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탐구] 쉽지 않음 내가 쉽게 easy
지난 해 정규 1집 [UNFORGIVEN]과 디지털 싱글 ‘Perfect Night’로 전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르세라핌이 컴백했습니다! 무려 9개월 만에 나온 미니 앨범인만큼 큰 기대와 응원을 받았는데요. 미니 3집 [EASY]는 지금까지 르세라핌이 다뤄왔던 당당함과 자신감 그 이면의 불안과 고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그간 한 번도 들려준 적 없는 불안과 초조함, 걱정 등 날것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노래하고자 했는데요. 르세라핌의 또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미니 3집 [EASY], 함께 알아보러 가실까요?
[아티스트 탐구] IM FEARLESS, 르세라핌 😎
LE SSERAFIM이라는 팀명은 ‘IM FEARLESS’를 애너그램을 통해 새로 창조한 단어입니다. '두렵지 않다'는 뜻 그대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강한 확신과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데요. 그 때문에 르세라핌의 컨셉은 '독기'로 통용되며, 그간 발매한 곡도 전부 '자신감', '확신' 등의 단어가 연상되는 내용이었죠.
여기서 하나 놀라운 사실이 있는데요. 사실 '르세라핌'이라는 이름은 성경과 연관이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천사들이 인간 앞에 나타나 처음 했던 말인 "두려워하지 말라", 그리고 천사의 계급 중 최고위급인 치천사의 히브리어 복수형을 ‘세라핌(Seraphim)’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르세라핌의 이름과 컨셉이 성경 속 등장하는 '천사'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그 때문에 컨셉 포토, 티저,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곳에서 천사를 상징하는 날개를 단 르세라핌의 모습이 자주 포착되곤 합니다.
팀명이 가지는 의미와 컨셉에서부터 알 수 있듯 르세라핌은 매우 탄탄한 기획하에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팀인데요. 그래서인지 앨범과 관련된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전부 신경 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르세라핌만의 사소한 포인트에는 뭐가 있는지 알아보러 가보실까요? 🔎
르세라핌이 만드는 새로운 의미 🤫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르세라핌의 타이틀 곡 제목에는 숨겨진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부정형 접사’를 활용하여 통일감 있는 트랙 명을 선보이는 것인데요. ‘~가 없는’, ‘~하지 않는’의 의미와 기존 단어를 붙여 르세라핌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뚜렷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반항기 넘치는 독기 가득한 이미지를 부여했죠. 데뷔곡 'FEARLESS'는 FEAR(두려움)과 LESS(없는)가, 미니 2집 타이틀 곡 'ANTIFRAGILE'은 ANTI(~하지 않은)와 FRAGILE(연약한)이, 정규 1집 타이틀 곡 'UNFORGIVEN'도 UN(~하지 않은)과 FORGIVEN(용서받은)을 합쳤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팬덤 이름에도 이 방법을 똑같이 적용했는데요. 르세라핌의 팬덤인 ‘FEARNOT’는 FEAR(두려움)과 NOT(아닌)이 합쳐져 르세라핌 팀명과 동일한 두려움이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데뷔 앨범부터 정규 1집에 이르기까지 르세라핌만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사소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죠. 💛
두렵지 않은 여정과 자기 확신 👊
