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널빤지 다리'였던 내가 이세계에선 IT기업 성지?

오늘 지명수배에서는 두 곳의 지명을 다룹니다.

1️⃣ 판교
2️⃣ 광교

2기 신도시 중 가장 집값이 비싼 곳 TOP3이 어딘지 아시나요? 2021년 자료에 따르면1위는 판교신도시, 2위는 위례신도시, 3위는 광교신도시였다고 합니다. 위례신도시야 서울하고 원체 가까우니 그럴 수밖에 없겠고, 다른 도시들도 대충 왜 그럴지 예상이 가시죠?

판교는 신분당선, 수인분당선, 경강선 등 세 노선이나 들어선 판교역이 있고요. 이 역을 주변으로 유명 IT 기업들이 터를 잡고 있는 사무지구가 널따랗게 들어서 있죠. 광교는 거리상으로는 서울에서 제일 멀지만, 판교와 마찬가지로 신분당선으로 연결돼 있어 서울과의 접근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경기도청도 얼마 전 들어섰고요. 비쌀 만하네요. 집값이 비싸다고 다루는 것은 아니고, 판교와 광교, 둘 다 '교'자 돌림이길래 지명의 유래를 같이 다루면 재밌을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1️⃣ 판교: 널빤지로 만든 다리 

판교라는 이름은 주변의 지형과 관련이 있습니다. 용인과 성남을 거쳐, 서울 한강까지 흐르는 하천인 탄천의 하류 중에 '운중천'이 있는데요. 판교 지역에 흐르던 운중천은 자주 범람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는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마을 주민들이 널빤지를 깔아 임시로 다리를 만들어 이용했는데, 이를 '널빤지 다리', 혹은 '널다리'라고 부르던 데서 판교라는 이름이 유래됐습니다. 순우리말로는 '너더리'라고 했는데요. 널다리를 한자로 바꾸면 바로 판교板橋가 됩니다.

또 다른 설로는 널다리의 '널'이 넓다 혹은 늘어졌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했기 때문에 넓은 들이라고 부르던 것이 '널드리', 혹은 '너더리'가 되었고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지금의 판교板橋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2️⃣ 광교: 부처의 빛나는 가르침

수원과 용인 일대에 위치한 광교신도시는 수원에 있는 '광교산'에서 그 이름을 따왔습니다. 원래 이름은 '광악산'이었으나, 그 유명한 태조 왕건이 광교산으로 명명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역사 이야기를 살짝 해야 합니다. 928년 고려의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을 치고 수도로 돌아가는 길에, 이 산에서 광채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그걸 보고 '부처의 가르침을 주는 산'이라고 해서 빛 광光에 가르칠 교敎를 써 광교산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고려야사(高麗野史)에서 전해지는 내용인데… 사실 정확한 기록을 찾기가 힘든 내용이랍니다.

1987년 경기도에서 발간한 <지명유래집>에는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또한 전설(?)과 같은 이야기인데요. 옛날에 수도를 많이 한 도사가 이 산에 머무르면서 제자들을 올바르게 가르쳐 후세에 빛이 되었다고 하여 '광교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설입니다. 차라리 왕건 이야기가 나은가요…?

처음 2기 신도시 계획이 수립됐을 때 이곳의 이름은 이의신도시였다고 합니다. 수원에 있는 이의동의 이름을 땄는데요. 나중에 용인시가 편입되면서 공모를 통해 광교라는 이름을 정했다고 하네요.

참고자료

🛤 오늘의 지명 복습

판교: '널빤지 다리'를 한자로 만든 이름.
광교: 부처의 가르침을 주는 산이라는 광교산에서 따 온 지명. 태조왕건이 지었다는 설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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