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나서

2023.10.10 | 조회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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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실은 당분간은 연휴가 없다는 생각에 마냥 좋지만은 않은 아침이긴 합니다. 쉬는 데 익숙해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놀고 먹고 자는 게 가장 좋은 듯합니다. 정말 노는 것은 아무리 해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어쩌면 아직 질릴만큼 놀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죽기 전에 한번은 꼭 질릴 때까지 놀아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오랜만의 화요일을 맞이합니다.

저는 지난 금요일, 꽤 오래 준비했던 한 과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돌입한지는 두어달쯤이지만 머릿속으로 구상했던 기간을 포함하면 거즌 2년이 넘는 시간인데요. 늘상 말로만 하던 막연한 이야기의 1단계를 넘어섰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은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음 번엔 좀더 쉽게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게 뭔지는 완전히 발표가 나면 구독자님께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하하.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만큼 (물론 조금은 하겠지만은) 덤덤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일이 제게 주는 의미는 결심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일을 선택하는 게 내가 잘한 일인지, 후회하지는 않을지, 과연 시작을 해도 될지 고민한 시간이 길었습니다. 여전히 새로운 시작을 할 때의 매몰비용과 기회비용을 뒤돌아보게 되기는 하지만 그보다도 이 일을 시작하면서 앞으로 기대되는 것들이 훨씬 더 큽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재미는 있을 것 같아요. 이 일을 하고 있는 20년 뒤, 30년 뒤 제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지는 않지만 뭐라도 하고 있을 것이란 확신도 들고요. 그거면 충분하겠다 싶었습니다.

또,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이 일이 그닥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위안이 됩니다. 인생의 선로를 바꿀 선택을 한다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했고 그랬기에 더 신중하게 판단하기도 했는데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마냥 그럴 것 같지도 않더라고요. 영 아니다 싶으면 중간에 관둬도 되고, 한 5년쯤 했는데 그제서야 별로다 싶으면 그때 또 다른 길을 가도 굶어 죽지는 않겠죠. 그때 되면 또 그때 새로 알게 되는 길도 있고, 새롭게 보이는 눈도 생기겠죠.

그러니 너무 무겁게 여기지 말고 20대의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길을 걷는다면 30대, 40대의 나도 그 선택을 너무 미워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하고 싶었는데 이런 저런 핑계들로 시작을 못했다면 그 미련을 더욱 미워하지 않았을까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스스로 후회되는 선택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늘상 말씀하시듯 지 하고 싶은 대로^,^ 살아왔거든요. 그렇게 만들어진 현재가 마음에 든다면 아마 그렇게 만들어갈 미래도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말이 길어지는 건 어쩌면 마음 속에 아직 불안함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우하하. 아무튼 한 고비는 넘겼습니다. 다음 고비들도 차차 넘겨보겠습니다.

구독자님,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서늘해진 날씨를 충분히 즐기면서 보내봅시다.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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