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초의 기억

2022.06.01 | 조회 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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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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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국제학술지 ‘메모리’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이 2.5살 때라는 것인데요. 재밌는 건 실험 결과, 사람들에게 최초 기억을 물은 뒤 그 다음 몇 번 더 물으면 더더 오래된 기억들을 떠올린다고 해요.

 

저는 4살 때의 기억이 아직 생생히 나요. 한국식 나이로 4살이고, 봄이었으니 만으로는 2살이었겠네요. 부끄럽게도 첫 기억은 박박 떼를 쓰는 모습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이사 간 집 옆집에는 동갑내기 친구, 동현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옆집에다가 동갑, 이기려 드는 저랑 잘 져주는 동현이는 서로 인생의 첫 친구로 지내왔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듯이 서로의 집에 놀러갔죠. 내복만 입고 옆집 문을 두드려 그 집에서 밥을 먹고 나면 둘이 같이 우리 집으로 와서 오빠 방이며 이모 방이며 쏘다니며 놀았습니다.

 

그런데 4살, 동현이는 어린이집으로 떠났습니다. 제겐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죠. 나도 어린이집 보내 달라고 엄마를 붙잡고 내내 울었습니다. 이변은 없었고 저는 5살 때부터 동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함께 다니게 됐습니다.

글을 쓰다 문득 그때 왜, 어린이집에 안 보내줬는지 궁금해져 엄마한테 물어봤습니다.

 

엄마, 나는 왜 5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냈어?

 

"나는 너무 일찍 보내고 싶진 않더라, 서너살 때까진 엄마랑 같이 집에서 놀고, 여행 다니는 게 좋은 것 같더라고. 엄마가 너를 더 끼고 놀고 싶었나봐. 또 엄마가 집에 있는데 굳이 보내야 하나 싶기도 했고."

"오빠는 어린이집 4살 때부터 다녔는데 너무 일찍 보내니까 엄마는 아쉽더라고.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때는 맞벌이거나, 집에 애가 많거나 해서 집에서 보기 힘들면 어린이집 보내는 경우가 많았거든."

"근데 어린이집 안 보내고 집에 은물 쌤 오셨었잖아? 미술도 영어도 선생님들 오셨었는데? 너 채린이랑 같이 수업 들었잖아."

 

냅다 전화 걸어서 나 왜 어린이집 안 보냈어? 물었다가 본전도 못 찾은 썰 풉니다. 대신 예상치 못한 감동을 얻었네요. 저는 어린이집 신청을 못했다거나, 당시 집안 사정이 어려워 보낼 형편이 안 됐다거나 한 이유를 생각했었는데..🤔

최초의 기억이 한 순간만 있고 그 뒷 이야기들은 모두 잊었나 보네요.

자식 키워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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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ver 2 year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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