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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레시피 🦩 구루미 주방장이에요. 셰프님들을 위한 한-입 트렌드 레시피를 가지고 왔어요!

셰프님들은 요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다 보면 비슷한 분위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는 느낌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묘하게 공감되고 조용히 스며드는 감정들 말이에요.
최근에는 자극적인 전개나 극적인 감정보다 일상 속 공허함이나 관계의 미묘한 균열을 담아낸 콘텐츠가 더 주목받고 있어요. 특히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은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비슷한 결의 이야기나 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공감하고 위로받는 경향을 보이고 있죠.
이처럼 요즘 콘텐츠 소비 흐름에서는 강한 자극 대신 잔잔한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보는 이가 스스로 의미를 채워 넣는 방식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이 흐름, 로파이 감성은 왜 떠오르게 되었을까요?

💿 로파이 감성이란?
![[출처: 유튜버 @Solace Crossing] 로파이 감성 유튜브 플레이리스트.](https://cdn.maily.so/du/marketingrecipe/202604/1777447026806328.png)
로파이(Lo-fi)는 Low fidelity의 줄임말로, 고음질을 의미하는 Hi-fi의 반대되는 개념이에요. 음악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의도적인 테이프 잡음이나 낮은 비트, 몽환적인 멜로디 등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를 특징으로 해요. 완벽하지 않은 소리의 질감을 하나의 미학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했어요.
로파이 감성은 낡은 레코드판의 잡음이나 라디오 소음처럼 불완전한 요소를 통해 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정서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요. 최근에는 소설,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퍼지면서 과장된 전개나 극적인 감정보다 정리되지 않은 상태 자체를 드러내는 표현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감정을 해석하거나 해결하기보다, 머무르고 흘려보내는 과정에 시선을 두는 거죠. 즉, 로파이 감성은 불안을 설명하거나 정리하지 않고도 함께 존재하게 만드는 감정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러한 태도가 불안정한 청춘의 감정과 맞닿으며, 다양한 콘텐츠에서 하나의 감성으로 자리 잡고 있죠.

1. 조용한 감성이 선택받는 시대, 로파이 감성의 부상 🤫
![[출처: 오픈서베이 대학 생활 트렌드 리포트 2025] 대학생들이 번아웃 경험 여부 수치와 번아웃 해소를 위해 시도한 방법.](https://cdn.maily.so/du/marketingrecipe/202604/1777447230434462.png)
로파이 감성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자극 피로와 번아웃의 확산이 있어요. 오픈서베이의 「대학 생활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대학생의 53.6%가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감정을 회복하는 방식에서도 대화·음악·산책과 같은 저자극 활동이 선호되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이러한 변화는 콘텐츠 소비로도 이어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5년 도서 소비가 15.8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강한 자극 대신 천천히 감정을 따라가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흐름이 보이고 있는 거죠.
『트렌드 코리아 2026』은 ‘거대 서사의 종말’을 설명하며 개인의 속도와 취향에 맞춘 마이크로 트렌드의 확산을 주요 변화로 짚었어요. 과거 ‘소확행’이나 ‘아보하’가 행복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면, 현재는 행복을 좇기보다 타인의 시선과 무관하게 스스로 감정을 정리하고 회복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남겨두고 느끼는 방식이 확산되며 로파이 감성 역시 하나의 콘텐츠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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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애란 작가가 말하는 ‘불완전함의 가치’ 🧩
![[출처: 유튜브 엠빅뉴스] 김애란 작가가 말하는 AI와 인간의 차이점.](https://cdn.maily.so/du/marketingrecipe/202604/1777447284154346.png)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완벽과 효율성이 강조되는 시대 속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치는 오히려 ‘불완전함’에서 찾을 수 있어요. 『바깥은 여름』과 『비행운』의 저자 김애란 작가는 인터뷰에서 인간만이 지닌 ‘망설임’과 ‘주저함’을 언급하는데요. 빠르고 명확한 표현보다 머뭇거리는 과정 자체가 타인을 고려하는 태도이자 감정의 깊이를 만든다고 보며 결과보다 과정에, 명확함보다 맥락을 살피는 태도에 주목하죠.
이런 맥락에서 김애란의 서사는 단순히 감정을 절제하는 방식이라기보다, 왜 지금 이러한 방식이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인물의 일상과 관계의 결을 따라가며 독자가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방식은 독자가 각자의 맥락에서 감정을 구성하도록 만들어내죠. 빠르고 분명한 결과 대신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과 그 사이의 망설임을 그대로 두는 것. 이 지점이 오늘날 로파이 감성이 공감을 얻는 배경과도 이어지며, Z세대 청년들이 체감하는 현실의 감정 구조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어요.

