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에 오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일벌리기 좋아하는 인간 두 명이 글쓰기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만든 뉴스레터 "Let's"😁. '처음'이라는 주제로 시작되는 레터를 모두 즐겨주세요~!
이번주 장면들~!
Ep 01. <뉴스레터 처음 하게 된 썰 풀어봄>
EP 02. <이런 말은 '처음'이시라고요?>
EP 03. <그냥, 첫사랑 이야기>
EP 04. <조금은 다른 첫사랑 이야기> -영화 추천-
EP 05. <나의 첫 강아지, 박구름을 소개합니다>
EP 06. <헤에 ~ 처음 애니메이션을 본다고?> - 오타쿠 입문 애니메이션 추천
안녕하세요. <렛츠>의 에디터 S입니다. 편집장도 대표도 아닌, 그저 판 벌리기 좋아하는 제가 이런 글을 맡게 되어 꽤 부담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제 친구인 에디터 단단보다 쉬운 글을 쓰게 된 것 같아, 그 점을 위안으로 삼고 저희 <렛츠>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의 첫 번째 주제는 ‘처음’입니다. ‘에이~ 좀 뻔하잖아?’라고 생각하고 있는 당신! 다 이유가 있으니 한번 들어보십시오. 아니, 읽어보십시오... 먼저 저희 <렛츠>는 쉽고, 재밌고, 유익한 글을 목표로 합니다. 근데 쓰는 우리도 재밌어야 해요.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은 주제로 제격이라 생각했습니다. 첫사랑, 첫눈, 첫 입학 등 뻔한 클리셰를 떠올리기 쉽지만, 좀 더 다양한 소재로 재밌게! ‘설렘’을 넘어 폭넓은 감정을 풀어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이번 호에서는 각자가 간직한 ‘처음’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쓰는 저희도 즐거웠듯이, 독자분들도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왜 시작하게 되었죠?
때는 바야흐로 올해 여름... 크러쉬의 "Ohio"의 “피곤해 죽겠어. 해 뜰만하면 비가 내려. (중략) 나가서 논지가 언제인지”라는 가사가 대번에 떠오르는 그런 시기였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취준생과 직장인 사이, 그 어딘가 애매한 위치에 있는 저와 단단. 저희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재밌는 게 하나도 없다.’였습니다. 오죽하면 대학교 시절, 무거운 촬영 장비들과 편집 공장으로 돌려대 24시간 내내 뜨겁던 노트북이 그리울 지경이었습니다. 그땐 몸과 정신은 고됐지만, 재미는 있었거든요. 그렇게 뭘 해야 재밌을까 고민하던 찰나, 단단의 친구들이 뉴스레터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곧장 그 친구들의 뉴스레터를 확인했더니, 본인들의 에세이를 뉴스레터로 내더라고요. 제 취향에 딱 들어맞진 않지만, 이런 주제로도 뉴스레터를 제작할 수 있구나... 그동안 간헐적인 지식을 위해 구독해 뒀던 뉴스레터들과는 달랐습니다. 그렇게 오로지 저희만의 재미를 위해 뉴스레터 제작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와 함께 재밌게 글을 쓸 친구들을 모았습니다.
2. 뭘 하는 뉴스레터죠?
여기까지만 읽으신 분들은 ‘그래서 에세이를 쓰겠다는 건가?’ 하실 겁니다. 물론 에세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글의 형식에 얽매이고 싶진 않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멋들어진 시도 쓸 거고요, 날카로운 비평문도 쓸 겁니다. 그리고 주제 또한, 뭐든 될 수 있습니다. 영화, 테크, 라이프스타일, 에세이 등. 저희 이름인 <렛츠>처럼 재밌다고 느껴만 진다면, 어떤 주제로든 글을 쓸 작정입니다. ‘뭐든 써보자’가 저희의 핵심 모토거든요. 이건 곧 독자 여러분에게도 해당됩니다. 릴레이 라이팅을 통해 독자 여러분과 함께, ‘첫사랑의 진짜 기준은?’과 같은 주제로 글쓰기 장을 열 예정이거든요. <렛츠>도 독자 분들도 그동안 느꼈던 ‘좀 괜찮은 글쓰기’의 압박에서 벗어나, 길이와 형식 상관없이 자유롭고 편안한 기분으로 읽고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다 같이 심심할 때마다 부담 없이 꺼내 읽고 공유해요~
3. 어떻게 구독하죠?
