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이 뭐지? 그리고 어떻게 하지?

나를 멈추고 싶지만, 멈출 수 없을 때

전전두피질과 세로토닌 이야기

2025.09.12 | 조회 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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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네 마음약국

정신건강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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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우의 이야기로 여는 글

 

“그만해야지.”

“지금 이건 아니야.”

“한 번 더 말하면 싸움 날 거야.”

“지금 이 돈 쓰면 분명 후회할 텐데.”

이런 생각이 스쳐갔는데도,

저는 말을 했고, 문을 닫고 나갔고, 돈을 썼고, 후회했습니다.

그땐 그걸 단순히 의지력 부족이라고 여겼어요.

‘왜 난 내 감정을 못 참고, 내 행동을 못 멈추는 걸까.’

하지만 조증의 한가운데,

우울의 바닥을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단순한 성격 문제도,

노력이나 정신력의 문제도 아니었어요.

그건 제 뇌의 ‘브레이크 센터’인 전전두피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였고,

내 안의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고갈되어

충동을 붙잡아주지 못한다는 뜻이었습니다.


[2] 이해하기 – 전전두피질과 세로토닌

🧠 전전두피질이란?

  • 뇌의 이마 뒤쪽에 위치
  • 판단, 계획, 충동 억제, 자기 통제, 사회적 규범 인식
  • 쉽게 말해, “사람답게 행동하게 해주는 브레이크”

이 기능이 잘 작동할 때 우리는 감정을 조절하고, 상황을 파악하며,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지 않도록 멈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증·혼재·우울의 극심한 무기력 속에서는 이 기능이 뚝 꺼지기도 합니다.

💧 세로토닌이란?

  • 뇌에서 분비되는
  • 평온,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전전두피질이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기분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에 더 깊이 빠질 수 있습니다.

🧩 정리:전전두피질은 브레이크세로토닌은 브레이크 오일


[3] 마음약국 노트 – “내가 무너졌던 순간”

 

“가족과 다투던 중, 말하면 안 되는 말을 했어요.

돌이킬 수 없는 말… 알고 있었는데, 그냥 나왔어요.

나중에 보니 그게 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더라고요.

전전두피질이 충동을 멈추지 못하는 상태.

그걸 알게 된 후, ‘나는 왜 그랬을까’라는 자책 대신

‘그때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구나’라는 이해가 생겼습니다.

그 이해 하나가 저 자신을 미워하지 않게 해주었어요.”


[4] 회복 가이드 – 감정을 조절하는 뇌를 훈련하는 방법

✅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작은 훈련

 

오늘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훈련은 단순해 보이지만, 뇌의 조절력을 다시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첫째, ‘브레이크 점검 질문’을 활용해 보세요. 화가 치밀거나 충동이 올라올 때, 그냥 행동으로 옮기지 말고 잠시 멈춰 “내 전전두피질은 지금 깨어 있나?”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 질문은 단순한 듯하지만 순간적으로 뇌의 전전두피질을 자극해 자각을 일깨워주고,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던 감정의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만듭니다. 반복할수록 뇌는 점차 ‘멈춤’을 기억하게 되고, 행동 전에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둘째, ‘세로토닌 루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일 최소 30분 이상 햇볕을 쬐며 산책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활발해져 뇌가 차분함을 회복합니다. 아침에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균형 잡힌 식사를 챙겨 혈당과 뇌 에너지의 안정성을 높여주세요. 여기에 감사한 일 세 가지를 기록하는 습관을 더하면 긍정 정서가 활성화되고, 뇌는 안정적인 패턴을 학습하게 됩니다. 이 루틴은 하루 이틀로는 체감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몇 주, 몇 달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기분의 바닥이 덜 깊어지고, 충동에 휘둘리는 횟수가 줄어드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셋째, ‘3초 지연법’을 실천해 보세요. 화가 날 때 말을 하기 전 3초간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며, 충동이 솟구칠 때 행동으로 옮기기 전 3초간 멈추는 것입니다. 결제를 하려는 순간, 문을 박차고 나가려는 순간, 그 짧은 3초가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말과 행동 사이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주는 이 훈련은, 뇌에게 “나는 멈출 수 있다”는 경험을 선물합니다. 반복할수록 전전두피질은 점점 더 빠르게 작동하며, 충동이 올라올 때마다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됩니다.

