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안녕! 세상에 벌써 7월 10일이라니. 시간이 진짜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어. 지난 편지가 6월 22일에 발송되었으니, 보름도 더 지났네. 그동안 나는 말복이 아닌 내가 되어보는 시간을 보내고 왔어. 6월 2일에 보낸 편지 기억해? 나 버크만 자격 과정 레벨1 신청했었다고 했잖아. 7월 2일에 듣고 왔어. 그리고 레벨1 수료증을 받아 오늘 막 2명의 신청자에게 진단지를 발송하고 오는 길이야.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7월 2일보다는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해. 최근 나는 알바를 여러 개 하고 있는데, 일단 여기서도 꽤 이름이 불리기 쉽지 않아. 왜냐고? 내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 내 이름이 조금 독특하긴 하거든? 그래서 내 이름을 실수하는 분들이 종종 있어. 그리고 지금 하는 알바 사장님들은 모두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셔. 그래서 매일 나는 다른 이름으로 불려. 굳이 그걸 정정하지 않는 이유는 글쎄, 나도 모르겠어.
회사에서 나온 후로,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웹툰 보조작가 필명을 사용했어. 그리고 인스타툰을 비롯해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면서 말복이라는 필명도 쓰기 시작했지.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며 보내기도 하고, 친구도 많지 않았던지라 필명으로 불리는 일이 더 많았어. 그리고 점점 말복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가 많아지며 말복의 친구들도 많아졌고, 언젠가부터 나를 말복으로 소개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졌던 것 같아. 거기에 더해 최근에는 웹툰 일을 거의 정리했으니 이제 나는 거의 말복으로 불리거나 틀린 이름으로 불리기만 하는 셈이야.
근데 나는 그게 좋았다? 나는 내가 많이 싫었었거든. 음, 편의상 이름이 필요할 것 같다. 오늘 가상의 내 이름은 장용이라 해 볼게. 지금 카페에 와 있는데, 눈앞의 커피잔에 [매장용]이라 쓰여있거든.
나는 오랜 시간 나를 부정하고 살았어. 그때는 내가 싫다는 마음보다는 나를 부정했다는 것에 더 가까워. 인스타툰으로도 연재했지만 내가 내 삶을 놓고 싶지 않아진 것도 비교적 최근이라면 최근인데, 내 삶을 놓고 싶지 않아지게 되면서 오히려 예전의 나를 싫어하게 되었어.
나를 부정하던 것에서 이전의 내 삶을 싫어하게 된 것도 좋은 변화라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모르겠어. 어쨌거나 나는 그런 이유로 어딘가에 [매장용]이 남지 않길 바라.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길 바라. 특히 온라인에는 더더욱. 나를 말복이 아닌 [매장용]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나를 찾지 못했으면 해. 그래서 내게 말복의 정체성이 생긴 게 좋았어. 말복으로 불리는 게 좋았고, 말복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과 그 시간이 좋았어. 그리고 그렇게 내게 장용으로서의 삶은 잊혀갔어.
그러다 이번에 버크만 교육과정에 참석한 날, 내 이름이 적힌 테이블에 가서 보니 네임택이 있더라고. 거기엔 진~짜 큼지막하게 [매장용]이라 쓰여 있었어! 그날의 교육은 여러 명의 조원과 팀을 이뤄 진행했는데, 조원들은 나를 꼬박꼬박 "장용씨는~" "장용님은~" 하고 불러주었어. 교육을 진행하신 선생님도 계속해서 내게 "장용 선생님은" "장용 선생님이" 하고 말씀해 주시는데 기분이 이상한 거야.
이름. 이름에 대해 깊이 와닿았던 적은 없는데 그날은 이름의 의미가 마음으로 조금 와닿았던 것 같아. 어느 정도냐면 자기소개 이후 사람들이 내게 어떤 만화를 그리는지 물어봤는데 끝까지 숨겼어. 버킷리스트가 없다는 나에게 "버킷리스트로 만화책 만들기 어때요?" 할 때 "독립 출판한 만화책이 이미 있어요." 하고 답할 땐 짜릿하기까지 했다? 말복이 아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꽤 재밌더라고.
그동안 나와 말복의 분리는 말복을 위해서였어. 말복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그런데 그날은 장용으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분리를 한 셈이야. 그게 즐겁고도 설레는 경험으로 남았어.
그렇지만 새로운 이름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하나 고민은 돼. 내가 나를 온라인에 드러내기 싫은 건, 내 과거가 싫어서만은 아니거든. 근데 "말복코치"라고 하면 왠지 너무~ 말이지~ 쫌~ 너무~ 말랑하구~ 그래 보이지 않아?! 그래서 신뢰감이 안 갈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말복과 이어진 사람들과 내 커리어 이야기도 계속 하고 싶고! 그게 요즘 내 가장 큰 고민이야. 친구들은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댓글이나 구글 폼 중 편한 방법으로 의견 남겨주면 많이 고마울 것 같아!
P.S 그리고 뉴스레터를 쓰면서 깨달은 점! 그 일을 할 때의 이름을 고민한다는 건 내가 그 일이 꽤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 교육이 재밌기도 했지만, 듣는 내내 이미 내가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던 일이란 것도 깨달았어. 그리고 또! 수강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일을 하는 내가 그려졌어. 그래서 이미 7월중에 레벨2도 수강할 계획이야.

P.S 혹시 버크만 베이직 검사를 받아보고 싶은 친구들 있을까? 댓글이나 구글폼을 통해 [베이직 검사] 와 연락처를 남겨주면 추첨을 통해 1명에게 버크만 베이직 검사를 해줄게. 댓글로 남길 땐 비공개 체크하는 거 잊지 말고! 친구들의 개인정보는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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