그래서 저희를 어떻게 만날 수 있냐고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여기로 들어가서(https://maily.so/lets/embed?src=embed) 이메일 주소만 쓰면 끝! 구독 신청이 끝나면 곧바로 웰컴 메일이 갈 겁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 글쓰기 친구가 되는 거죠. 이렇듯 저희의 핵심 서비스는 뉴스레터이긴 합니다. 하지만 웹사이트, 인스타그램과 같은 개방된 공간을 통해서도 저희를 홍보할 생각입니다. 원래 재밌는 건 여럿이서 해야 더 재밌잖아요? (잘 되면 유튜브도 하고 싶은데, 이건 제 개인적인 욕심이긴 합니다.)
제가 평소 말이 많아서 글도 길어지네요. 이쯤에서 <렛츠>에 대한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많관부!
by. 에디터 S
“MZ 사원분들을 십분 이해하기 때문에…”
“십분 이해요?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저희를 얼만큼 이해하신다고…”
안녕하세요, 에디터 히예입니다. 최근 <SNL코리아>의 ‘MZ 오피스’ 신입사원 면접 에피소드 보신 분 있나요?! 위 내용은 면접관과 신입사원의 대화 중 일부인데요. ‘십분(十分, 아주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을 시각의 ‘10분’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주 쓰는 용어는 아니지만, 격식이 필요한 자리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쓰이는 표현이 생소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텐데요. 이런 말은 ‘처음’이라 곤란했던 적도 있을 겁니다. ‘처음’ 들어볼 수도 있는 5가지 표현, 한 번 알아볼까요?
1.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심심한 사과? 왜 사과를 심심하게 하세요?
한 업체의 SNS에 올라온 사과문에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내용을 마치고 있었습니다. 왜 사과를 심심하게 하냐는 내용의 댓글이 달려 화제가 되었죠. 사과문에 적힌 ‘심심’은 한자 ‘甚深’으로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로,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의미의 ‘심심하다’와는 다른 표현입니다.
2. 사흘은 3일? 4일?
하루, 이틀, 삼일, 사흘 일주일이 지나가 (Like you 가사 中 일부)
2023년 1월, 발매를 앞둔 래퍼 노엘의 새 앨범 가사에는 위와 같은 내용이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의 흐름대로 1일, 2일, 3일 4일을 표현했다면, 가사는 하루, 이틀, 삼일, 나흘이 되어야 알맞은 표현입니다. 3일=사흘, 4일=나흘인 셈이죠. 5일은 닷새, 6일은 엿새, 7일은 이레, 8일은 여드레, 9일은 아흐레, 10일은 열흘이라고 합니다.
3. 금일은 금요일 아닌가요?
금일까지 과제를 제출하기 바랍니다.
한 대학에서는 ‘금일’까지 과제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이를 ‘금요일’로 알아들어 제출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금일은 ‘今日’로 ‘오늘’과 같은 의미예요. 작일(昨日)은 어제, 명일(明日)은 내일을 뜻합니다. 익일(翌日)은 명일과 비슷하게 내일을 뜻하지만, 명일은 오늘을 기준으로 한 내일이고, 익일은 정해져 있지 않은 어떤 날의 다음 날을 의미합니다. 작일, 금일, 명일, 익일 모두 대화 속에서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보고서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종종 쓰이곤 하는 표현입니다.
4. 운이 없길 바란다니
“무운을 빌어”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이 손명오에게 한 대사 중 하나입니다. 무운을 빈다는 말은 무운(無運), 운이 없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아니라 무운(武運), 행운을 빈다는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 여기서 무운(武運)은 전쟁 따위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로, 옛날에 전쟁에서 아군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5. 갈음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이것으로 인사말을 갈음하겠습니다 (굵은 글씨)자주 쓰이는 표현은 아니지만 공지사항이나 뉴스, 법률 용어에서 볼 수 있는 표현입니다. 갈음하다는 ‘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동사 ‘갈다’에서 어간을 가져와 만든 단어로 ‘바꾸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표현입니다.