이 세 가지 훈련은 각각 따로도 효과가 있지만, 함께 실천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오늘부터 아주 작은 실천으로 시작해 보세요. 뇌는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놀랍도록 회복할 수 있습니다.


📌 확장된 회복 훈련

 

호흡과 명상은 단순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도구가 아니라, 뇌의 전전두피질을 다시 깨어나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방법입니다. 짧게는 3분, 길게는 10분 정도라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면, 불안정하게 흔들리던 뇌의 신호가 점차 안정되고, 감정에 밀려 제동 장치가 꺼졌던 브레이크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규칙적인 수면을 지키며, 일정한 패턴으로 하루를 보내는 작은 습관은 뇌에게 예측 가능성과 안전감을 주어 충동이 덜 일어나도록 돕습니다. 이런 규칙성은 마치 아이가 일정한 루틴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듯, 우리의 뇌도 ‘안심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제 기능을 되찾게 합니다.

또한 신체 움직임은 충동을 건강하게 배출하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화가 치밀 때 방에만 갇혀 있으면 감정은 더 크게 증폭되지만, 몸을 움직이면 그 에너지가 분산되며 균형을 찾게 됩니다. 달리기, 빠르게 걷기, 스쿼트, 스트레칭 같은 단순한 활동만으로도 뇌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분비하며 즉각적으로 진정 효과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자기 대화 훈련을 더하면 뇌는 더욱 강해집니다. “나는 지금 충동에 휘둘리고 있어”, “이건 내가 선택할 수 있어”라는 문장을 입 밖으로 내거나 마음속으로 되뇌이는 것만으로도 뇌는 자기 인식을 회복하고, 자동 반응이 아닌 선택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듭니다. 이는 뇌를 언어로 재교육하는 과정이며, 반복할수록 자제력은 점점 더 단단해집니다.

충동을 다루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전략은 대체 행동 리스트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날 때는 글로 쓰거나 산책을 나가는 행동, 돈을 쓰고 싶을 때는 10분간 음악을 듣는 행동, 말이 나오려 할 때는 메모지에 먼저 적어보는 행동을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이렇게 준비된 ‘대체 행동’은 뇌가 즉각적으로 반응할 통로를 만들어주어, 위험한 충동을 무해한 활동으로 바꿔줍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지지를 활용하는 것은 회복을 더욱 든든하게 합니다. 혼자 싸우려 하면 금세 지치지만, 믿을 만한 가족이나 친구에게 “나 지금 충동이 올라와”라고 말하는 순간, 그 충동은 이미 힘을 잃기 시작합니다. 다른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전전두피질은 더 강하게 작동하고, 멈출 수 있는 힘이 커집니다.

결국 호흡과 명상, 규칙적인 생활, 신체 움직임, 자기 대화, 대체 행동, 사회적 지지라는 여섯 가지 방법은 각각 따로도 의미가 있지만, 함께 실천될 때 더 큰 시너지를 냅니다. 뇌는 회복 가능한 기관이고, 습관을 통해 얼마든지 다시 조절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믿음 속에서, 작은 실천이 모여 충동을 다스릴 수 있는 안정된 뇌의 힘을 길러주며, 그 힘은 곧 삶 전체의 균형을 지탱하는 토대가 됩니다.


❗ 피해야 할 오해

 

“나는 성격이 급해서 그래.”

“나는 원래 욱하는 사람이야.”

“정신력이 약해서 조절이 안 돼.”

우리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을 때, 흔히 이렇게 자신을 정의해버립니다. 마치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의 문제, 혹은 의지가 부족한 탓이라고 단정 짓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자기 평가에는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스스로를 성격 탓으로 몰아붙이면 변화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정신력이 약하다는 낙인을 찍으면 자신을 끊임없이 비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은 오히려 충동을 멈추려는 노력을 약화시키고, 더 깊은 자책과 무력감으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 그러나 사실은 다릅니다. 이것은 성격이 아니라 뇌의 기능이 잠시 약해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전전두피질이 피로하거나 세로토닌이 고갈되면 누구라도 평소와 다르게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워집니다. 평소에는 차분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도, 뇌의 제동 장치가 잠시 꺼진 순간에는 욱하거나 감정을 참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당신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잠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자기 비난이 아니라, 뇌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훈련과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스스로를 탓하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는 절망 대신, “지금은 내 뇌가 조금 지쳐 있구나, 그래서 조절이 어려운 거구나”라는 이해가 생깁니다. 이는 자기 연민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자기 이해입니다. 그리고 이 이해가 회복의 출발점이 됩니다. 뇌는 충분히 다시 훈련될 수 있고, 잠시 꺼진 브레이크도 다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성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뇌가 회복할 수 있는 환경과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신은 성격이 급하거나 정신력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 지금은 단지 뇌의 회복이 필요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리고 뇌는 언제든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 도움되는 도구

