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와 다른 나를 인정하기까지

오늘 조잘조잘은 객원 필자가 보내는 편지입니다.

2024.01.10 | 조회 186 |
2
|

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조잘조잘의 대학친구 0개국어 입니다. 23년을 마무리하며 저를 정리하는 시간을 오래 가졌습니다. 지난해에 뉴스레터 주인장에게 두 가지 주제로 글 제안을 받았는데 자신이 없어 한참을 미루다가… 연초인 만큼 저를 돌아본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을 만나면 연말은 지나온 한 해를 뒤돌아 보고 그 동안 자신이 해낸 게 없는것 같아 우울해진다는 듣곤 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저에게 어떻게 그렇게 하고싶은 걸 찾고 진행해가는지에 대해서 묻더군요. 돌이켜보니 주류와 다른 나를 인정하고 다르니깐 그냥 하고싶은걸 하자 라는 마인드에서 시작하는 모습때문에 그렇게 보였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치원때부터 저는 남들과 다르다는걸 스스로 어느정도 알았습니다. 일년에 유치원을 6개월도 안 가고, 부모님은 맞벌이시라 일가시면 집에서 그림그리고 수학문제풀고 책 읽고 그렇게 혼자 있던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초등학교때 미국으로 가족도 없이 혼자 홈스테이를 가게 되었습니다.

학교와 학원을 다니며 처음으로 인종차별도 당해보고 좋은 외국인 친구들, 선생님들을 만나며 다양하고 넓은 세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내가 한국에서 달라서 힘들다고 생각했던 게 여기서는 그냥 다양한 사람중 하나 같아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도 가고 싶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틀에 박힌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답답함은 쌓여나갔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표출하는 법을 알지 못한 채로 어른이 됐도, 20살 때 크게 쓰러져서 큰 병원에 2주간 입원하면서 알았어요. 스스로 마음을 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ㅎㅎ 그때 늦게라도 알게 된 것인지 일찍 알게 된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는 2년간 대학교를 다니며 한 번 더 한국에서의 나는 ‘다르다’ 라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좋게 표현해주는 친구들은 그릇이 크다고 해주지만 저는 어떻게보면 주류와 다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또 혼자 스스로 방황하다가 22살때에 더 크게 쓰러지면서 휴학도 하고 일년정도는 지하철만 타면 구토를 하고 다닐만큼 몸이 안 좋았습니다.

아프면서 타인의 시선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한국에서의 주류와 다르다는 걸 이상하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나를 인정하고 남의 시선을 헤쳐보고자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은 특이해보이더라도 도전해보며 정답이라고 강요된 길과는 다소 다른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 있는 대학을 졸업 후, 조금은 갑작스럽게 연고가 없는 헝가리로 떠나 약 1년 동안 외노자로 살아보았습니다. 학생이 아니라 사회생활로 외국에 혼자 놓이니 부딪혀야 하는 것들이 많아졌지만 그 덕분에 한국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고 자신감도 얻어왔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보통 같은 학교를 졸업한 대부분이 입사하는 대기업과 공기업과는 다르게 외국계 투자은행에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그저 스스로를 무시하고 억제했더라면,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 현재 회사에 못 왔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구독자님께도 하고 싶은 건 바로 해보고 스스로를 알아가라고 말하고싶습니다. 결국은 일단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많으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를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고, 나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나에게만 주어졌다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둔다 中 -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조잘조잘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나무야

    0
    10 months 전

    언젠가 부터 주류가 아닌 저를 인정하고, "우리 회사 돌+I는 나야!"라며... 그 덕분에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잘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ㄴ 답글 (1)
© 2024 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뉴스레터 문의jojal.official@gmail.com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