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생각보다 '별' 일이 많이 없다

2023.12.15 | 조회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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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그냥 짜치는 하나의 해프닝일뿐이야."

어김없이 무언가에 속이 상해서 징징거리는 말들을 쏟아내던 제게 한 친구가 들려준 말입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분명 제게는 심각한 일이고, 마음이 상했기 때문에 털어놓는 말인데 그저 '짜치는' '하나의' '해프닝'일 뿐이라는 말에 서운함도 불쑥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정말로 잠시뒤에 그 말에 위안을 받는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지금 내게 닥친 이 일을 크고 힘든 일이라 생각해봤자 스스로에게 이로울 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게 힘든 일이 내게 일어났다면 오히려 더 불행해지기 마련이고, 자기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놔두는 것밖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일을 그저 하나의 짜치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하면 이것 참, 별 거 아닌 일이 됩니다. 그냥 그런 일 중에 하나가 일어났을 뿐이고, 여기에 대해 상처를 받을 필요도 없고 더는 신경을 쓸 필요도 없어집니다. 그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그저 그런 일에 불과하니까요.

그 뒤부터 저는 무언가 힘든 일이 생길 때, 의식적으로 그저 짜치는 하나의 해프닝이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재밌는 건 정말로 제게 일어나는 일의 대다수는 짜치는 하나의 해프닝일뿐이라는 점입니다. 세상에 저만 겪은 일도 없고, 제게만 일어나는 일도 없습니다. 지금 제가 겪는 일은 제 주변의 대다수가 이미 겪은 일, 혹은 추후 겪을 일이고 그 양상이 조금씩 다를 뿐이지만 불행의 크기가거나 상처의 깊이가 다르지는 않죠. 그저 우리는 서로의 일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내 일'이 가장 크고 힘든 일이 되는 것뿐입니다.

이를 알 수 있는 건 주변 친구들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만난 선배들, 그리고 당장 부모님께만 이야기를 들어봐도 누구나,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경험한 일들이 태반입니다. 40년 전, 나아가 400년 전의 누군가도 같은 이유로 비슷한 감정에 잠겼을지 모를 일이이죠.

아무튼 그렇게 짜치는 해프닝들을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우리가 됐으면 합니다. 매번 그런 일들에 마음을 쏟는 건 너무 힘드니까요. 라고 말하면서 매번 스스로에게 닥치는 일들을 잘 헤쳐가는 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저입니다. 구독자님은 어떠신가요. 맞닥뜨린 일들을 좀더 담대하게 헤쳐가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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