혹시 이런 말은 ‘처음’이신가요? 5가지 표현 중 몇 가지를 알고 계신가요? 일상 속, 대화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은 아니지만 공식적인 자리나 비교적 격식을 차려야 하는 대화일 때 쓰일 수 있는 표현 5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금일’ 나온 표현을 읽어주셔서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은 앞으로 ‘사흘’ 간 아무 탈 없길 ‘무운을 빌어요’! 이 문장으로 마무리를 ‘갈음’하겠습니다!
by. 에디터 히예
“가슴 아파도 ~ 나 이렇게 웃어요 ~”🎶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제 머릿속에서 재생된 노래 구절입니다. 많은 분이 아는 노래일 거로 생각해서 들고 와봤어요. 만약 모른다면… 아마 제가 나이가 든 거겠죠? 하하하
여러분이 생각하는 첫사랑은 어떤 사랑인가요?
첫 연애의 상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는 사람? 처음으로 가슴 아파본 사람? 내 모든 걸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 …많은 사람이 사랑을 경험하는 만큼 그 기준도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 상대가 물론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죠.
우리는 추억을 되짚으며, 미래를 상상하며 혹은 지금을 생각하며 첫사랑의 모습을 그려보곤 합니다. 어떤 사람과 대화하든 상관없이 재미있는 주제, 사랑.우린 각자 그 처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먼저 제 주위 가장 어른인 사람부터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첫사랑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해?”
“’설렘’이지.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설렘. 그 설렘이 오래가든 아니든 처음으로 설렘을 느꼈다면 그게 첫사랑이지."
20대 친구들은 조금 더 다방면으로 첫사랑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김 모군 “계속 생각나고 보면 막 설레는 사람.”
박 모양 “열정. 그 사람 때문에 울어도 보며 애태웠던 불같은 사랑.”
최 모군 “어디서 무엇을 하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불특정 다수의 세상, 인터넷에서는 더욱 다채로운 첫사랑들이 떠다녔습니다.
“첫 연애의 상대.”
“내가 처음으로 정말 좋아했던 사람.”
“긴 세월 놓지 못하는 사랑.”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그 순간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간.”
그리고 저는 오랜 고민 끝에 첫사랑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고받던 사랑의 크기가 느껴지는 사람.”
첫사랑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각자의 경험과 생각이 한데 모여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죠. 그러니까 각자 다양하게 첫사랑을 추억할 수도, 궁금해할 수도, 확신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 글을 읽고 여러분 첫사랑의 기준이 바뀌었나요? 오히려 굳건해졌나요? 아니면 여전히 첫사랑의 의미를 찾고 있나요?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첫사랑에 세상이 들이미는 잣대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래서인지 역시 첫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새롭고 짜릿하네요!
by. 에디터 510
-반쪽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렛츠>의 에디터 단단입니다. 처음 발행하는 뉴스레터 1호의 주제가 "첫"이라고 듣자마자 든 생각은 첫사랑❤이었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지도 않은데 왜 이 단어가 먼저 생각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첫사랑이란 단어에 꽂혀버린 만큼 그와 관련된 글을 써야겠죠. 그래서 수많은 첫사랑 영화를 섭렵하면서도 잊히지 않고 제 마음속에 남아있던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달달한 하이틴 로맨스인 줄 알고 눌렀다가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 영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반쪽의 이야기”입니다.
