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조들은 왜 그토록 이야기에 집착했을까?
들소를 더 잡거나 과일을 더 따지 않고,
변덕스러운 신이나 비현실적인 모험을 상상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엔드 오프 타임》,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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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일 구독자유니의 운세
옛날에 한 임금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어놓는 신기한 맷돌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탐낸 도둑이 맷돌을 훔쳐서 바다로 도망쳤다.
배가 바다 멀리 나오자, 안심한 도둑은 맷돌을 빨리 시험해 보고 싶었다.
당시는 소금이 아주 귀했으므로 “소금 나와라.”라고 하자
과연 소금이 한없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소금이 배에 가득 차게 되었으나
도둑은 맷돌을 멈추게 하는 방법을 몰라, 배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바다 속에 가라앉은 맷돌에서 계속 소금이 나와
지금까지도 바닷물이 짜게 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0463
산골에 사는 한 여자가 서울 시장에 보름달과 같이 생긴 둥근 청동 거울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거울을 한번 보기를 원하였으나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남편이 서울에 가게 되었는데, 마침 그때가 보름이었다.
그이는 거울이란 말을 몰라서,
남편에게 서울에 가서 저 달처럼 생긴 물건을 사 오라고 하였다.
그런데 남편이 서울에 도착하여 달을 보니 반달이 되었다.
그러므로 서울에 도착한 남편은 반달을 보고,
아내가 원한 것이 빗인 줄 알고 빗을 사서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는 남편에게 보름달을 가리키며 자신이 원한 것이 빗이 아니라고 하자,
그는 서울의 달과 시골의 달의 다름이 괴이하다고 하였다.
그 후 남편이 다시 서울에 가서 거울을 사 왔다.
아내가 거울을 보자 거울 속에 여자가 있었다.
평소 거울로 자기 얼굴을 본 적이 없던 아내는
남편이 다른 여인을 데려온 것으로 오해하고 화를 내었다.
남편이 거울 속을 보니 웬 남자가 있으므로,
남편은 아내가 다른 사나이를 원하였던 것으로 알고 분노하였다.
그 일로 부부는 서로 다투다가 끝내 관가(官家)에 가서 송사했다.
그런데 원님이 그 거울을 들여다보니,
거울 속에는 관복을 입고 위엄을 갖춘 관원(官員)이 있었다.
원님은 그것을 보고 새로운 관리가 부임한 것으로 알고 놀랐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1862
어떤 스님이 꿀 항아리를 벽장에 넣고 언제나 혼자 몰래 먹다가,
상좌에게 들키자 먹으면 죽는 것이라고 하였다.
어느 날 스님이 나간 사이에 상좌는 꿀을 다 먹어 치우고는
스님이 아끼던 벼루마저 깨뜨려버렸다.
스님이 돌아와 연유를 묻자,
상좌는 실수로 벼루를 깨뜨려서 죽으려고
벽장 속의 것을 다 먹고 누워서 죽기만을 기다린다고 하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8105
옛날 어느 선비가 길을 가던 중 어디에서 신음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살펴보았더니
큰 뱀이 까치 둥지 안의 까치 새끼들을 잡아 삼키려 하였다.
선비는 재빨리 활을 꺼내 뱀을 쏘아 까치들을 구해 주고는 갈 길을 재촉하였다.
산속에서 날이 어두워져 잘 곳을 찾다가 마침 불빛 있는 곳을 찾아갔더니
예쁜 여인이 나와 극진히 대접하였다.
한밤중에 자다가 갑갑해진 선비가 눈을 떴더니
여인이 뱀으로 변해 선비의 목을 감고는
“나는 아까 너에게 죽은 남편의 원수를 갚으려고 한다.
만약 절 뒤에 있는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 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라고 했다.
선비는 ‘이제 죽었구나.’ 생각하고
절 뒤에 있는 종을 울리기 위하여 갖은 궁리를 다하였다.
그때 갑자기 절 뒤에서 종소리가 세 번 울렸다.
그러자 뱀은 곧 용이 되어 승천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선비는 날이 밝자마자 절 뒤에 있는 종각으로 가 보았더니
까치 두 마리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죽어 땅에 떨어져 있었다.
까치들은 은혜를 갚기 위해 머리로 종을 들이받아 종소리를 울리게 한 뒤 죽었던 것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1217
옛날에 사람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산 채로 산이나 들에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한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가 일흔 살이 되었으므로 늙은 아버지를 고려장하기 위해서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갔다.
아들은 그곳에 약간의 음식과 늙은 아버지를 지고 갔던 지게를 놓아둔
채 되돌아 가려고 하였다.
그러자 그를 따라왔던 그의 어린 아들이 그 지게를 다시 지고 오기에,
그는 아들에게 왜 지게를 다시 지고 오느냐고 물었다.
어린 아들이 “저도 아버지가 늙으면
이 지게에 지고 와서 버려야 하기 때문에 가져왔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는 그 말에 크게 뉘우치고 늙은 아버지를 다시 집으로 모셔 간 뒤에 잘 봉양하였다.
그로부터 고려장이라는 악습이 없어졌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1217
옛날에 아주 못된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하던 며느리가
배가 몹시 고파 몰래 밥풀을 훔쳐먹었다.
이를 알게 된 시어머니가 음식을 훔쳐먹었다고 나무라면서 모진 매를 때렸다.
