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꾸준하지 않아도 괜찮아.

2026.06.22 | 조회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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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야, 잘 지내고 있어? 요즘 더워서 숨만 쉬어도 땀이 뻘뻘 나더라고. 내가 원래 땀이 많아서 그런가? 새벽에도 땀 때문에 베개나 티셔츠가 축축해져서 잠결에 에어컨을 다시 틀고 자곤 해. 이런 계절 속에서 나는 요즘 말 그대로 땀을 뚝뚝 떨궈가면서 알바를 하고 있어. 어제는 기름으로 얼룩진 가게 바닥을 대걸레로 닦는데, 기름이 닦인 매끈한 자리 위로 내 땀이 톡 떨어지더라. 여름인 게 실감 나더라.

 

 며칠 전, 한 인스타그램 독자분에게 DM이 왔어. 오랫동안 인스타툰을 그려오신 분인데, '요즘 계정 관련해서 고민이 많이 된다'고 하시더라고. 인스타툰을 하던 초창기부터 서로 알고 지낸 분이지만, 나는 인스타툰으로 뭔가 대단히 이룬 게 없어서 처음엔 왜 나를 찾아오셨지? 싶었어.

 

 그래서 질문에 대해 섣불리 대답하기보다 그분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방식을 택했어. 그리고 대화를 통해 그분이 왜 고민하는지, 어떤 점에서 길을 잃은 것 같고, 계정을 왜 명확히 하고 싶은지를 찾아 나갔어.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결국 내가 드린 마지막 대답은 그거였어. 꾸준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우리는 종종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이번엔 꾸준히 해보자." 라는 말을 관성적으로 하곤 해. 이걸 왜 꾸준히 해야 하는지, 얼마큼 꾸준해야 하는지 고민해서가 아니라 그저 꾸준함이 미덕이었던 시기의 학습된 말버릇처럼 말이야. 고민되지 않은 꾸준함은 실패하기 십상이고, 그런 실패가 쌓이면 나를 향한 자책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

 

 좋아하는 일을 그만두고 이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유 중엔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 나 역시 꾸준하게, 성실하게,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려다가 지쳤던 때가 많았거든. 뭐든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면, 뭐라도 된다는 말에 반기를 들고 싶었던 것 같아. 그래서 뭔가에 그냥 도전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번복해 버리고, 괜찮다 싶으면 내 나름대로 얼마큼의 도전을 할지 고민해 보고, 그 다음엔 얼마나 지속할지 또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

 

 나도 번복하는 나를 보여주는 게 부끄럽고 창피해. 부족한 나를 그대로 내보이는 것 역시 익숙하지 않아. 그런데 어떡해? 지금의 내게는 그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걸. 그래서 그 환경을 세팅하기 위해 고민한 게 이 뉴스레터였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

 

 그래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만 슬며시 추천하는 방식으로 조용히 알렸는데, 이걸 본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추천해주며 구독자 *50명까지 오게 되었어. 그러니 지금, 이 뉴스레터를 보는 친구 중에는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어서 구독한 친구들도 많을 것 같아. 그래서 오늘은 꼭 꾸준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
*사실 아직 49명인데, 올릴 때쯤엔 50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반올림했어 ㅎㅎ

 

 친구야. 나는 아무 때나 꾸준한 사람이 되진 않을 거야. 선택적으로 꾸준한 사람이 될 거야. 때론 책임감을 벗어던지고, 성실함을 저 멀리 던져버릴 거야. 네게도 역시 꾸준함은 오직 너를 위해서만, 네 선택에 의해서만 발현되길 바라!

 

 P.S 그리고 나는 모든 일에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들을 존경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야. 그도 그럴 게 내 에너지는 굉장히 얕은걸. 필요할 때 꾸준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을 할 때 성실히 하기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는 거라 할 수 있겠다!

 

 P.S 오늘 이야기 어땠어? 점점 설문 폼을 통해 친구들의 답장이 쌓여가는데 재밌더라고. 나와 비슷한 생각도 재밌지만, 다른 의견도 또 새로워서 좋은 것 같아. 그러니 언제든 부담 없이 이야기 나눠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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