르세라핌의 컨셉은 실제 멤버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멤버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가사를 엿볼 수 있으며, 데뷔곡인 ‘FEARLESS’부터 가장 최근 발매된 ‘Perfect Night’까지 르세라핌의 두렵지 않은 여정과 자기 확신의 과정이 드러나죠. 데뷔곡 ‘FEARLESS’는 세상을 향한 출사표로 최고가 될 것이라는 욕망을 따라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당찬 모습이 드러나는 곡입니다. 이후 발매된 ‘Antifragile’은 시련을 대하는 르세라핌의 당당한 태도를 표현하는데요. 여정 속에서 시련을 마주하더라도 그 속에서 더 성장하고 단단해지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절대 깨지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승리의 욕망을 비추고, 시련을 마주할수록 더 단단해지겠다는 르세라핌은 ‘Unforgiven’에서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실제 정규 1집의 1번 트랙인 ‘Burn the Bridge’는 멤버 김채원이 인터뷰에서 말했던 “나에 대한 확신”에서 시작된 곡이기도 하죠. 마지막으로 ‘Perfect Night’는 [Unforgiven]에서 암시된 르세라핌의 새로운 여정의 연장선에 놓인 곡입니다. [Unforgiven]의 마지막 트랙인 ‘Fire in the belly’에는 “너 내 동료가 돼라.”라는 멘트가 나오는데요. 여기에 ‘Perfect Night’을 통해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라면 즐거울 수 있으며 함께인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렇듯 지금의 르세라핌은 멤버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만큼 디테일과 리얼함이 배가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이어나갈 르세라핌의 여정이 더욱 궁금해지네요! 😮
[음악 탐구] 그 어려운 걸 르세라핌이 또 해냅니다 🤟
미니 3집 [EASY]는 이전까지와는 사뭇 다른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앨범이에요. 1번 트랙인 'Good Bones'는 르세라핌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3개 국어 내레이션 곡입니다. 르세라핌은 늘 1번 트랙을 통해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던졌는데요. 이번에는 ‘추악한 현실 속에서도 나를 믿겠다’는 각오를 나타냈습니다. 또, 후렴구에서 점차 고조되는 샤우팅이 강렬한 인상을 부여하며 이들의 각오를 더욱 빛내주는데요. 어느덧 고유명사로 자리 잡은 르세라핌만의 인트로는 앨범의 유기성과 팀 컨셉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1번 트랙에서 각오를 말했다면, 2번 트랙 'ESAY'에서는 불안과 고민을 대하는 르세라핌의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쉽지 않은 걸 쉽게 해 보이겠다’는 메시지는 “쉽지 않음 내가 쉽게 EASY”, “의구심 따윈 그냥 치워” 등의 가사로 더욱 직관적으로 그 의미를 표현하죠. 늘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만 내비치던 르세라핌은 이번 곡에서 자신들의 이면을 드러내며 전보다 확장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 타이틀 곡은 이전까지와는 다른 새로움이 있는데요. 바로 곡 제목처럼 EASY 해진 점입니다. 앞서, 르세라핌은 늘 당당함과 진취적인 면만 보여주며 주로 펑크, 라틴팝을 기반으로 강렬한 음악을 선보였지만, 이번엔 트랩 장르를 기반으로 한 R&B 스타일의 보컬을 내세우며 기존과는 다른 새로움을 선사합니다. Intro의 독특한 리코더 사운드는 심오한 분위기를 내뿜지만, 곧바로 시작되는 Chorus에서 트랩 비트와 여유로운 보컬이 나오면서 곡의 분위기는 편안하게 전환됩니다. 또, 이번 곡의 포인트는 싱잉 랩에 가까운 보컬을 구사한다는 점인데요. 그 때문에 대부분의 파트에서는 짧은 호흡으로 뚝뚝 끊기는 느낌을 구사하죠. 특히, Chorus의 경우 앞 8마디와 뒤 8마디의 보컬 호흡이 대비되면서 곡의 다이내믹을 더욱 살게 했습니다.
수록곡 'Swan Song', 'Smart', 'We got so much'는 멤버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곡으로 꾸밈없이 드러내는 솔직함이 돋보이는데요. 3번 트랙인 'Swan Song'은 앞에 배치된 'EASY'와 이어지는 흐름으로 화려한 무대 뒤 피땀 흘리며 노력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특히, "내 상처뿐인 다린", "서사 그만 좀 쓰라고 또 날 조리돌릴 테니"의 가사를 통해 숨겨진 르세라핌의 노력을 엿볼 수 있죠. 이어 진행되는 'Smart'는 다시금 르세라핌의 거대한 야망과 목표를, 마지막 트랙인 'We got so much'에서는 팬들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며 마무리합니다. 앨범의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트랙마다 사소한 차이를 두어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에 맞는 흐름으로 더욱 유기성 있는 트랙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정교함이 모였기에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앨범이 탄생했네요! 👍
[콘셉트 탐구] 세상이 우리한테만 쉬운 거 같니?
