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밤입니다, 구독자님. 지난 편지에 제 장래희망(after 70)이 삐에로라는 사실을 고백한 지 얼마 안돼서 직장 동료에게 서커스를 보러 가자는 제안을 받았는데요. 회사에서는 꽁꽁 숨겼는데 어떻게 이런 달콤한 제안을 주셨나 싶은 기쁜 마음에 냅다 삐밍아웃을 했답니다. 서커스 공연까진 아직 한참 남긴 했지만 보고 오면 꼭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이런 게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일까요? 삐에로를 꿈꾸자 서커스를 보러 가게 되는 .. (?)
고통은 창작의 어머니라고들 하는데 일상에 고통이 없어서인지 글이 잘 쓰이지 않는 요즘입니다. 한때는 글밥 먹고 살고 싶다며, 글을 평생 쓰고 싶다는 사무치는 마음으로 살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 그 시절은 흐릿해집니다. 그렇다고 글을 아예 안 쓰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기획일을 하면서 각종 보고서는 또 매일같이 쓰고 있지만 구독자님도 아시다시피 그 글과 그 글은 영 다르지 않습니까.
모든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글 하나로 풀어냈던 예전을 떠올리다 보면 지금이 못내 서글퍼지기도 하지만은... 한편으론 그렇게나 풀어내고 싶은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평생을 감정을 풍부하게 느끼며 살고 싶었던 터라 아쉽긴 합니다만 늘 그랬듯 이런 시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기에 아마 난생 처음 겪는 이처럼 고요한 시기를 이것대로 잘 보내려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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