠. 리허설 때는 농담 하나도 안 하지만 끝나면 농담도 되게 많이 하구요.

유럽 연주자들과의 리허설에서는 연주자들이 오히려 저한테 음악적인 제시를 많이 했어요. “이 부분은 이렇게 해보면 어때? 내가 이거는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음악적 표현을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하면서 제안을 해주더라고요. 처음에는 왜 내가 쓴 곡에 이래라저래라야 싶었는데 하다보니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하는 말이 음악적으로 말이 되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되게 많이 배웠죠. “그래, 그렇게 할 수 있겠네” 하면서요. 

그런데 뉴욕에서는 전적으로 리더 말을 다 따라야 돼요. 리더의 말은 곧 법이다. 특히 라지 앙상블 하는 거는 정말 프로페셔널 하게 진행돼요. 기본적으로 악보를 읽는 스킬이 너무 좋으니까 거의 기계처럼 읽어내버리거든요. 그래서 진행은 엄청나게 빠르지만, 세세한 디테일을 다듬을 시간은 좀 부족해요. 왜냐면 여긴 ‘Time is Money’거든요. 더 붙잡으려면 돈을 더 줘야해요. 그러니 '할 수 있는 만큼만 재빠르게 해서 맞추고 끝냅시다'라는 느낌의 분위기죠.

재밌네요 ㅎㅎ 쇼케이스에서 기대하시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그간 ‘두개의 소리’ 공연을 많이 못 해봤어요. 코로나때 인원 제한이 있어서 20명의 관객만 받을 수 있었고, 뉴욕 가기 직전에도 한번 공연을 열었는데 많은 관객이 오진 못했죠. 그래서 이번에는 되도록 많이 보러 오시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되게 큰데, 왜냐면 연주자들이 즐겁게 연주했으면 좋겠거든요. 멤버들이 좀 더 힘내서 연주할 수 있게 되면 더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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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에 초대합니다 🌺

11월 29일 오후 7시, 서교스퀘어에서 열리는 <김이슬의 두개의 소리, 이방인(Stranger)> 공연 초대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 선정작으로 열리는 이번 쇼케이스는 한국의 전통 음악과 서양 현대음악 사이에서 다양한 소리의 공존과 대화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피아노, 가야금, 해금, 대금, 플룻, 바이올린, 첼로, 드럼, 베이스, 보컬로 이루어진 11명의 연주자가 함께 하는 멋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단 하루의 기회를 꼭 잡아보세요 :)

쇼케이스 관람을 희망하시는 분은 댓글로 간단한 기대평을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두 분께 2인 초대권을 증정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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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도슨트의 뉴스레터

    0
    about 1 month 전

    <김이슬의 두개의소리, 이방인> 쇼케이스 초대 이벤트 - 일시 : 11월 29일 오후 7시 - 장소 : 서교스퀘어 (합정역 3번출구) - 이벤트 마감일 : 11월 17일 월요일 기대평을 남겨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두 분께 1인 2매 초대권을 보내드립니다 :)

    ㄴ 답글
  • 유리의 프로필 이미지

    유리

    0
    27 days 전

    이야🫣 드디어!!! 저번에는 3살 아이와함께 너무 좋은 공연을 즐겼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기대가 됩니다~ 한국 조심히 들어오세요 기다릴게요!!!!

    ㄴ 답글 (1)
  • 🙂의 프로필 이미지

    🙂

    0
    27 days 전

    개인적으로 한국의 전통악기가 내는 소리를 참 좋아하는데요. 그동안 본 적 없는 '한국의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공존'이 어떻게 그려질지 굉장히 기대됩니다! 연주자들이 즐겁게 연주하도록 만드는 관객이 되어보고 싶네요🙂

    ㄴ 답글 (4)
  • 동그라미의 프로필 이미지

    동그라미

    0
    27 days 전

    작년 공연도 정말 즐겁게 관람했어요. 이국적인 분위기에 흥이 절로 났는데, 이번에는 전통음악과의 조화라니 더욱 기대됩니다. 최근에는 접했던 밴드와 판소리의 조화도 좋던데 재즈와 전통음악이 어우러진 무대는 또 어떤 색다른 감동을 줄지 정말 궁금하네요!

    ㄴ 답글 (3)
  • YJ의 프로필 이미지

    YJ

    0
    24 days 전

    동서양의 소리를 결합한 ‘두개의 소리’라는 접근이 신선하게 느껴지네요,기회가 된다면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ㄴ 답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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