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이 뭐지? 그리고 어떻게 하지?

나는 누구인가?

조울증이 흔드는 정체성의 혼란

2025.10.31 | 조회 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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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네 마음약국

정신건강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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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우의 이야기로 여는 글

 

“도대체 어느 모습이 진짜 나일까?”

조증일 때의 나는,

말이 많고, 자신감이 넘치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은 에너지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울할 때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숨는 게 더 편했고,

존재 자체가 부끄럽고 무가치하게 느껴졌습니다.

두 모습 다 분명 ‘나’였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조증의 내가 남긴 흔적들을

우울의 내가 바라보며 괴로워했고,

우울의 나를 보며

조증의 나는 “저건 내가 아니야”라며 외면했죠.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질문이 찾아왔습니다.

“도대체 어느 모습이 진짜 나야?”“이렇게까지 바뀌는 나를, 나는 믿어도 되는 걸까?”

그 질문 앞에

나는 아주 오래,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변화하는 모든 모습이 바로 ‘나’였다는 것.

조증의 나도, 우울의 나도, 그리고 그 사이의 나도

모두가 나의 일부였다는 것 말이에요.


[2] 이해하기 – 감정의 파도에 흔들리는 자아의 중심

 

“감정이 바뀌면, 나도 함께 바뀌는 것 같아요.”

조울증을 겪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말 속엔 단순한 기분의 변화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의 중심이 흔들리는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 감정에 따라 바뀌는 말투, 표정, 성격

조울증은 흔히 ‘기분 장애’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정체성의 장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올라가면 말투, 표정, 사고방식, 가치관까지 함께 바뀌고,

감정이 내려가면 세상을 보는 색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조증기에는

  • “내가 천재가 아닐까?”
  • “지금의 이 자신감이 진짜 나야!”
  • “나는 원래 이렇게 밝고 당당한 사람이었어.”

이렇게 세상을 향해 활짝 열린 자신감이 폭발합니다.

머릿속은 명료하고,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사람들과의 대화가 즐겁고, 사랑받는 느낌이 들죠.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게 가능할 것 같다’는 착각 속에 살게 됩니다.

하지만 우울기가 찾아오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 “나는 왜 이렇게 쓸모없을까…”
  • “지금까지의 나는 다 가짜였어.”
  • “세상이 나를 싫어하는 것도 당연하지.”

이때의 나는 세상과 단절된 듯, 한없이 작아집니다.

빛나던 모든 순간이 거짓말처럼 느껴지고,

조증기의 나를 ‘허세 덩어리’나 ‘통제 못한 괴물’로 여기게 됩니다.

결국 당사자는 이렇게 느낍니다.

“내 안에 두 사람이 사는 것 같아요.하나는 세상을 정복할 것 같은 나,하나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나.”

극단의 사이를 오가는 감정의 진자운동은,

자기 안에서 끊임없는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 전쟁이 길어질수록, ‘진짜 나’는 점점 희미해집니다.


🧠 뇌과학적으로 본 자아의 혼란

이러한 정체성의 흔들림은 단순히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

뇌 안에서 감정과 자기 인식의 회로가 불균형해질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은 나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 편도체(Amygdala)는 감정을 감지하고 위협을 알리는 경보장치입니다.

조울증에서는 이 두 영역이 서로 조율되지 않은 채 각자 흘러가 버립니다.

감정의 파도가 올라올 때, 전전두피질이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우울의 늪에 빠질 때는 감정이 아닌 ‘비판의 회로’가 과도하게 켜집니다.

즉, 기분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 체계’가 함께 흔들리는 병입니다.

그래서 감정이 바뀌면 생각도, 말투도, 표정도, 심지어 기억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뇌 속의 자기비판 회로(self-critical circuit)가 과활성화되면,

“나는 늘 문제야”, “나는 안 돼”라는 부정적 자기 인식이 강화됩니다.

결국 실제보다 훨씬 더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죠.

이것이 바로 ‘자기 인식의 왜곡’이며,

조울증이 단순히 감정의 병을 넘어 ‘존재의 혼란’을 일으키는 이유입니다.


💥 낙인과 정체성의 왜곡

문제는 이 내부의 혼란 위에 사회적 낙인이 더해질 때입니다.

병 자체도 혼란스러운데, 세상은 쉽게 단정합니다.

  • “쟤는 정신질환자야.”
  •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
  • “언제 터질지 몰라, 가까이하기 무서워.”

이런 말들은 사람의 마음을 무너뜨립니다.

그 어떤 약보다 강한 사회적 독(毒)이 되어,

자신을 향한 믿음을 갉아먹습니다.

결국 당사자는 스스로를 이렇게 규정하게 됩니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야.”“나는 불안정해서 신뢰받을 수 없어.”

이러한 내면의 낙인은

‘자기혐오 → 자기분열 → 자기상실’로 이어지는 고리를 만듭니다.

스스로를 부정하며, 자신의 일부를 잘라내듯 외면하게 되죠.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혼란과 변화는 병의 전부가 아니라 병의 일부일 뿐입니다.

그 혼란을 인식하고, ‘내가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시작하는 순간,

비로소 파도 속에서도 ‘나의 중심’을 회복할 수 있는 여정이 열립니다.


 [3] 마음약국 노트

“나는 나를 믿을 수 있을까요?”

며칠 전만 해도 모든 걸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던 내가 오늘은 일어나기도 싫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사랑스럽다가도 쓰레기 같아지는 내 감정이 진짜인지조차 모르겠는 혼란 속에서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나 자신을 믿을 수 있는지 두렵습니다.

어느 청년 조울러의 고백

[4] 회복 가이드

‘변화하는 나’ 속에서 중심을 지키는 법

감정은 바람처럼 불어옵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날은 활짝 열려 세상과 웃지만, 어떤 날은 숨고 싶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가짜’가 되는 건 아닙니다.

