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X) 분당(O) 살아요…본체보다 커진 지명

오늘 지명수배에서는 두 곳의 지명을 다룹니다.

1️⃣ 분당
2️⃣ 일산

경상도 출신인 제가 서울에 올라왔을 때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분당, 일산, 동탄 등 경기 지역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나중에야 그곳들이 신도시 개발 계획에 의해 몸집이 커진 도시들이라는 걸 알게 됐죠. 더 나중에는 성남시, 고양시, 화성시 등의 일부분이라는 것까지 알게 됐습니다.

그쪽 출신들이 다 '분당 산다', '일산 산다'고 하니 행정구역을 제대로 알 수가 없었던 건데요.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구별짓기니 집값 떨어지기 때문이라느니 말은 많지만 지명수배가 사회적인 내용을 다루는 곳은 아니니 접어두고요. 정말 딱 지명 이야기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다룰 분당, 일산 두 곳은 모두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 개발된 1기 신도시들입니다. 다음 호에서는 2, 3기 신도시까지 다뤄보려고 합니다.

1️⃣ 분당: 바람이 분당~ 아님..

분당이라는 이름은 일제에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을 할 때 만들어진 이름인데요. 주변에 있던 분점리(盆店里)의 '분'자와 당우리(唐隅里)의 ‘당’자를 따서 '분당리'라고 칭하게 된 것이 지금 분당이라는 이름의 기원입니다.

그렇다면 분점리와 당우리의 유래를 찾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분점리의 '분'은 동이 분盆인데요. 물을 뜨던 동이를 만들던(옹기 굽는) 곳이 있었다는 데서 '분점리'가 되었다고 하고요. (양동이가 서양에서 온 동이라고 해서 양동이랍니다) 당우리는 과거 신을 모시던 당집이 있었다는 데서 '당모퉁이 동네'라고 불렀고, 이후 이 지명이 '당마루', 혹은 '당모루'로 변했다가 '당우리'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원래 분당은 성남 남단녹지로 불리던 곳으로, 건축행위가 제한된 지역이었는데요. 강남 등의 서울 도심과 거리가 멀지 않고 경부고속도로로 교통이 원활했기 때문에 1기 신도시의 가장 큰 개발 지구로 낙점되었다고 합니다. 자부심(?)이 있을 만할지도…?

2️⃣ 일산: 한산마을 -> 일산마을

일산이라는 이름이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건 (또) 일제시대입니다. 일제가 경의선 철도를 만들고 이 지역 인근에 역을 설치했는데요. 이때 주변에 있던 '한산마을'을 한자로 바꾸어 일산(一山)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고요. 또 다른 설로는 인근의 가장 큰 산이 고봉산 하나밖에 없었다고 해서 일제 전부터 일산이라고 썼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기록을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전자가 맞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참, 일산의 본체인 고양시의 '고'는 고봉산(고봉민 아님)에서 온 지명입니다. 고봉산의 고와 덕양구의 양을 합쳐 고양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고려시대 때 고봉, 덕양 정도로 부르다가 조선 태종 때 고봉현과 덕양현 둘을 합쳐 고양시로 불렀다고 하네요. 덕양이라는 지명은 지금도 '덕양구'로 남아 있답니다.

참고자료

🛤 오늘의 지명 복습

분당: 분점리와 당우리를 합쳐 만들어진 이름.
일산: 큰 산이 하나 있었다고 해서 일산? 혹은 한산마을이 변해 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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