며느리는 매를 맞으면서, “음식이 아니라 요거예요.”라고 하면서
밥풀을 혀끝에 내밀면서 죽었다.
그 혼이 며느리밥풀꽃이 되었는데,
낮은 산에서는 부끄러워 있지 못하고 깊은 산에만 나 있다고 한다.
며느리밥풀꽃은 붉은 입술 모양의 꽃 위에 흰색 무늬가 있는데 밥풀알처럼 보인다.
며느리밥풀꽃 설화는 꽃 모양에 대한 상상력에서 시작된 것으로,
고부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시집살이의 고충과 약자인 며느리의 한을 담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1217
어떤 사나이가 장에 갔다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승같이 큰 거인이 나타나 씨름을 걸어 왔다.
거의 날이 새도록 서로 붙들고 씨름을 하다
마침내 사나이는 거인의 목을 찔러 죽였다.
사나이가 집으로 달려와 동네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에 다시 가보니
거인은 보이지 않고 다만 낡아 쓰지 못하는 빗자루가
목에 나뭇조각이 꽂힌 채로 버려져 있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5531
가난한 노총각이 밭에서 일을 하다가 “이 농사를 지어 누구랑 먹고살고?” 하자,
어디선가 “나랑 먹고살지, 누구랑 먹고살아.”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총각이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가 보니, 우렁이 하나가 나왔다.
우렁이를 집에 가져와 물독 속에 넣어 두었는데,
그 뒤부터는 매일 들에 갔다 오면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총각이 하루는 숨어서 살펴보았더니,
우렁이 속에서 예쁜 처녀가 나와서 밥을 지어 놓고는 도로 들어갔다.
총각이 처녀에게 같이 살자고 하자,
처녀는 아직 같이 살 때가 안 되었으니 좀더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러나 총각은 억지로 함께 살았다.
하루는 우렁이각시가 들일을 나갔는데,
지나가던 관원이 보고는 자기 처로 삼으려고 데려오게 하였다.
우렁이각시는 자기를 데리러 온 관원의 하인에게
반지·비녀·옷고름·겉옷을 차례로 내주면서 이것 밖에 없더라고 말해 달라고 했으나,
끝내 관원에게 붙잡혀 가게 되었다.
이를 안 총각은 애를 태우다가 마침내 죽어서 파랑새가 되고,
우렁이각시도 죽어 참빗이 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9857
옛날 어떤 어촌에서 목이 셋이나 되는 이무기에게
해마다 처녀를 제물로 바치고 있었다.
어느 해에도 한 처녀의 차례가 되어 모두 슬픔에 빠져 있는데,
어디선가 용사가 나타나 자신이 이무기를 처치하겠다고 자원하였다.
처녀로 가장하여 기다리던 용사는 이무기가 나타나자 달려들어 칼로 쳤으나
이무기는 목 하나만 잘린 채 도망갔다.
보은의 뜻으로 혼인을 청하는 처녀에게
용사는 지금 자신은 전쟁터에 나가는 길이니
백 일만 기다리면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만약 흰 깃발을 단 배로 돌아오면 승리하여 생환하는 것이요,
붉은 깃발을 단 배로 돌아오면 패배하여 주검으로 돌아오는 줄 알라고 이르고 떠나갔다.
그 뒤 처녀는 백 일이 되기를 기다리며 높은 산에 올라 수평선을 지켜보았다.
이윽고 수평선 위에 용사가 탄 배가 나타나 다가왔으나 붉은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처녀는 절망한 나머지 자결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사실은 용사가 다시 이무기와 싸워,
그 피가 흰 깃발을 붉게 물들였던 것이다.
그 뒤 처녀의 무덤에서 이름 모를 꽃이 피어났는데,
백일기도를 하던 처녀의 넋이 꽃으로 피어났다 하여 백일홍이라 불렀다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2302
옛날 어느 바닷가에 늙은 부부가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잇고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이 큰 잉어를 잡게 되었는데,
잉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가엾어서 놓아주었다.
다음날 노인이 바다에 가니, 한 소년이 나타나 용왕의 아들이라고 하며
어제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그를 용궁으로 초대하였다.
용왕의 융숭한 대접을 받고 보배 구슬을 얻어 돌아온 뒤,
노인 부부는 큰 부자가 되었다.
이후 그 소식을 들은 이웃 마을 노파가 속임수를 써서 구슬을 가져가
노인의 집은 다시 가난해졌다.
늙은 부부의 집에서 기르던 개와 고양이는 주인의 은혜를 갚고자
이웃 마을에 있는 노파의 집으로 찾아갔다.
둘은 노파의 집에 있던 쥐왕을 위협하여 구슬을 되찾았다.
돌아오던 중에 강을 건너게 되었다.
개는 헤엄을 치고 고양이는 등에 업혀 구슬을 물고 있었다.
개가 구슬을 잘 간수하고 있느냐고 자꾸 묻자
고양이는 대답하다가 구슬을 물에 빠뜨렸다.
그 책임을 서로 다투다가 개는 혼자서 집으로 돌아갔다.
면목이 없어진 고양이는 강 건너편에서 물고기를 얻어먹다가
그 속에서 구슬을 찾게 되어 주인에게 가져다주었다.
주인은 고양이를 우대하고 개를 집 밖에 거처하게 하고 박대하였는데,
그 뒤부터 둘의 사이가 나빠지게 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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