 

조울증이나 불안, 우울 속에서 가장 힘든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충동을 멈추지 못하는 순간입니다. 말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리고, 쓰지 말아야 할 돈을 쓰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면서 후회가 따라올 때가 많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의지력이 아니라, 뇌가 다시 멈출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도구들입니다. 오늘은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충동 기록 카드

충동은 대부분 아주 짧은 순간에 불쑥 올라오고, 바로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기록하지 않으면 금세 사라져버리고, 나중에 돌아볼 수가 없습니다. 충동 기록 카드는 이런 순간을 포착해 다시 학습의 재료로 바꿔주는 도구입니다.

카드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 충동이 올라온 순간
  • 그때의 반응
  • 결과와 후회
  • 다시 해본다면

예를 들어, “저녁에 가족과 말다툼 → 큰소리로 화를 냄 → 서로 상처받음, 후회됨 → 다음에는 화가 치밀면 3초 숨 들이마신 뒤 말하기”와 같이 간단히 적으면 됩니다. 이렇게 기록을 이어가면 충동의 패턴이 보입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더 취약한지 알게 되고, 그 상황에 대비할 대체 행동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충동 기록 카드는 자책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내 뇌를 이해하고 다시 훈련하기 위한 작은 노트입니다.


2. 세로토닌 회복 루틴

충동을 억제하는 힘은 단지 순간적인 결심에서 오지 않습니다. 그 기초에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있습니다. 세로토닌이 풍부할수록 우리는 평온함과 안정감을 느끼며,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멈출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반대로 세로토닌이 고갈되면 작은 자극에도 쉽게 흔들리고, 분노·충동·우울에 더 쉽게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매일 세로토닌을 충전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은 회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습관 중 하나입니다.

세로토닌 회복 루틴은 어렵지 않습니다.

  1. 햇볕 쬐기
  2. 규칙적인 수면
  3. 아침 식사 챙기기
  4. 감사 일기 쓰기
  5. 명상·기도·호흡법

📌 마무리

충동 기록 카드내가 흔들리는 순간을 잡아내어 배움으로 바꾸는 도구이고, 세로토닌 회복 루틴그 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기초 체력과도 같습니다. 둘을 함께 실천할 때, 우리는 단순히 충동을 참는 수준을 넘어, 뇌 자체가 점차 회복되는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작은 기록과 작은 루틴이 모여 큰 회복을 만들어냅니다. 오늘부터 손에 작은 카드 한 장, 마음에 작은 루틴 하나를 들여놓으세요. 그것이 당신의 회복 여정을 든든히 지켜줄 도구가 될 것입니다.


[5] 조우의 편지 – 나를 붙잡아주는 뇌의 힘, 다시 키워갈 수 있어요

 

혹시 지금, 감정을 참지 못해 말이 튀어나오고, 그 순간 후회가 몰려와 마음이 무너지고, 충동적으로 행동한 뒤 돌아서며 자책 속에 서 계신가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그것은 결코 당신이 나빠서도,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지금은 단지 당신의 뇌가 잠시 브레이크를 잃은 상태일 뿐이고, 그 상태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전전두피질도, 세로토닌도 다시 훈련될 수 있고 회복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과정을 혼자 감당하려 애쓰지 않는 것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걸어간다면 회복의 길은 더 빠르고, 무엇보다도 더 안전합니다. 저는 그 길에서 당신 곁에 서서, 넘어질 때마다 다시 붙잡아주는 작은 브레이크의 말이 되고 싶습니다. 넘어져도 괜찮습니다. 주저앉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이고, 우리는 언제든 함께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이 여정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동료지원 크리에이터, 조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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