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업계 취업을 위한 필수 상식, 음원 유통사

오늘의 뉴스레터를 반드시 읽어야 하는 분 
- 음악 업계 취업을 위한 꿀팁이 필요하신 분
- 평소 앨범 상세에 있는 발매사(유통사)가 뭔지 궁금하셨던 분

안녕하세요, 음악파는 김루씨입니다. 

저는 가끔씩 음악 업계를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자기소개서를 봐달라거나, 면접 꿀팁을 알려달라는 문의를 받곤 합니다. 사실 그럴 때마다 '엔터사도 똑같은 회사니까 특별히 따로 준비할 건 없다'라고 하지만(절대 귀찮아서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도 후배를 이끌어야 할 선배로서 얘기를 더 해줘야한다는 책임감이 들 때면 몇 가지 꿀팁을 더 주기는 합니다. 

오늘은 그 꿀팁 중 저도 취준할 때 알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업계 필수 상식인 '음원 유통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 쉬운 설명을 위해 온라인 음원을 중심으로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원을 유통하는 음원 유통사

음원 유통사를 왜 알아야하는지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음원 유통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부터  알아야 합니다. 음원 유통사는 음악 시장에서 가장 큰 축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그 존재 자체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음원 유통사업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B2B 비즈니스라서 일반 소비자들은 일상에서 접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저희가 식당 이름은 알아도 그 식당에 식자재를 누가 공급하는지는 잘 모르는 것 처럼요. 사실 저도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음원 유통사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합격했나 몰라...

음원 유통사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음악을 듣는 순간을 한 번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음악을 듣기 위해 멜론이나 지니, 유튜브 같은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그 플랫폼에 과연 누가 음원을 등록했을까요? 팀의 리더가 책임지고 올렸을까요? 아니면 막내? 그것도 아니면 가위바위보로 정하나요? 

뭐 하려면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내만 해도 10여개의 플랫폼이 존재하고 해외에도 무수히 많은 서비스들이 있는데, 그들과 일일이 계약을 맺는 다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플랫폼 입장에서도 신뢰도가 낮은 개인과 일일이 계약을 맺는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고요. 

그래서 음원 유통사는 아티스트(기획사)와 음원 플랫폼 사이의 계약을 대행해주고, 플랫폼에서 발생한 음원 수익을 정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단어 그대로 음원을 유통해주는 일인 거죠. 물론 유통사는 그에 대한 댓가로 아티스트나 기획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유통사를 아는 것이 왜 취업 꿀팁인지 이해가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뭐 유통사업이야 어디든지 있는 것인데 특별할 게 없잖아요.

음원 유통사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유통을 해서가 아니라, 음악 시장에 돈을 돌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투자'와 '마케팅'이란 방법으로 말이죠.

너 내 동료 해라, 투자할테니까!

어느 산업이든 유통사업의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는 단연코 '좋은 상품'입니다. 심지어 마트도 다른 곳에서 팔지 않는 핫한 아이템을 구비해야 사람들이 몰릴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규모가 있는 유통사들은 좋은 음악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기획사와 특별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바로 투자를 통해서 말이죠. 

기획사의 입장에서도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선 투자, 즉 돈이 꼭 필요합니다. 기획사의 매출은 앨범이 발매된 이후에 발생하게 되는데, 그 전까지 들어가는 제작 비용을 커버하기 위해선 많은 현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죠. 스타트업이 제품 출시 전까지 매출이 없어 투자를 받아야 하는 것과 조금 비슷한 상황입니다. 

투자의 형태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투자는 제작비에 투자하는 개념인 선급투자, 공동제작 등이 있습니다만, 특정 기획사의 지분에 투자하여 특수 관계인이 되거나 아예 인수를 하는 수도 있고(카카오엔터-안테나), 아니면 아예 기획사를 설립할 수도 있으며(카카오M-플렉스엠), 경우에 따라선 공연, 매니지먼트 등에 대한 수익 등도 쉐어하는 이른바 360도 투자(CJ E&M)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각각의 투자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기 보단(제가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니.... 콜록), 음원 유통사가 투자라는 형태로 기획사가 더 좋은 음악을 제작할 수 있게하고, 이렇게 확보한 음악을 통해서 더 수익률이 좋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일반적인 투자 형태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네이버 블로그 '음악홍신소'라는 곳에 잘 나와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마케팅을 해야지

콘텐츠를 모았으면 이제 유통을 해야할 차례입니다. 

물론 단순히 각 플랫폼에 발매를 신청하는 정도로 마무리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돈을 투자했고, 이를 회수할 생각을 하면 신청 정도로 그치진 않겠죠?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마케팅을 할 것입니다. 

마케팅을 하는 방법은 훨씬 더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마케팅 채널 두 가지만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는 음원 플랫폼과의 마케팅입니다. 음원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몇 가지 마케팅 구좌를 가지고 있습니다. 앱 내 팝업이나 푸쉬 메시지, 이벤트 페이지와 같은 노출 구좌도 있고, 특정 음원을 수록할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선 옥외 광고 구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사가 할 일은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이런 구좌에 아티스트나 앨범을 노출해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마케팅 협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뉴욕 타임 스퀘어에 아이유가 걸리는 아주 멋진 결과물도 탄생할 수 있는 것이죠(이거 하려고 담당자는 얼마나 열일을 했을까요). 

두 번째는 자체 SNS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입니다. 최근 유통사들은 각자 유튜브 채널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엔터의 원더케이, 지니뮤직의 GEMS, 드림어스의 스튜디오 플로 등이 있죠. 물론 이 채널에 유통하지 않는 아티스트도 출연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니뮤직도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것처럼 채널 운영의 1번 목적은 당연히 유통하는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입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음원 유통사의 주요 기능은 아래와 같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죠. 

어떻게, 이제 좀 음원 유통사의 개념이 이해가 되시나요?

취준생이라면 가져야 할 습관

서론에서도 이야기하긴 했지만 음원 유통은 B2B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추천드리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음악을 들을 때 앨범 정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멜론을 기준으로 얘기한다면, 앨범 정보에서 제공하는 내용은 아티스트명, 앨범명, 발매일, 장르, 발매사, 기획사입니다. 여기서 '발매사'가 유통사를 뜻하는데, 이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저도 일을 시작하고 부터는 좋은 노래를 들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유통사 정보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직업병 같은 것일까요? 

* 참고로 가온차트에는 차트 내에 유통사 정보도 같이 공개되어 있어 확인하기 쉽고, 해외 서비스보다는 국내 서비스가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이 훨씬 편합니다. 

개별 앨범의 유통사 정보를 확인하는데 익숙해졌다면 추가로 해봄직한 것은 주요 차트에서의 유통 점유율을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유통 점유율은 국내 음악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서, 실제로도 자주 하는 업무입니다. 

지난 멜론 주간 차트 내에서의 점유율을 확인해보니 카카오엔터가 무려 5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니 카카오엔터가 국내에서 갖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느낌이 확 오시죠?

나가며

음원 유통사는 음악 산업의 가치 사슬에서 위로는 기획사, 아래로는 음원 플랫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또 그 둘을 이어주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준비하는 직장이 꼭 음원 유통사가 아니더라도 이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실무를 이해하는 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유통사는 회사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펼치는 방향도 각기 다를 수 밖에 없죠. 조만간 유통사들의 특징과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는 콘텐츠를 준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루씨의 간단 요약

공통
🖥  홈페이지 바로 가기

뮤직데이터그램
📝 서베이 바로 가기
📚 위키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