💿 로파이 감성 사례
🎧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되는 음악 - 한로로
![[출처: 유튜브 엘이맥] ‘사랑하게 될 거야’, ‘0+0’ 등의 곡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한로로.](https://cdn.maily.so/du/marketingrecipe/202604/1777447501148188.png)
로파이 감성은 음악에서도 비슷하게 큰 호응을 얻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가수 한로로를 들 수 있는데요. 한로로는 2022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로 흡입력 강한 목소리와 섬세한 스토리텔링, 인상적인 사운드, 서정적인 편곡으로 균형잡힌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독자적 팬덤을 구축해왔어요. 국문학과 출신인 만큼 가사의 정서에 집중하다보면 한로로만의 깊은 감성을 이해할 수 있고, 한글의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들이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에요.
![[출처: 벅스] 한로로 데뷔곡 ‘입춘’ 커버.](https://cdn.maily.so/du/marketingrecipe/202604/1777447539382727.png)
데뷔곡 ‘입춘’은 찬란한 봄을 뜻하는 제목과 달리, 차가운 현실 속에서 “피울 수 있게 도와줘요”라는 후렴구를 간절히 외치는 곡으로 매일 알 수 없이 흔들리는 불안 속에서도 넘어지고 싶지 않다는 솔직한 목소리를 담아 주목을 받았어요. 감정을 과장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일상의 언어로 조용히 건네는 방식이죠.
차가운 현실에서 우리가 왜 사랑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을 해보게끔 만드는 것에 점점 더 목표를 두고 있어요. - 한로로, 뉴시스 인터뷰 (2024.06.02)
같은 맥락에서 한로로는 자신이 되고 싶은 아티스트의 방향을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청춘들의 맨 앞에서 함께 나아가도록 이끄는 사람, 연대감과 사랑을 주는 싱어송라이터”라고 밝혔는데요. 감정을 대신 해결해 주는 대신 여백을 남겨 듣는 사람이 스스로 채워 넣게 하는 방식,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되는 음악이 불안한 청춘들 사이에서 조용히 그러나 깊게 퍼져나가고 있는 이유에요.
📚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따라가는 소설 - 『급류』
![[출처: 민음사] 정대건 작가의 소설, 급류](https://cdn.maily.so/du/marketingrecipe/202604/1777447641948023.png)
한로로의 음악이 감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듯,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는 소설 『급류』와 역시 비슷한 결로 독자에게 다가가요.
정대건의 ‘급류’는 어린 나이에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두 인물이 10대에서 30대까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야기예요. 극적인 사건보다 그 이후를 살아가는 방식에 집중하는 소설로 인물이 변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이어지는 감각을 길게 보여준다는 데 있어요. 독자는 인물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함께 견디게 되는데요.
정대건 작가는 “작가인 나도 믿을 수 있는 회복이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 10대부터 30대까지 긴 시간의 이야기가 필요했다. 인물 마음의 풍경이 잘 그려질 것과 전체적으로 물에 대한 비유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을 가장 염두에 두고 소설을 썼다.”고 밝혔죠.
📺 말하지 못한 감정을 견디는 방식 - 나의 해방일지
나의 해방일지는 자극적인 사건이나 빠른 전개 없이, 반복되는 일상과 그 안에 쌓이는 감정을 따라가는 작품이에요. 출퇴근이 이어지는 하루, 쉽게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감 같은 요소들이 서사의 중심을 이루고 있어요.
![[출처: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포스터.](https://cdn.maily.so/du/marketingrecipe/202604/1777447746580849.png)
드라마에서 말하는 ‘해방’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으로부터의 독립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를 채울 수 있는 상태에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이에요.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또렷하게 정리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지만 그 안에서 자신을 붙잡는 기준을 서서히 만들어가요. 시청자는 극적인 변화나 분명한 계기를 따라가기보다 감정이 이어지는 시간을 함께 체감하게 돼요.
![[출처: JTBC] 나의 해방일지 2화 명장면.](https://cdn.maily.so/du/marketingrecipe/202604/1777447781539436.png)
감정을 간접적으로 묘사하는 장면들이 이어지며 느린 호흡이 만들어지고 이 리듬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죠. 불안정한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층에게 이 드라마는 낯설지 않은 감각을 건네요. 분명한 해결이나 전환점이 제시되지는 않지만 정리되지 않은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는 지금 감정을 빠르게 이해하고 정리하는 것보다, 쉽게 설명되지 않는 상태를 그대로 두는 이야기에 더 깊이 반응하고 있어요. 로파이 감성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해요.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각, 그리고 그 상태를 혼자가 아니라 함께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 이 작은 차이가 오늘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과 그 안에서 위로를 찾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주방장 Tip | 설명하지 않아도 닿는 콘텐츠가 더 오래 남는다
요즘 사람들은 "이게 맞아, 나도 그랬어" 라는 감각에 반응해요. 정답을 제시하거나 감정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콘텐츠보다 말하지 못했던 감정을 건드려 주는 콘텐츠가 더 깊게 스며들거든요. 마케터 입장에서 이건 꽤 중요한 힌트예요.
모든 걸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돼요. 오히려 다 채워진 메시지보다 여백이 있는 메시지가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의 경험을 대입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훨씬 강한 연결감을 만들어내죠. 로파이 감성이 우리에게 건네는 마케팅 힌트는 바로 이거예요. 완벽하게 정리된 메시지가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진짜인 감각을 전달하는 것.
셰프님들도 다음 캠페인을 기획할 때 "무슨 말을 할까" 보다 "어떤 감정을 같이 느끼게 할까" 를 먼저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때로는 가장 조용한 메시지가 가장 멀리 닿아요.

다음주에 더 맛있는 레시피로 돌아올게요🥙 매주 목요일 아침 8시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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