감정이 흔들릴 뿐, 존재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늘의 글은 그 중심을 지키기 위한 작은 연습들을 소개합니다.


✅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실천

1️⃣  모든 모습이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기

조증의 나, 우울의 나, 그리고 평온한 나 —

이 세 모습이 모두 나를 구성합니다.

조증의 나는 빛처럼 확장하는 에너지,

우울의 나는 어둠 속에서 진실을 보는 눈,

평온한 나는 그 두 극단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이들은 서로 싸우는 적이 아니라, 한 몸의 다양한 표정입니다.

감정이 나를 설명하긴 하지만, 감정이 곧 ‘나’는 아닙니다.

💬 “조증의 나도, 우울의 나도 모두 진짜 나예요.다만 조금 더 크거나, 조금 더 작게 표현된 나일 뿐이에요.”

‘변화하는 나’를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그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흐름’ 속에서 나를 볼 수 있게 됩니다.


2️⃣  ‘감정’과 ‘자아’를 구분하기 위한 일기 쓰기

감정은 일기의 잉크처럼 변합니다.

하지만 그 잉크를 받아내는 종이는 늘 같습니다.

그 ‘종이’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오늘부터 이렇게 써보세요.

  • “나는 오늘 무기력하다” → “내 감정은 오늘 무기력하다.”
  • “나는 짜증이 난다” → “짜증이 내 옆에서 웅크리고 있다.”

이 문장 속에는 거리 두기가 있습니다.

감정을 ‘나’가 아닌 ‘내 곁의 친구’로 묘사할 때,

그 감정이 나를 삼키지 못하게 됩니다.

✏️ 팁: 하루 끝에 감정을 한 줄로 요약해보세요.“

오늘의 나는, 흐린 하늘 아래서 조용히 숨 쉬는 사람.

”감정을 관찰하는 그 순간, 당신은 이미 ‘중심’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3️⃣  나를 규정하지 않는 언어 사용하기

우리는 매일 자신에게 말을 겁니다.

그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정체성을 만드는 언어적 씨앗입니다.

  • “나는 망가진 사람이야.” → “나는 아픈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이야.”
  • “나는 문제야.” → “나는 변화를 배우는 중이야.”

언어를 바꾸면 시선이 바뀌고, 시선이 바뀌면 삶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스스로를 ‘치료해야 할 대상’이 아닌,

‘성장하는 존재’로 바라보세요.

🩺 말은 약입니다. 나를 깎아내리는 말은 독이 되고,나를 품어주는 말은 회복의 처방이 됩니다.


❗ 피해야 할 오해

  • “내가 자꾸 바뀌니까 나는 진짜가 아니야.”
  • “감정이 이렇게 다르면 내 인격이 문제 아닐까?”
  • “나는 나를 믿을 수 없어.”

이 세 문장은 가장 흔하고, 가장 위험한 착각입니다.

하지만 조우는 단호히 말합니다.

☝️ 아닙니다.당신은 감정과는 별개의 존재입니다.그리고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이름 붙이려는 그 노력 자체가이미 중심을 향해 걷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당신은 혼란 속에서도 ‘나를 지키려는 나’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건 회복의 초기 신호이자, 자기 신뢰의 시작입니다.


🛠️ 도움되는 도구

  1. ‘나를 설명하는 단어 10개’ 목록 만들어보기
  2. 조울증 시기별 나의 특성 기록하기
  3. 주변 사람에게 묻기

🌿 조우의 한 줄 마음약(名藥)

감정의 파도는 늘 일지만,

당신의 중심은 바다 밑바닥처럼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흔들리더라도, 그 깊이는 변하지 않습니다.


💌 오늘의 마음 처방

  1. 감정의 변화가 심한 날, 나를 평가하지 말고 관찰하기.
  2. 내 안의 조증과 우울, 두 친구에게 각각 인사하기.
  3. 매일 밤, 내일의 나에게 편지 한 줄 남기기.

💌 [5] 조우의 편지-나는 내가 되는 중입니다

 

조울증은 때로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만듭니다.

어제의 나는 웃음으로 가득했는데,

오늘의 나는 같은 세상에서 울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왜 내 마음은 이렇게 자주 바뀌는 걸까?”

사람들은 말합니다.

“성격은 한결같아야 한다.”

“너답게 살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마음의 파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요.


🌿 감정은 지나가고, 나는 남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감정은 흐르고, 그 안의 나는 남습니다.

조증의 열정도,

우울의 고요도,

모두 나의 일부일 뿐입니다.

그 안에서

나만의 언어가 자라고,

나만의 가치가 단단해지고,

나만의 시선이 조금씩 또렷해집니다.

우리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도

‘나’라는 배를 잃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노를 저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 오늘은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조울증은 정체성을 빼앗는 병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체성을 새로 써 내려가야만 하는 병입니다.

감정이 무너뜨린 나를

다시 세워야 하고,

때로는 부서진 마음 조각들을

새로운 질서로 이어 붙여야 합니다.

그 과정이 느리고, 혼란스럽더라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흔들린다고 해서

내일의 나까지 무너지지 않습니다.

흔들림은 성장의 전조이고,

회복은 바로 그 사이에서 자라납니다.


🌸 조우의 마음약(名藥)

감정이 바뀌는 순간에도,

당신 안의 ‘나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아직 미완성인 그 나를따뜻하게 바라봐주세요.


우리는 지금,

‘진짜 나’를 향해 걸어가는 중입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회복의 여정입니다.

오늘도 당신의 곁에서,

당신을 믿는 한 사람으로,

여러분의 동료지원 크리에이터 조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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