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나의 호시절이라면

2024.08.28 | 조회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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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 대체 노는 일은 왜 질리지도 않는지 의문입니다. 개강을 한 주 앞둔 저는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노는 중입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모든 집단에서 만난 사람들과 얼굴 도장을 찍고 있습니다. 개강 직전 날은 갑자기 친구와 밤 기차 여행도 예약했습니다. 마치 20살처럼 늦은 밤 기차로 가서 일출 보고 올 예정입니다.

그렇게 놀다 보면 지칠 만도 한데 사람 만나는 건 여전히 좋고, 나가 노는 건 질리지도 않습니다. 놀 시간이 모자란 게 슬플 따름입니다.

재미있는 건 입학 전에 전혀 예상 못했는데, 의외로 대학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가까워졌다는 겁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새 얼굴들이라 그런지 같이 시간을 보낼 때면 정말 새내기라도 된 기분이라서일까요. 밖에서는 어쨌든 직장인이나 28살이라든가 주어진 직책과 역할에 맞게 지낸다면, 학교에서는 어쨌든 모두 학생이라는 똑같은 이름 아래 지내서일까요. 아무튼 좋습니다.

그마저도 따지고 보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길어야 2년인 시간을 어찌하면 알뜰살뜰하게 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처럼 보내면 될 것 같기는 한데 동시에 지금보다 더 잘 보내고 싶은 욕심이 자라나 봅니다.

어쩌면 저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이라는 걸요. 미혼이라 책임질 가정도 없고, 도전에 사회적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나이고, 둘러싼 환경도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지금이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가 더 들고 직급이 올라가고, 부모님이 경제 활동을 중단하고, 그러니까 이 모든 말을 하나로 합치자면 제가 책임져야 할 대상이 오직 저뿐만이 아닌 시기가 오면 지금과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없겠죠.

여러모로 요즈음이 아마 제 인생에서 몇번 더 오지 않을 호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예 오지 않을 거라곤 생각 않고요^.^ 그래서 지금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들은 더더욱 주변의 말들에 좌우되지 않고 하려고 합니다. 늘 마음이 휘둘리기는 하지만 끝내 선택은 휘둘리지 않았던 스스로를 믿어보면서요. 라고 말을 하지만 매번 겁도 나고 그냥 다 때려치고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들지만요🥹

아무렴 호시절을 잘 보내는 방법은 따로 없습니다. 구독자님도 아시다시피 우리는 늘 호시절을 보낼 때는 좋은 시절일지 모르다가 언젠가 되돌아보며 그때가 좋은 시절이었다며 회상하곤 하잖아요. 그럴 바엔 그냥 매 순간이 언젠가의 호시절일 거라 생각하고 기왕이면 재미있게 사는 편이 좋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제가 지금 진실로 성인이 된 이래 걱정없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겠지만요. 원래 힘든 일이 하나 생기면 이런 생각도 못하고 당장 주어진 현실을 마주하는 것만 해도 지치니까요.

또 이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당장 내일 끝날 수도 있고, 오늘 밤에 끝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잡념에 빠지기보다는 그냥 오늘을 잘 보내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독자님도 오늘이 언젠가 돌아보면 분명 호시절일 테니 좋은 일과 생각으로만 꽉 채워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진심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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