이름 때문에 "칙칙폭폭 추추"라고 불리는 엘리 추는 대리 숙제로 용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애스터에게 사랑 편지💌를 써달라는 폴의 요청을 받고 거절하지만, 미납된 전기요금 때문에 요청을 수락하게 됩니다. 말을 걸어 본 적도 없는 상대에게 사랑이 빠진다는 것을 엘리 추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폴의 "넌 사랑을 해본 적이 없냐"는 말에 발끈하지만, 그런 폴의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영화 속 대사를 통해 사랑을 짐작하며 폴의 연애편지를 써주는 엘리 추. 폴의 이름을 빌려 애스터와 편지를 나누면서 조금씩 세 사람의 마음이 달라집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첫사랑의 풋풋함과 설렘을 담고 있음과 동시에 사랑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전형적인 첫사랑에 관련된 영화는 아닐지라도 처음 느껴보는 낯선 감정들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그 감정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저를 돌아보게 되죠. 설렘만이 가득한 첫사랑도 있지만 혼란스럽기만 한 첫사랑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엘리 추를 연기한 레아 루이스의 목소리는 영화 속에 묵직하게 담겨 중심을 잡아줍니다. 내레이션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을 따로 뽑아서 듣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차분한 느낌의 영상미와 선으로 표현한 그들 사이의 경계, 그 경계를 넘게 되는 장면, 대칭되는 영상을 통해 영화 속 분위기를 구성하죠. 하이틴 특유의 분위기와 함께 풋풋함이 가득하기도 합니다. 그와 동시에 코미디적인 요소를 빼먹을 수 없죠. 보고 있다 보면 예상치도 못한 구간에서 웃음이 납니다.
남들의 말을 통해 사랑에 대한 감정을 깨닫고, 내가 모르던 감정들을 깨닫는 것은 10대를 지나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않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주 어렸을 때 더 내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다른 감정은 몰라도 사랑을 담은 드라마나 영화는 특히나 그런 장면들을 국적 불문하고 볼 수 있죠. 이건 만국 공통 서사인가 싶네요.
영화에서는 눈빛으로, 편지로, 문자로, 말로 때로는 표정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드러냅니다. 처음이라 서툴렀던 아이들의 이야기 “반쪽의 이야기”.
러닝타임 104분으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니 가볍게 틀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가장 마음에 남았던 대사를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맺습니다.
“사랑은 엉망진창에 끔찍하고 이기적이고 대담한 것이다. 사랑은 괜찮게 그린 그림을 기꺼이 망치는 거예요. 훌륭한 걸 그리기 위해서”
그건 그렇고 여러분의 첫사랑의 기억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by 에디터 단
가정 분양 글을 보고 찾아간 집에는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강아지 2마리가 있었다.빵빵한 털을 자랑하던 비숑과 뽈뽈 돌아다니던 작은 말티즈 한 마리. 사실, 박구름(말티즈)에겐 비밀이지만 엄마에게 비숑을 데려가자고 했다. 그때의 내 눈에는 비숑이 더 예뻐 보였다. 그런데도 구름이를 데려온 이유는 걔가 자꾸 내 주위를 맴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 집 식구가 된 말티즈. 성은 ‘박구’ 이름은 ‘름’인 ‘박구름’ 되시겠다.
처음엔 예전 이름인 ‘꼬맹이’에만 반응했었다. 그래서 서운했다. 강형욱 선생님의 ‘세나개’ 프로그램도 다 돌려보고, 책도 사 읽으면서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을까. 처음으로 혓바닥을 내밀며 거실을 뛰어다녔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박구름은 말티즈지만 다리가 길다. 아마도 출생의 비밀이 있는 듯하다. 전 주인분은 모견, 부견 모두 말티즈라고 하지만 그녀를 실제로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의문을 제기한다. 아마도 엄마, 아빠 둘 중 하나는 푸들일 것이라고.
구름이가 사람이라면 MBTI는 EEEE일 것이다. 그녀는 강아지, 사람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데 특히 ‘새로운’ 사람을 더 좋아한다. 가족보다도 더. 사실 좀 섭섭해 구름아.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데!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이 구름이를 보며 영악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동의한다. 내가 계란만 삶으면 옆에 와서 애교를 부리는 영악한 박구름 양.
