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보다 보면 동기부여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인스타그램, 브런치, 유튜브 등등 제각각의 사람들이 입을 모아 비슷한 말을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느니 돈 버는 사람들의 특징은 이렇다느니 직장에서는 이렇게 굴어야 하고 사람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며... 온갖 이야기들을 정답이라고 제시합니다. 예전에 개천용을 위시한 자기계발서들이 인기를 얻은 것처럼 요즘은 일잘러나 회사밖에서 성공한 일을 다룬 전자책과 강의들이 유행인가 싶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 말들에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있고,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누군가에겐 필요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그런 말들에 동의를 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이야기에 열광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지나친 확신에서 비롯한 말들에 상처입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왜 이리 이런 류의 이야기는 꾸준히 인기있을까 의문이었습니다. 특히 이같은 메시지는 극단적일수록 더 인기가 좋더라고요. 빛이 밝으면 그림자가 진한 것처럼 이같은 말들이 많은 안티를 양성하는 가운데 단단한 코어 팬도 만들어내더군요.
저는 종종 블로그나 브런치를 통해 그런 메신저들의 이야기를 읽는데요.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보다도 이처럼 강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근간이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옳다'는 확신 때문인지 내가 옳지는 않아도 나의 삶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인지. 혹은 이런 메시지가 돈이 되기 때문인지? 저는 매사에 확신을 가지는 걸 걱정하고, 계속 되짚어보기 때문에 그들처럼 확신어린 말을 하는 게 어쩌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생각에 확고한 믿음을 갖고, 널리 공유돼도 개의치 않아 하는 자신감을요.
아무튼 메신저의 성향말고 메시지 자체에 열광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생각해 보니 의외로 사주팔자와도 이게 맞닿아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각종 운세 보는 걸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 운세를 보는 이유는 확신을 얻고 싶어서입니다. 이미 내가 마음 속으로 정한 길로 가도 좋다거나 지금 안 맞는 이 일이 태초부터 나와 안 맞는 운명이었다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를요. 그러면서 '너 잘하고 있어', 혹은 '너 잘 될 거야'라는 한 마디 말을 남의 입을 빌어 듣고 싶은 마음이죠.
확신에 찬 메신저들의 말을 구독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이 아닐까요. 마음 속에서 이런 류의 생각을 혼자 하다가, 누군가 그게 맞다고 강력하게 말하는 것을 보면서 '이 길이 맞다'는 생각에 확신을 얻기 위해서?! 혹은 이렇게 해서 성공한 '이 사람'처럼 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누군가의 생각에 동조해서, 혹은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 타인을 구독해 본 적이 없어서 사실 이 판단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구독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류의 글들을 읽다보면 지금의 제 삶은 모두 틀렸다고 하는 것만 같아 별로 안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너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못 들어서 나오는 불만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제 삶의 방식이 그들과 비슷하다면, 혹은 내심 그렇게 살고 싶었다면 귀를 쫑긋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다가 또 제 성향에 꼭맞는 누군가를 발견한다면 팔로우업하면서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그의 행적을 좇을지도 모를 일이죠.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길게 풀어놓은 까닭은 문득 인스타그램에 3년차 때 해야 할 것, 지금 안 하면 늦은 것, 20대를 후회없이 보내는 법 어쩌구 저쩌구 투성이의 썸네일에 질려버렸기 때문입니다. 속으로 그렇게 좋으면 혼자 하시지!? 라는 삐뚠 마음을 숨기며 (이미 구독자님께 이렇게 고래고래 말해버렸지만..) 겉으로는 그러려니 해봅니다. 그러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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