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번째 연못]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 독보적 존재감, 태민

[컴백 탐구] 다시 만나는 ‘역솔남’의 독보적 색깔🕶️

 역대급 솔로 남성 아티스트, 대체 불가한 ‘역솔남’ 태민이 미니 4집 [Guilty]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2021년 5월 발매한 미니 3집 '어드바이스(Advice)' 이후 2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솔로 앨범인 만큼, 여전히 독보적인 모습에 신선하고 파격적인 무드를 더하고 있는데요. 2008년, 16세의 나이로 데뷔해 어느덧 15주년을 맞은 태민은 소년과 남자 사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음악과 콘셉트를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태민은 미니 4집 [Guilty]의 발매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력은 금기를 깨는 것부터 시작된다”라고 언급했는데요. ‘MOVE’와 ‘괴도’ 등 강렬하면서도 묘한 매력으로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온 태민이 ‘잘하는 것’과 ‘새로운 것’을 함께 담아낸 [Guilty]. 함께 알아보러 가실까요? 😎

[음악 탐구] 애매한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태민🍎

 타이틀 곡 ‘Guilty’는 웅장하게 퍼지는 신스와 30인조 스트링 사운드가 자아내는 드라마틱한 진행이 돋보이는 곡으로, 긴장감 넘치는 트랙 위로 나른하게 얹히는 태민의 보컬이 곡의 주제에 맞는 아찔한 무드를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2절의 시작과 함께 스타카토로 연주되는 스트링과 함께 등장하는 빠른 챈트는 SM 아티스트의 곡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랩 파트의 모습인데요. 이번 곡에서는 음성이 변조된 코러스가 이를 받쳐주며 상대에게 화자의 이기적인 사랑의 방식을 강요하는 기괴한 모습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네요.

 브릿지에서 마지막 코러스 파트로 넘어가며 폭발하는 태민의 보컬은 언뜻 ‘악’의 모습으로 보이는 그가 ‘애매한 선과 악의 경계 위’에서 혼란과 함께 파괴되는 인상을 주는데요. 뮤직비디오에서 이러한 혼돈의 모습을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으니 함께 감상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The Rizzness’는 강렬한 808 베이스 킥과 찢어지고 뒤틀리는 신스, 그리고 효과음으로 파괴적인 무드를 자아낸 힙합곡입니다. 큰 공간감이 느껴지는 프리코러스를 지나 훅에서는 베이스와 보컬만 남기며 청자를 확 집중시킨 뒤, 다시 곡 전반의 사운드를 이끄는 일렉기타의 트레몰로와 잘게 쪼개진 하이햇, 묵직한 베이스와 저음으로 변조된 백킹 코러스가 혼란스러운 분위기로 반전시키며 다이내믹함을 보여주는데요. 낮게 읊조리는 래핑부터 강하게 몰아붙이는 래핑과 강렬하고 러프한 보컬까지 태민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네요.

 꽃잎을 하나씩 떼어보며 상대방을 향한 마음을 추측하는 모습이 연상되는 ‘She Loves Me, She Loves Me Not’은 미스터리한 신스 사운드와 늘어지는 기타 리프가 귀를 사로잡는 R&B 힙합 곡으로 시들어 가는 꽃을 보며 점차 저물어 가는 사랑을 노래합니다.

 닿을 수 없는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태민의 감정선과 보컬이 돋보이는 몽환적인 팝 곡 ‘제자리’, 웅장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이전 트랙들에 비해 감성적인 기타 아르페지오와 신비로운 신스, 그리고 로맨틱한 가사로 분위기를 환기해 주는 R&B 팝 곡 ‘오늘 밤’, 역동적인 드럼이 눈앞에 다가온 푸르른 자유로 이끄는 듯한 희망찬 분위기가 인상적인 팝 ‘Blue’까지

 [Guilty]는 이전에 태민이 보여준 섹시함에 ‘죄책감’이라는 키워드를 부여해 색다른 매력뿐만 아니라 아슬한 퍼포먼스, 그리고 힙합 트랙에서 보여준 랩 등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앨범인데요. 타이틀이자 첫 번째 트랙인 ‘Guilty’를 위시로 앨범을 관통하던 웅장하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오늘 밤’을 기점으로 편안한 무드로 풀어지는 구성은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 없이 혼란스러워하는 앨범 속 화자의 서사를 표현하는 것만 같습니다. 자칫 심오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포인트를 중화시킴과 동시에 오히려 혼란과 희망이라는 두 상태를 서로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 같은 앨범이네요.🫂

[작가 탐구] 타이틀 곡 'Guilty' 작가진 알아보기🔍

 작곡에는 Jonatan Gusmark/Ludvig Evers, KOLE, MAXX SONG, Kriz 작가님이 참여하셨습니다.

 Jonatan Gusmark, Ludvig Evers은 에코뮤직 라이츠 소속 스웨덴 프로듀싱 팀 Moonshine으로도 활동 중인 작가님으로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에 작곡과 편곡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에코뮤직 라이츠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프로듀서가 2015년 설립한 음악 퍼블리싱 회사인 컬처테크놀로지그룹아시아(CTGA)의 사업부로, 스웨덴 스톡홀름, 미국 LA, 서울에 각각 자리 잡고 있는데요. 유영진, KENZIE, 밍지션 등 SM 대표 프로듀서들도 속해있는 퍼블리싱 회사입니다. 두 분은 레드벨벳, 아이린&슬기, NCT, aespa, 샤이니, 보아, 효연 등 SM아티스트와의 작업뿐만 아니라 트와이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VIVIZ, 효린, 에일리까지 케이팝에서 활발한 활동 중인 팀인데요. 대표곡인 '레드벨벳 - 피카부 (Peek-A-Boo)', '아이린&슬기 - 놀이 (Naughty)', 'aespa - Spicy'와 같이 특유의 독특하고 치명적인 스타일로도 유명하신만큼 이번 곡에서도 웅장한 스트링 안에서 작가님만의 치명적인 무드가 느껴지는 것 같네요.

