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부 시스템에서 '먹고 싶어 하는 자'와 '그것을 통제하려는 자'가 충돌하는 것은 하드웨어적인 설계 결함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층위의 운영체제가 동시에 구동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먹고 싶어 하는 나'는 커널(Kernel) 수준의 본능입니다. 뇌의 시상하부와 변연계는 수백만 년 동안 '에너지를 저장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명령어를 최우선 순위로 실행해 왔습니다. 이 프로세스는 자동화되어 있으며, 논리적인 필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도파민 신호를 발사합니다.
둘째, '통제하려는 나'는 사용자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수준의 의지입니다. 전두엽에서 담당하는 이 기능은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에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입니다. 장기적인 건강이나 목표를 위해 현재의 욕구를 억제하려 하지만, 하드웨어(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제어권은 본능보다 약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권한의 차이에 있습니다. 식욕은 배고픔이나 시각적 자극이라는 물리적 인터럽트를 즉각적으로 발생시키는 반면, 절제는 '나중에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추상적인 데이터를 연산해야 합니다. 시스템 우선순위 설정상, 당장의 에너지 확보(본능)가 미래의 가치(이성)보다 항상 상위 노드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결국 '말을 안 듣는 것'은 의지의 문제라기보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두 프로세스가 하나의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터페이스의 충돌입니다. 구버전의 강력한 생존 하드웨어와 신버전의 이성 소프트웨어 간의 호환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시스템의 객관적인 상태입니다.
혹시 귀하는 10년 째 다이어트 중이십니까?
저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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