미니 3집 [EASY]는 르세라핌의 색다른 모습을 담아냅니다. 정상을 향해 날아가고자 하는 이들을 향한 편견과 시선 속에서 르세라핌은 세상은 누구에게나 추악하다고 이야기하죠. 르세라핌이 걸어가는 길이 쉽게만 이유는, 바로 그들이 그 길을 쉬워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로고 모션 속 “MAKE IT LOOK EASY”라는 문구가 앨범의 텍스트를 바로 전달하고 있죠. 그렇다면 이러한 메시지를 어떠한 콘셉트로 풀어내고 있을까요?
⬛️ 트레일러
르세라핌은 데뷔부터 선보인 독특한 런웨이 콘셉트와 탁월한 스토리텔링 내레이션으로 트레일러 맛집이라 불리는데요. 이번 트레일러 또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발매될 앨범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키웠습니다. 팬츠리스 룩부터 독특한 헤어 피스까지 트렌디한 모습의 르세라핌은 어딘가를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인데요. 그러나 이들이 걸어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부딪히면서도 르세라핌은 끊임없이 앞을 향해 걸어갑니다.
어둡고 단단한 벽을 마주하고도 눈에서 레이저를 쏘며 쉽게 길을 개척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이들에게도 모든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벽을 부순 후 코피를 흘리는 사쿠라의 모습에서 이를 엿볼 수 있죠. “세상이 우리한테만 쉬운 거 같니?”로 시작된 내레이션도 “쉬워 보이게 했을 뿐이니까”라는 대사를 통해 르세라핌이 걸어온 길들이 쉽지 않았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을 향해 걷는 이들이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 콘셉트 포토
르세라핌은 총 세가지의 콘셉트 포토를 공개하며 앨범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SHEER MYRRH
가장 먼저 공개된 SHEER MYRRH 콘셉트는 노란 색감과 흐릿한 이미지로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데요. 멤버들은 웅크리거나 서로에게 몸을 기댄 자세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드럽고 연약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순수한 몰약이라는 뜻의 콘셉트 명 속 ‘sheer’는 투명하게 비치는 직물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데요. 베일을 활용하여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연출로 르세라핌의 이면이라는 앨범의 콘셉트를 잘 전달해내네요!
FEATHERLY LOTUS
두번째로 공개된 FEATHERLY LOTUS 콘셉트는 백조와 흑조를 모티브로 삼았는데요. 우아함을 뿜어내는 백조와 강인함을 보여주는 흑조의 대비를 하나의 콘셉트에 담아내면서, 르세라핌의 반전 매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새하얀 드레스와 부드러운 눈빛의 멤버들은 청순하고 우아한 모습의 백조를, 시스루와 망사 디테일을 더한 강렬한 블랙 드레스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혹독한 여정을 거쳐 온 블랙 스완을 떠올리게 하죠.
BALMY FLEX
마지막으로 공개된 BALMY FLEX는 르세라핌만의 플렉스를 보여주는 콘셉트인데요. 이전의 콘셉트포토와는 다른 비비드한 색감과 화려한 분위기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2024년 현재, 다시 유행할 조짐이 보이는 립 라인을 강조한 메이크업 등 트렌디한 스타일이 눈에 띄는데요. 힙한 분위기와는 달리, 사색에 잠겨 있는 표정과 함께 난간에 기댄 모습과 흐릿한 연출 등을 통해 화려한 겉모습 속에 존재하는 르세라핌의 복합적인 감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콘셉트의 이미지를 통해 ‘당당한 모습 이면에 존재하는 불안과 고민’이라는 신보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네요!
Editing by 별도끼, 산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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