한번은 구름이가 가출을 한 적이 있다. 가족 모두 집을 비워 하루 정도 외할머니댁에 맡겨놓았던 날. 그녀는 문이 열린 틈을 타 7층에서 1층까지 빠르게 계단을 타고 내려가 아파트 단지에서 탈출했다. 외가 쪽 친척들이 모여 사는 작은 동네였던지라 인력 망을 이용해 그녀의 행적을 좇았다. 신기하게도 물어보는 곳마다 다들 박구름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외할머니댁 경비실에 들른 후, 김밥집, 편의점, 학원... 그렇게 5~6시간 만에 학원 학생이 보호 중인 박구름을 찾을 수 있었다.
길 잃었던 다른 강아지들은 주인을 만나면 낑낑대던데, 얘는 ‘와 잘 놀았다’라는 표정으로 해맑게 웃고 있더라. 가족들이 더운 여름, 땡볕에서 찾아다녔다는 걸 박구름은 평생 모르겠지.
약간의 영악함과 파워 E 성향을 갖고 있던 구름이가 이제는 6살이 됐다. 이제는 낯선 사람보다 우리 집 식구들을 더 좋아한다. 새로운 사람과 인사하다가도 쪼르르 다시 내게 돌아온다. 그런 구름이의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다가도, 괜히 마음이 아려온다. 사람 나이로 중년을 오가는 구름이. 그런데도 아직 장꾸같은 구름아, 앞으로도 건강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by. 에디터 다름
<오타쿠 입문 애니메이션 추천>
1. 서론
나의 학창 시절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학생들을 흔히 오타쿠로 치부하며 ‘사회성 떨어진다,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등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이는 일이 당연시되었다. 허나 지금은 개인화 시대, 각자의 취향을 공유하고 존중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요즘 트렌드를 보면 애니메이션이 결코 마이너한 문화에 국한되지 않는 점을 볼 수 있다. 릴스만 보더라도 애니메이션 OST를 주제로 한 노래가 빈번치 않게 사용 되며, 애니메이션 영화 역시 극장에서 성행되고 있는데,,, 특히, 대중들이 즐겨하는 애니메이션이 늘어남에 따라 찐 오타쿠 사이에서 이들을 ‘패션 오타쿠’라고 불린다고 한다.사실 패션 오타쿠라는 말이 그렇게 긍정적인 느낌의 내용은 아니긴 하다. 이 단어를 꺼낸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하위문화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홍대병(?) 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 어떻냐! 나는 반대로 대중들이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진다 하면 오히려 덕질을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든다.따라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즐기고 싶지만 아직 시도 못하고 있는 머글들을 위해 에디터 아삭이 첫 글로 애니메이션 입문작들을 소개 시켜주겠다. 사실 소개 시켜주고 싶은 애니는 산더미지만, 애니메이션을 한 번도 안본 사람을 기준으로 추천하는 것들이라 다들 알 수도 있는 애니메이션(?)을 몇 가지 추천해줄 테니깐 유념해달라고! 行ってみましょう〜(가보자고)!
2. 요즘 제일 핫한 애니메이션은?[귀멸의 칼날? 최애의 아이? 아니 주술회전]
흔히 말하는 소년 만화 장르의 만화야. 사연이 있는 주인공이 아군을 만나고 악당과 싸우면서 성장하는 그런 내용.
사실 소년 만화 하면 다들 들어본 애니메이션들이 있을 거야. 예를들어 원피스, 나루토, 귀멸의 칼날, 체인소맨 등등. 하지만 왜 하필 주술회전을 추천하냐고? 지금 1기가 대박이 나서 2기 방영중에 있거든… 따끈따끈하게 유행 타서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
사실 소년 만화에도 트렌드가 있는 거 알고 있어? 예전에는 결국 주인공이 최강이 되는 ‘왕도 애니’여서 희망 찬 내용이 많았어.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뻔하고 유치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고, 하도 많은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그렇다 보니 클리셰로 되버렸지 뭐야. 이러한 클리셰를 깨트린 만화 중 하나가 바로 이 주술회전이라고 생각해.
