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이 뭐지? 그리고 어떻게 하지?

오해는 늘 내가 가장 아플 때 생긴다

이해받기 힘든 조울증의 증상들

2025.10.03 | 조회 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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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네 마음약국

정신건강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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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우의 이야기로 여는 글

 

조증일 때는 모든 게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졌죠.

그 시기엔 저 자신도 놀랄 만큼 적극적이었고, 심지어 ‘나는 세상을 바꿀 사명을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을 숨기듯 침대에만 머물게 되었습니다.

문자가 와도 답장을 미루다 결국 읽지 못했고, 전화가 오는 것 자체가 무서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들은 말은 이랬습니다.

“왜 그렇게 극단적이야.”

“너, 나 무시하는 거야?”

“그땐 들떠있더니, 지금은 왜 이래?”

그 말들이 내게 남긴 건 죄책감이 아니라 상처였습니다.

사실은 내가 설명할 언어가 없었던 그 감정의 흔들림이 모든 오해의 씨앗이었죠.

 

[2] 이해하기 – 왜 오해가 생길까?

 

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오르내리는 병이 아닙니다.

“기분이 좋다가 나빠지는 성격 문제” 정도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복합적이고, 더 근본적인 변화를 동반하는 병입니다.

조울증은 감정의 크기와 색깔을 극단적으로 바꿔놓을 뿐 아니라, 그 순간의 인지(생각하는 방식), 행동 양식, 판단 기준, 그리고 사람과 맺는 관계 방식까지 완전히 흔들어 놓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당사자의 변화가 ‘단순한 기분 탓’이라고 여기지 않고, “사람이 왜 이렇게 달라졌지?”라는 혼란을 겪게 됩니다.


🎭 조증기의 오해 – “너무 과한 사람”

 

조증기에 들어서면 우리는 평소보다 훨씬 활발해지고, 적극적이며, 말도 많아집니다. 이 자체로는 장점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활발함이 과잉된 자신감이나 비현실적인 과대망상으로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 말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틈을 주지 못합니다.
  • 평소보다 과도하게 스킨십이나 애정을 표현해 주변 사람을 당황하게 합니다.
  • 크고 거창한 미래 계획을 쏟아내며, 그것이 당장 실현 가능한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 “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세상을 바꿀 사명이 있다”와 같은 생각에 몰입합니다.

처음에는 자신감 넘치고 에너지 있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지속되면 사람들은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 “자기중심적이다”, “말은 거창한데 실속이 없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특히 조증 시기의 민감한 감정 상태 때문에, 누군가 조금이라도 의심하거나 제동을 걸면 과도하게 화를 내거나 고압적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들은 당사자의 진심과는 달리, 상대방에게는 ‘상처를 주는 언행’으로 기억되기 쉽습니다.


🌧️ 우울기의 오해 – “나를 밀어내는 사람”

 

반대로 우울기에 접어들면 상황은 정반대가 됩니다. 조증기의 과잉된 에너지와는 달리, 이때는 말수가 급격히 줄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계속 미루게 됩니다. 심지어는 아예 연락을 끊거나 만남 자체를 피하기도 합니다.

우울기의 내면은 이렇게 말합니다.

“한 마디조차 하기 힘들어.”

“숨 쉬는 것도 벅차서 누구와도 대화할 힘이 없어.”

“그냥 세상과 단절하고 싶어.”

하지만 상대방은 그 속사정을 알지 못합니다. 그저 외부에서 보이는 행동만을 근거로 판단합니다.

  • “나를 무시하는 건가?”
  • “정이 떨어졌나 보네.”
  •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으니 진심이 아니었구나.”

조증기의 활발했던 모습과 우울기의 위축된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사람들은 더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결국 당사자와 거리를 두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상처받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주는 사람’으로 오해받는 아이러니를 겪게 됩니다.


아이러니 속의 고통

이처럼 조울증 당사자는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계 속에서 상처를 주는 사람처럼 보이게 됩니다. 사실은 스스로도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힘겹게 버티고 있었을 뿐인데, 언어로 설명하기 어렵고, 상대방은 그 과정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다 보니 결국 오해와 거리감이 쌓이는 것입니다.

즉, “내가 가장 힘들 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해를 주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죠. 그 아이러니가 바로 조울증이 주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입니다.

 

[3] 마음약국 노트 ✍️

 

“우울기에 친구가 밥 먹자고 연락했는데, 답장을 못 했습니다.
그날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 숨 쉬는 것조차 벅찼으니까요.
그런데 며칠 뒤 그 친구가 말하더군요.
‘너, 내가 너 힘들 때 얼마나 챙겨줬는데 그렇게 무시할 수 있어?’
나는 무시한 게 아니었는데, 그게 내가 살기 위해 버틴 최선이었는데…
그 후 사람 만나는 게 더 무서워졌습니다.”

한 청년 조울러의 고백

 

[4] 회복 가이드 – 오해를 줄이는 작은 연습

우리가 조울증을 겪을 때,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는 의도하지 않은 오해입니다. 사실은 내가 숨 쉬듯 힘겹게 하루를 버티고 있었을 뿐인데, 상대는 그것을 무관심이나 무시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회복은 단순히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관계 속에서 오해를 줄이는 작은 훈련까지 포함됩니다. 아주 큰 변화를 한 번에 이루기보다, 작지만 구체적인 시도를 통해 차츰 관계를 지켜갈 수 있습니다.


✅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실천

  1. 증상에 따른 관계 변화 기록하기
  2. 가까운 사람 한 명에게 조심스럽게 알리기
  3. ‘감정 설명 카드’ 만들어두기

❗ 피해야 할 생각

  • “난 상처만 주는 사람이야.”
  • “나는 사람을 피해야 해.”

이런 생각은 순간적으로 마음을 지배할 수 있지만, 진실은 아닙니다. 오해 속에서 나를 가두는 사고일 뿐입니다. 오히려 당신은 관계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기에, 상처 주는 상황을 더 아프게 기억하는 사람입니다.


☝️ 기억하세요

관계는 완벽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이해와 설명의 다리 위에서 지켜집니다.

오늘의 작은 연습이 내일의 큰 오해를 막아줄 수 있습니다.

당신은 상처를 주는 사람이 아니라, 관계를 지켜내고 싶어 애쓰는 사람입니다.

 

[5] 조우의 편지 💙

 

우리는 아플수록 말이 줄고, 말이 줄수록 오해가 쌓입니다.

그리고 그 오해는 우리가 가장 아끼던 사람들과의 사이에 놓이곤 합니다.

저도 늦게 깨달았지만, 회복이란 단지 몸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고, 나에 대한 왜곡을 바로잡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누군가에게 오해받고 있다면,

그걸 해명하지 못하고 마음에만 삼키고 있다면,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상처를 주려던 게 아니라,

상처를 버티며 살아내고 있었던 겁니다.”

당신의 진심은 언젠가 전해질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함께 믿어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동료지원 크리에이터, 조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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