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이 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22년 5월 30일, 첫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2주년 되는 날 482번째 편지를 보내고 있군요! 주 5일 7시 편지를 2년이나 보냈다니. 먼저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넘어가겠습니다. 아울러 오늘 편지는 매우매우 길 예정이니 시간이 넉넉하실 때, 보는 걸 추천드려요💌

2022년, 2023년, 2024년을 보내오면서 제 일상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중 대다수의 변화는 2024년에 이뤄진 것 같지만 실은 2022년, 2023년에도 쭈욱 변화를 위한 노력은 해왔겠지요.

대학원만해도 학부 때부터 생각을 해왔고 (물론 그때는 철학과로 갈 줄 알았지만요^.^), 2022년도에 지금과는 다른 전공으로 지원한 적도 있답니다. 그때는 떨어졌지만 더 잘 맞는 전공에 오려고 그랬나 봅니다, 완전 럭키〰

회사에서의 변화는 불가항력이기는 하지만 늘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제게 있어선 긍정적이었습니다. 인간관계도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냉정히 말해서 새로운 순간마다 마주하는 또다른 인연들이 있기에 지난 인연은 좋은 추억으로만 남겨둬도 충분하고요. 아마 아직은 앞으로의 만남이 더 기대되는 나이이기에 그런 듯한데, 이 역시 십수년이 더 지나면 바뀌겠지요? 조금 더 어렸을 때에는 곁의 사람들과의 평생을 그렸던 만큼 하나하나가 소중했는데 지금은.. 하나하나 안 소중한 건 아니지만 시간이 우리를 데려가는 흐름에 그저 몸을 맡겨도 좋겠거니 싶습니다.

여러모로 확실한 것은 아마 요즈음이 제가 조잘조잘을 보낸 이래로 가장 평온한 시기라는 것입니다. 2022년은 정말, 거즌 1년 내내 마음이 지옥에 있었을 정도로 괴로운 시기였습니다. 살면서 그렇게 특정인에 대한 저주를 퍼부은 것도 처음이었고, 스스로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미워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시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버텼죠? 이겨냈죠? 지나갔죠? ^.^ 불안관리에 대해 고민한 것도 돌이켜 보면 이때부터였습니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괴로움은 어떻게 견뎌내야 할 지를 아주 오랜 시간 골몰했습니다. 여전히 잘은 모르겠지만은 어쩌면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걸 깨달은 시기기도 합니다. 어떤 기다림은 옭아맴이 되더라고요.

2023년은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였습니다.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지면서 하고 싶은 것은 늘어만 가는데 현실적으로 제가 원하는 것을 이룰 역량도, 경력도 없었거든요. 욕심에 비례해 피로도 쌓여갔습니다. 원래 오컬트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시기에 사주니 점이니를 제일 많이 보기도 했습니다. 불안이 매일을 지배하니 스스로의 판단도 매번 의심되더라고요. 하루는 심적으로 너무 몰아세워져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전화로 점을 본 적이 있습니다. 상황이 더 나아질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무당 분의 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저는 제 삶을 더 낫게 만들려고 계속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앞으로의 삶은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하셨습니다. 타고난 팔자와는 무관하게 제 성격이 발전지향적이고 그만큼 노력하기에 인생을 계속 개선시킬 거라더라고요. 완전 감동적이지 않나요🥹 

그렇기 때문에 더 나아진 2024년을 살고 있는 걸까요. 단,  구독자님도 아시겠지만은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언제 또 감당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불행이 닥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년 전 우릴 괴롭게 하던 것들의 대다수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처럼 모든 건 또 지나가기 마련이겠죠. 그걸 알면서도 또, 도저히 견디지 못하겠다 생각하겠지만 잠시일 뿐이라는 걸 매번 일깨울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기억을 돌아보면 힘든 것보단 좋은 것이 먼저, 또 오래 생각나는 걸 보면 분명 괴로운 기억은 금방 사라질 테니까요.

조잘조잘 역시 제게는 참 즐거운 기억입니다. 매년 목표를 세울 때면 '조잘조잘 꾸준히'가 꼭 들어가곤 합니다. 이것 역시 늘 즐겁지는 않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도저히 쓸 말이 없을 때도 있고, 제가 써놓고도 다시 보니 부끄러워 구독자님의 메일함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돈 안 되는 글쓰기를 왜 하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콘텐츠 수익화를 보고 고민한 적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할 것도 없이, 아주 잠시만 생각해도 쉽습니다. 조잘조잘은 제게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언젠가라도 썼을 이야기들의 모음입니다. 늘 하는 생각을 글로 옮겨냈을 뿐이죠. 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때로는 회신도 해주고 댓글도 달며 본인의 이야기를 나눠주는 이도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복입니까. 혼자 일기장에 쓰고 간직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열어봐 주는 구독자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며칠 전 말했다시피 저는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인간이기에, 이렇게 누군가 읽어주는 글을 쓸 때에 더 지속가능한 글을 쓰는 거기도 하고요. 아마 혼자 썼다면 며칠 안 쓰고 접었을 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제가 다 아는 얘기라고 치부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더 오래 쓰고 싶습니다. 쓰다가 제가 지금보다 더 바빠지면, 지금처럼 매일은 못 쓰고 일주일에 한 번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제 성격상 그렇게 가끔 쓰게 되면 지금처럼 마구잡이로 쓰진 못하고 더더 정제된 글을 쓸 것 같아서 그렇게는 싫고요. 그럴거면 조잘조잘이 아니라 아예 뾰족한 주제를 잡아 연재하는 게 낫겠네요.

다른 이야기기는 한데, 가끔은 제가 갑자기 죽어버려서 이 편지가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영영 멈추는 상상도 합니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언제 어떻게 찾아올 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만약 편지 쓰기를 그만둔다면 꼭 그만둔다고 인사는 할 예정입니다. 저 역시 온라인 속에서 갑자기 사라진 화자들을 많이 마주했고, 그 아쉬움을 알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걱정은 안 하게 해드리기 위해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별다른 인사 없이 2주 이상 편지가 멈춘다면 행운을 빌어주세요..^.^

조잘조잘을 써온 지난 2년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꺼내 놓았습니다. 사실 현실에서 제가 구독자님을 붙잡고 이런 얘기를 한다면 아마 끝까지 들어주시지도 않을..😇 것이고, 저 역시 애초에 이런 얘기를 하지도 않겠죠. 굳이 싶은 이야기니까요. 그런 무수한 '굳이'스러운 이야기들을 굳이 들어주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자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궁금증이 많잖아요. 이 이야기를 굳이 읽는 구독자님의 마음도 궁금하니 시간 괜찮으시다면 아래 편지함에서 구독자님의 이야기도 들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아시죠? 오늘도 무탈하게 행복하게 보냅시다. 그리고 다음 삼주년 편지까지도 오래오래 잘 만납시다. 화이팅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