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디오니소스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포도주를 들고 있는 녹색머리의 유쾌한 청년이 떠오르네요. 아무래도 어릴 적 닳도록 봤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모습이 각인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전에는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올림포스 가디언>의 ‘너 때문에 흥이 다 깨져버렸으니까 책임져.’라는 대사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는데요. 추억의 애니메이션 <올림포스 가디언>이 2024년 7월 12일부로 리마스터링 되었다고 하네요!
수상할 정도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삭한 한국 사람들. 그 중심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서관에 가면 필수로 꽂혀있기도 했고, 아름다운 그림체와 흥미로운 신화 속 이야기, 학습만화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아이들과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았거든요. 누적 판매 부수는 천만 부를 넘었고, 1990~2000년대생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책이 되었습니다. 2002년에는 해당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올림포스 가디언>이 애니화되어 방영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손꼽히는 수작으로 평가받기도 했어요.
신기하게도,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한국 신화에는 비슷한 설화들이 있습니다. 바다 건너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통하는 것들이 있던 걸까요? 오늘 레터에서는 두 신화의 비슷한 에피소드들과 책 뒤편의 조금은 어두운 부분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운명의 세 여신으로부터 인간 영웅이 필요하다는 예언을 들은 신들의 왕 제우스는 영웅을 낳아줄 여성을 찾다 알크메네를 점 찍습니다. 그리곤 자신의 아내 헤라에게 ‘곧 미케네의 왕이 될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 말합니다. 이에 화가 난 헤라는 자신의 딸이자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튀이아에게 알크메네의 출산을 방해하도록 명하는데요.
그렇게 알크메네는 진통에 시달리게 되는데, 알크메네의 시종인 갈린티아스가 여신을 알아보고 "아이가 태어났다!"라며 소리칩니다. 이에 에일레이튀이아가 놀라서 주술을 잠시 멈춘 사이 알크메네는 무사히 아들을 낳게 됐어요. 그리고 이 아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웅 ‘헤라클레스’가 됩니다.
한국 신화에도 출산을 담당하는 신이 있습니다. 우리에겐 삼신할미로 익숙한 ‘삼승할망’인데요. 아이를 점지해 주고, 산모의 상태를 확인하는 등 인간을 탄생시키는 포근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삼승할망은 길을 가던 중 우연히 천연두의 신 ‘서신국대별상’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삼승할망은 서신국에게 아이들이 죽지 않도록 약한 마마(천연두)를 내려달라 부탁하지만, 서신국은 되려 삼승할망에게 마마 흉터를 내고 망신을 줍니다. 화가 난 삼승할망은 서신국의 아내인 서신국마누라를 찾아가 아이를 점지해 주고 열 달 뒤 해산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데요. 아내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서신국은 그제서야 삼승할망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많은 신화에서 출산을 담당하는 신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출산은 숭고하고 중요한 영역으로 여겨진 것 같네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렵사리 탄생한 헤라클레스는 테베의 왕 크레온의 사위가 되어 차기 왕위 계승자에 오르지만, 헤라가 일으킨 광기로 인해 자신의 가족을 살해하게 됩니다. 여사제이자 예언자인 퓌티아는 가족을 죽인 것에 대한 처벌로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의 노예가 되어 12가지 과업을 수행하도록 하는데요.
그중 열 번째 과업은 게리온의 소떼를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소떼의 주인 게리온과 소떼는 지중해 서쪽 끝의 에리테이아섬에 살고 있었는데요. 여행 도중 리비아 사막의 극심한 열기에 지친 헤라클레스는 태양신 헬리오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헬리오스는 배처럼 생긴 그의 황금컵을 빌려주어 헤라클레스가 바다를 건널 수 있게 합니다. 결국 소떼를 안전하게 에우리스테우스 왕에게 가져왔고, 열 번째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주몽의 건국 신화에도 이와 비슷한 설화를 볼 수 있는데요. 부여의 왕자들에게 시기질투를 받던 주몽은 동부여를 떠나 추격자들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가던 도중 엄리대수(淹利大水)에 이릅니다. 앞길을 가로막은 엄리대수를 향해 주몽은 “나는 천제의 손자이며, 강의 신의 외손자이다. 지금 나를 쫓는 자가 뒤를 따르니 그 위험이 급한 데 강을 건널 수 없으니 도와 달라.”고 하자, 이에 감응한 자라와 물고기가 물위로 떠올라 다리를 만들어 줬는데요. 주몽은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고, 추격자들은 강을 건너지 못해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영웅이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고난을 헤쳐나가는 내용은 많은 신화에서 등장하곤 합니다.
사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이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단순히 웃으면서 보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원인은 2004년 저작권 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갈등은 출판사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판매 부수를 속이고 인세를 편취하면서 시작됩니다. 당시 출판사는 홍은영 작가에게 367만 부가 팔렸다며 인세로 약 21억원을 지급했는데요.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작품이 1000만 부 이상 판매된 사실을 안 홍은영 작가는 3년간의 소송 끝에 약 37억원의 미지급된 인세 및 이자를 받아냅니다.
대한민국 출판시장의 폐단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작년 3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출판사 형설앤과 맺은 계약서에는 "원작물 및 그에 파생된 모든 이차적 사업권을 포괄한다", "일체 작품 활동과 사업에 대한 모든 계약권에 대한 권리를 장 씨에게 양도하고 위반 시 3배의 위약금을 낸다" 등의 내용이 기재됐습니다. 범위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담아 구체적인 사업 기간이나 목적, 내용을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 '뒤늦게' 문제로 지적되면서, 길어지는 저작권 소송이 이우영 작가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갔습니다.
응당 지켜져야 할 작가님들의 권리조차 지켜지지 않는 때에, 한국 문화사가 발전하길 바라는 것은 너무 오만한 생각이 아닐까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마법소녀 세일러 문. 최종장에 해당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다가오는 8월 22일,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될 예정입니다. <극장판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코스모스>는 <미소년 전사 세일러 문> 시리즈의 최종 챕터, ‘섀도우 갤럭티카’ 편을 그린 극장판 애니메이션인데요. 지난 28일, 넷플릭스 코리아는 극장판의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은 파트 1과 파트 2로 공개되며, 일본 극장에서는 2023년 6월, 2주 간격으로 전/후편을 개봉했다고 합니다. 이번 극장판은 넷플릭스 전 세계 동시 공개작이기에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8월 22일부터 시청할 수 있는데요.
세일러 문과 전사들의 마지막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공개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전 에피소드를 정주행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팝업스토어가 8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성수에서 운영됩니다. ‘PUBG 성수’는 게임 속 공간을 오프라인에 구현한 체험형 팝업스토어로, 배틀그라운드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팝업스토어는 게임 속 요소로 구성된 공간에서 여름을 즐기는 ‘서머 바이브’, 배틀그라운드 IP 기반의 아트 전시 ‘어반 캔버스’, 이색 협업을 만나볼 수 있는 ‘얼라이언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후 다양한 테마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해당 팝업스토어에 방문하여 스탬프 미션을 완료한 방문객들에게는 배틀그라운드 굿즈를 증정한다고 하는데요. 서바이버 패스포트, 부채, 스티커팩, 키링 등 다양한 굿즈가 준비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리드나이터들은 방문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더 많은 리드나잇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