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안녕? 갑작스레 시즌1 마지막 화가 되었어. 잠시 멈춰 소화할 필요성을 느꼈거든. 이 편지는 방황하는 나를 남겨두고 싶고, 또 그런 내 기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작했었어. 그래서 방황을 끝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반대야. 5월에 시작하고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방황했잖아. 그러니 잠시 그 방황들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어. 그래야 또 용기 있게 다음 방황을 시작하지 않겠어?
나는 생각과 경험을 소화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야. 그래서 이미 결정한 사항도 계속해서 곱씹어. 누군가는 '왜 저렇게 생각이 많지? 답답해. 정했으면 일단 시작해야 알 수 있는 거 아니야? 생각만 한다고 불안이 사라져?' 이렇게 생각할 테고, 나도 가끔은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말야, 나는 일단 시작해봐도 속에서 계속 생각을 곱씹고 있다? 그건 확신이 부족해서도, 불안해서도 아니야. 그냥 받아들이는 데에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다른 사람들보다 소화 속도가 느릴 뿐이야.
소화 속도가 느린 건 내가 조정할 수 없는 영역인걸.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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