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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뒤에 숨겨진 더 거대한 범죄

[176th night] 영화 <시민덕희>

2025.10.22 | 조회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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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th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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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캄보디아 납치 감금 사건'을 들어보셨나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부푼 꿈을 안고 캄보디아로 향한 청년들이 감금과 폭행, 고문을 당하며 범죄에 강제로 동원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범죄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로만 여겼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인데요. 오늘은 영화 <시민덕희>와 함께 캄보디아에서 벌어지는 납치 감금 사건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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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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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민덕희>는 2016년 실제로 있었던 김성자 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김성자 씨는 범인의 제보 전화를 통해 직접 범죄 조직을 추적하며 총책 검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어요. 영화에서도 세탁소 화재와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 덕희가 보이스피싱범(재민)으로부터 구조 요청 및 제보 전화를 받게 되는데요. 덕희는 재민을 구하고 잃은 돈을 되찾기 위해 직접 중국 칭다오로 건너가 범죄 조직의 총책을 찾는 추격전을 펼칩니다.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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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재민이 감금된 중국 칭다오의 범죄 조직, 어쩐지 최근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납치와 감금 사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요. 보이스피싱이라는 범죄 속에 납치와 감금, 심지어 살인까지 얽혀 있는 더 거대한 범죄가 캄보디아에서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지금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영국 등 여러 국가가 주목하고 있는 나라 캄보디아, 도대체 그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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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22살의 대학생이 실종된 지 약 한 달 만에 '웬치*'로 불리는 범죄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취업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출국했지만, 실제로는 현지 범죄 조직에 의해 감금돼 온라인 피싱·스캠·사기 범죄에 강제로 동원됐는데요. 실적이 낮거나 탈출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폭행과 감금이 이어졌고, 돈이 안된다며 여러 범죄 단지로 팔려다니다 한국 정부의 구조 작전이 실행되기 하루 전날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웬치: 특정 지역이 아닌, 동남아 보이스피싱 조직들 사이에서 캄보디아의 범죄 단지를 가리키는 은어.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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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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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계기로 캄보디아 내 감금 착취 범죄의 실태가 국내에도 알려지며, 구출된 한국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조사가 이루어졌는데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관련 신고가 작년부터 급증하며 올해에만 약 330건 이상이 접수됐고, 대부분이 '고수익 해외 일자리''취업 알선'으로 속아 입국했다가 범죄 단지에 감금되어 피싱·스캠에 동원됐습니다. 한국인 대상 범죄가 이렇게나 늘어난 데에는 한국 사회의 구직난간편한 인터넷 금융거래, 그리고 캄보디아의 취약한 치안·사법 체계가 맞물리며 한국인이 범죄 조직의 주요 표적이 된 것으로 분석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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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가 범죄의 거점이 된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관광 산업이 있습니다. 2016년부터 중국 자본이 캄보디아로 대거 유입되며 리조트와 카지노, 호텔 등이 지어졌는데요. 그러나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끊기자, 미얀마·태국 등지에서 단속을 피해 몰려든 중국계 범죄 조직들이 버려진 관광단지를 온라인 피싱·도박·사기 범죄의 근거지로 삼았어요.현재 확인된 범죄 단지만 최소 53곳에 이르며,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 규모는 연간 약 17조 원으로 추정되죠.  

ⓒ프린스 그룹 홈페이지
ⓒ프린스 그룹 홈페이지

정부의 부패와 권력 결탁 역시 이러한 범죄 확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캄보디아의 총리직을 사실상 세습·유지하며 30년 넘게 장기 집권해 온 훈센 가문과 고위 공직자들이 범죄 조직과 결탁했다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죠. 특히 훈센 가문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린스 그룹의 천즈 회장이 주로 언급되고 있는데요. 카지노, 부동산, 금융 등 여러 산업을 운영하며 캄보디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이 기업은, 인신매매와 자금세탁 혐의로 미국과 영국 정부로부터 ‘초국가 범죄 조직’으로 규정되어 제재를 받았어요. 아직 정확한 판결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프린스 그룹 압류 소식에 현지에선 뱅크런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산업 붕괴, 권력 부패, 치안 취약으로 인해 캄보디아는 범죄가 하나의 산업처럼 작동하고 있죠.