🎧 Jonatan Gusmark/Ludvig Evers (Moonshine) 작가님 대표 곡 듣기

 KOLE 작가님은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로, 레드벨벳, NCT U, 보아, 태연, Kep1er과 같은 케이팝과 Meghan Trainor, Kelly Clarkson, Alesander Stewart의 곡에도 참여하셨고 아티스트로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보아의 'Temptation'에 이어 이번 태민의 타이틀 곡에도 Moonshine 작가님과 함께 참여하셨네요!

🎧 KOLE 작가님의 작업 곡 듣기

 MAXX SONG 작가님은 프로듀싱 팀 Command Freaks과 ICONIC-X 소속 프로듀서로도 활동 중이십니다. 많은 작가님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작업에서는 주로 트랙메이킹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하시는데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제작한 가상 걸그룹 메이브의 곡과 R&B 아티스트 지셀, YOUNITE, 정용화, 한승우, 앨리스, 체리블렛의 곡 등에 참여하셨습니다. 지셀과 GOT the beat, 오마이걸 등의 앨범에는 보컬 디렉팅 및 보컬 프로듀싱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계시네요.

🎧MAXX SONG 작가님의 작곡 참여곡 듣기

 Kriz 작가님은 트랙 메이킹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로서도 싱글을 발매하셨는데요. 그중에서도 코러스와 보컬 디렉팅 작업물이 눈에 띕니다. 아이브의 전곡 보컬 디렉팅으로도 유명하신 Kriz 작가님은 효연, 소녀시대, 샤이니, 레드벨벳 슬기, 보아, XG, 엔믹스, 에스파, EXO, 프로미스나인, 최근 츄의 솔로 앨범까지! 정말 많은 케이팝 아티스트의 보컬 디렉팅과 코러스에 참여하고 계세요. 종종 작업하신 곡을 커버해 소속사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해주시는데요. 거친 듯 단단하고 시원시원한 작가님의 강렬한 보컬이 케이팝만의 강렬함을 한층 더 살려주는 것 같네요!

🎧 Kriz 작가님의 작곡 참여곡 듣기

 작사에는 박태원 싱어송라이터 겸 작사가님이 참여하셨습니다.

박태원 작가님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활동뿐 아니라 공원소녀, 제아 등의 곡에 작곡으로도 참여하셨고, 키, 카이, NCT DREAM, 샤이니, 디오 등 SM 아티스트 곡의 작사가로도 꾸준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 박태원 작가님의 작사 참여곡 듣기

[콘셉트 탐구] 태민의 일상, 그리고 일상 속 반전

 미니 4집 [Guilty]의 콘셉트는 전작들과는 조금 다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전의 앨범들에서는 태민의 콘셉추얼한 매력을 비주얼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Guilty]는 내추럴함 속에서 반전있는 모습을 담아냈는데요.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새로운 모습에 도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태민은 한 인터뷰를 통해 '일상 속 태민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일상 속 반전’을 보여준 콘셉트는 앨범 전체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Photo Dump

 태민은 Photo Dump(사진 무더기)라는 이름의 티징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사진 속에는 사막, 수영장 등 공간과 얼음, 칫솔 등의 오브제, 그리고 자유로운 모습의 태민이 찍혀있는데요. ‘일상의 태민’을 다채롭게 담아내는 프로모션으로, 이전 태민의 콘셉트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M/V Trailer - M/V teaser - M/V

 자연스러움을 담은 포토들과는 달리 영상 콘텐츠에서는 타이틀곡 'Guilty'의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김욱 총괄 디렉터는 영상 콘텐츠에 큰 서사를 담아내기 위해, 뮤직비디오 하나가 아니라 '트레일러-티저-본편'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는데요. 이기적인 사랑으로 상대를 아프게 하면서도 이를 자신만의 사랑 방식이라고 말하는 직설적인 타이틀곡 ‘Guilty’의 가사와 잘 어울리는 드라마틱한 서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 M/V Trailer

 미스터리 청춘물 같은 뮤직비디오 트레일러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일상을 보내던 태민이 어딘가로 끌려가 통제받고, 이곳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요. 태민이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장면, 통제받는 소년들이 가득한 공간 등을 담아내며 신곡을 향한 궁금증을 더욱 높였습니다.

 - M/V teaser

 뮤직비디오 티저에서는 소년들의 모습을 공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태민, 그리고 탈출을 위해 달리는 장면들을 담아내어 영화같은 서사를 보여주었는데요. 독특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여전히 독보적인 태민의 색깔로 뮤직비디오 본편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습니다.

 - M/V

 뮤직비디오는 통제받는 삶을 살던 곳에서 탈출한 태민, 그 이후의 모습들이 담겼는데요. 옷 안으로 손을 넣어 턱을 잡는 독특한 퍼포먼스를 영화같은 장면들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더욱 완성도 높은 서사를 완성해냈습니다. 뮤직비디오 속 태민의 연기도 화제가 되었는데요. 실제로 태민은 연기를 위해 집에서 거울을 보고 울고, 소리를 질러보며 연습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클리셰를 깨는 도전으로 성숙해지고자 했던 태민. 일상 속의 반전을 대조적인 분위기의 콘텐츠들로 이를 잘 담아내며, 자신이 잘하는 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네요!🌟

Editing by 별도끼, 비브라늄도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