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일기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는 착각

『로지컬 씽킹의 기술』 독후감

2026.10.28 | 조회 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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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논리적이라는 건 내가 납득하는 게 아니라, 듣는 사람이 한 번에 납득하는 상태다.

로지컬 씽킹을 비롯해 컨설턴트나 컨설팅 펌이 쓴 책은 꽤 많이 봤다. 이 책도 그중 하나다. 원 오브 뎀. 엄청나게 대단한 책은 아니고, 하는 말도 심플하다.

책이 말하는 논리적 사고는 거창한 정의가 아니다. 나뿐 아니라 듣는 사람도 납득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논리적 행동은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게 짜여 있는 상태다. 그래서 논리적인 이야기는 쉽게 이해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명확한 시나리오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너무 주관적이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 봤을 때도 감정적이거나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라, 명확한 사실과 근거, 그에 따른 주장, 그리고 그 주장이 나와야 하는 현황과 이유가 잘 짜여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논리적이라고 한다. 이 구조를 보통 피라미드로 그린다. 맨 위에 논점이 있고, 그 밑에 결론이, 그 밑에 결론을 받치는 근거가, 맨 아래에 근거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사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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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디까지가 논리적인가. 예를 들어 '내 기분이 그래, 그러니까 이걸 해야 돼'도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겉보기에 논리적이다. 원인이 있고 결론이 있으니까. 문제는 타인이 이해할 수 있느냐다. 남을 설득하려면 주장이 탄탄한 근거 위에 있어야 하고, 그 근거는 나도 너도 관찰하거나 검증하거나 적어도 같이 논쟁할 수 있는 결과에 기반해야 한다. 책의 소제목 그대로, 나에게 명백한 것이 상대방에게도 명백하지는 않다.

정말 쉽게 말하면 논리적이라는 건, 아 얘가 뭘 하고 싶구나, 메시지는 이거구나, 이 제안에는 이런 근거가 있구나를 한 번에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상태인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말할 때도 핵심 메시지를 먼저, 그다음에 근거 1, 2, 3 순서로 말하라고 한다. 구조적으로 말하고 쓰라는 건데, 이유 역시 상대방이 이해하기 편하게 하려는 거다. 사족 붙이지 말고, 감정적인 평가나 주장 내뱉지 말고, 할 말만 정확하게 해라. 필요한 말만 해라. 이게 진짜 지금 해야 할 말인가, 지금 필요한 말인가, 내 주장에 빠진 게 없나를 끊임없이 검증해야 한다.

재밌는 건 이 규칙이 내 주장을 펼 때만이 아니라 남을 평가하거나 피드백할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피드백을 주는 배경과 목적을 같이 말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오늘 비즈니스 미팅이 있구나.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미팅에서 효과적인 건 깔끔하고 신뢰감 있어 보이는 거니까, 형광색보다는 검정이나 파란색 계열을 권한다. 근데 내가 알기로 너는 파란색 옷이 없으니 검정 정장을 입고 가는 걸 추천한다. 이러면 주장과 그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이 다 드러난다. '그 옷 별로야'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 난다.

기획안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내가 갑자기 해양 시추 회사에 들어가서 기획안을 써야 한다고 치자. 전공이 아니니 사실과 역대 선례부터 하나씩 모아야 한다. 그걸 그루핑해서 사실에서 핵심 메시지를 뽑고, 메시지에서 결론을 끌어내면 된다. 이게 보텀업이다.

반대로 회사가 '이런 결과가 필요하다'고 던져주면 결과에서 역산하면 된다. 홈트 용품을 팔아야 한다고 해보자. 결과물 기준으로 상상하면 홈트 브랜드가 있고, 그 브랜드가 파는 상품이 있을 거다. 돈을 벌려면 어떤 원가 구조로 굴러가야 하고,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려면 이런저런 게 필요하다. 그러면 제안은 이렇게 나온다. 이런 홈트 브랜드를 만들되, A·B·C 방법으로 차별점을 만들고, D·E·F 방식으로 마케팅해서, G·H·I만큼의 가치를 더해 돈을 벌자.

우리가 평소에 하는 문제 해결은 맨바닥에서 시작할 때가 많다. 그때도 방법은 같다. 주어진 환경과 여기저기 흩어진 문제들을 그루핑해서 모아 보고, 하나씩 격파해 가면 된다.

결국 이 책의 이야기는 하나로 모인다. 논리는 내 머릿속이 아니라 상대방 머릿속에서 완성된다.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컨설팅 책 몇 권 읽어본 사람이라면 피라미드도, 보텀업도, 역산도 한 번씩은 들어봤을 거다. 그래도 보고서가 길어질 때, 피드백이 감정 섞인 잔소리로 흘러갈 때 한 번씩 꺼내 보기엔 나쁘지 않다. 컨설팅 책을 처음 읽는 사람이라면 입문서로 추천, 이미 몇 권 읽었다면 굳이. 이 독후감도 핵심부터 쓰려고 애썼는데 성공했는지는 모르겠다. 나에게 명백한 게 읽는 사람에게도 명백하리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삶은 꽂히면 가는 거고, 답은 구하기 나름이며, 중요한 것은 미래를 추론하기보다 만들어가는 것이다. 

웬만하면 맞춤법 틀린 부분 없을 텐데, 있으면 봐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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