*뱅크런: 은행이 지급불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예금자들이 동시에 현금을 인출하는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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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캄보디아 정부는 잇따른 납치·감금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습니다. 처음 요청된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는 대신, TF가 대응 조직으로 꾸려진 건데요. 이에 따라 파견된 경찰관은 협력관 자격으로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 상주하며, 현지 경찰과 협력해 수사 지원·피해자 구조 협력·송환 절차 관리 등 실무 협력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에요.

ⓒ리드나잇 자체 제작
ⓒ리드나잇 자체 제작

하지만 현지 경찰이 범죄 단지로부터 금품을 받고 단속 정보를 유출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공조의 신뢰성엔 의문이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단속이 강화되자 일부 조직이 다른 지역이나 국가로 이동하여 대응은 더욱 복잡해졌어요. 한편 국내에서는 '코드 블랙(여행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허위 해외 취업 공고로 한국인을 유인하는 모집책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고, 구조된 사람들은 형사처벌에 대한 우려로 귀국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사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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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 시급한 것은 현지 당국의 신속한 수사 및 구조국내 모집책에 대한 철저한 단속 등의 사전 예방입니다. 동시에,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가적 범죄로 확산된 만큼 인접국, 인터폴 등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도 필요해요. 부디 양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피싱과 감금의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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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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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째 이어진 유방암 인식 캠페인 <LOVE YOUR W>. 올해는 참석한 연예인들보다 빠르게 확산된 비판 여론이 먼저 주목받았습니다. 가장 큰 논란은 가수 박재범의 공연. 박재범은 유방암 인식 캠페인 무대에서 ‘몸매’라는 노래를 불렀고,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라는 가사가 행사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터져나왔습니다. “이게 유방암 캠페인에서 가능한가요?” “환우들을 조롱하는 건가요?” 같은 반응이 줄을 이었죠.

행사장 분위기도 문제였습니다. 샴페인이 흐르고, 무대 위 셀럽들은 노출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며, 캠페인 취지와는 동떨어진 파티처럼 보였다는 겁니다. 술에 취한 셀럽들의 비하인드 영상도 일파만파 커지며 상황에는 더욱 불을 지폈죠. 셀럽의 화려한 파티 뒤에는 핑크 리본도, 유방암 당사자 중심의 메시지도 거의 없었다는 점이 오히려 더 큰 허무함을 남겼습니다.

게다가 캠페인이 20년간 진행되었음에도 누적 기부액이 약 11억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단발성 이벤트로만 소비된 게 아니냐는 ‘핑크워싱’ 비판까지 더해졌습니다. 보여주는 데는 익숙하지만, 진짜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여전히 답이 부족하다는 거죠.

논란이 커지자 W코리아는 닷새 만에 사과문을 냈습니다. “구성과 진행이 적절치 않았다”,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심은 타이밍을 놓쳤고, 대중은 여전히 묻고 있습니다.

“이건 대체 누구를 위한 캠페인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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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민속촌 공식 홈페이지
ⓒ 한국민속촌 공식 홈페이지

좀비 대신 처녀귀신, 호박 대신 호신팔찌. 한국민속촌의 가을 축제 <귀신사바 귀신놀이>가 올해도 돌아왔습니다.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식 할로윈’ 콘셉트는 그 자체로 이색적이죠. 하지만 진짜 재미는 현장에 있습니다.

기묘한 마을로 초대된 관람객은 귀신들의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미션을 수행해야 합니다. 귀신 술래잡기, 말뚝박기, 비석치기 같은 놀이에 공포 요소가 살짝 얹혀 있고, 미션을 성공하면 귀신이 ‘선물’을 주는 반전도 준비돼 있죠.

귀신 분장도 체험 가능합니다. 현장에서 소복이나 조선시대 귀신 복장을 빌릴 수 있고, 호신팔찌 만들기나 목각인형 만들기 같은 DIY 체험도 마련돼 있어요. SNS 해시태그 이벤트도 진행 중이라 인증샷 남기기 딱 좋습니다.

“많이 무섭지만 또 오고 싶다”는 후기가 절로 나오는 곳. 전통과 밈이 묘하게 어우러진 한국 민속촌의 <귀신사바 귀신놀이>오는 11월 2일까지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매일 밤 10시까지 열립니다.

이색적인 할로윈, 아직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 중인 리드나이터라면 한국 민속촌을 방문해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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