주술회전을 처음 보면 여타 다른 애니메이션하고 비슷한 느낌이 들거야. 신체 능력이 좋은 주인공이 학교에 봉인되어있던 ‘주물(呪物)’이 풀리면서 괴물들과 싸우는 그런 만화. 하지만, 보다 보면 느끼게 될거야… 현실은 시궁창 같다는 걸. (자세한 내용은 스포라서 자제할게😟)
사실 요즘 소년 만화 트렌드는 바로 ‘청년 만화’라고 말할 수 있어. 청년 만화는 뭐라고 생각해? 흔히 말해서 아이같지 않는 만화라고 생각하면 될거야. 암울하고, 슬프고, 잔인하기도 해서 이게 진짜 소년 만화인가 생각이 들 때도 있어. 현 시대 사람들은 자극적인 걸 많이 찾는 ‘도파민 중독’에 빠져 있는데, 아마 이러한 현상이 한 몫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해.
만약 내가 정말 희망 차고 밝은 것만 보고 싶다 하면 추천하지 못하겠지만, 진짜 한번 진득하게 보고 싶다? 자극적이고 눈물 살짝 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 당장 아이패드 켜서 OTT 키고 검색한 다음 1화 당장 누르도록 해.
3. 스토리가 좋은 고전 명작[강철의 연금술사는 2가지 버전이 있는 것 알고 있어?]
아마 머글들이 오타쿠한테 입문하기 좋고, 재밌는 명작 애니 추천해 달라고 하면 백중 백은 바로 이 만화를 추천 할 거야. 용두용미로 유명한 저 만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아. 죽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주인공 형제는 연금술의 최대 금기인 인간을 만드는 행위를 했어. 하지만, 부활을 실패할 뿐더러 동생의 신체와 자신의 왼쪽 다리, 오른쪽 팔을 희생하게 된 거야. 따라서 형제는 원래의 몸을 되찾기 위해 전설로만 전해지던 현자의 돌을 찾는 모험을 하게 되는 내용이야.
사실, 위 애니메이션은 이례적으로 두 번 나왔어.강철의 연금술사 오리지널, 그리고 강철의 연금술사 브라더후드.사실 10년 텀으로 나왔기 때문에 리메이크라도 볼 수 있는데 작가가 리메이크라고 불리기 싫어해서 브라더후드라고 읽어. 한국 사람들은 특히 ‘구강철’, ‘신강철’이라고 불리기도 해. 그러면 두개는 과연 뭐가 다른거야(?)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야. 그래서 내가 무엇을 봐야 할 지 나눠서 알려줄게!
구강철은 원작의 딱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하고 새로운 스토리, 전개, 세계관이라고 생각하면 되거든.. 사실 속설이 있는데, 원작 만화책이랑 애니메이션이 거의 비슷한 시기로 나왔었는데 원작보다 애니메이션이 훨씬 빨리 나와서 제작사가 임의로 만들었다고 하거든. 그래서 10년 후 같은 제작사에서, 원작에 충실한 신강철이 나왔다고 볼 수 있어.
구강철은 신강철과 다르게 엄청 암울하고 어두워. 주제가 ‘인간의 죽음’을 다룬다고 생각하면 되거든. 그리고 조금 더 오래된 시점에 나온 애니라서 그런지 전개가 좀 느리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어. 결말도 약간 비극적인 열린 결말 느낌이랄까? 반대로, 원작에 충실한 신강철은 ‘인간의 삶과 의지’를 강조하여 조금 더 경쾌하다고 느껴질 거야. 희망 찬 해피엔딩으로 다 보고 나면 시원섭섭한 느낌이 살짝 들 때 도 있어!
사실 나는 N회차를 시청한 사람으로서, 둘 다 보는 것을 추천해 (구강철 → 구강철 극장판 → 신강철)하지만 보통 처음 애니로 접하는 사람에게는 신강철 (강철의 연금술사 브라더후드)를 봤으면 좋겠어~!
아마 1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거야😎
by. 에디터 아삭
렛츠의 첫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더 재미있는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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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실
재밌어요 ~~!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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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후추맘
메일함을 열어 보니 선물 같은 글이 도착해 있었네요!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당☺️ (구름이 사진 더 보여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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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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