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션 및 패널 소개
'신기술로 도약하는 이스포츠 : 스타트업과 R&D'이라는 이름의 세션은 블록체인, AI, 데이터 분석 등 혁신적인 기술이 이스포츠의 비즈니스 환경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타트업 리더들을 초청해 각자 서비스하거나 연구하고 있는 기술이 이스포츠 산업 내에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심재훈 (Hopae) 디지털 신원 인식
🎙️ 국기봉 (SIDEWALK ENTERTAINMENT) 리얼 타임 모션 트래킹 댄스 배틀 게임
🎙️ 윤윤현 (Team Snowball) 이스포츠 데이터 분석
🎙️ 이승진 (AnyChat.one) 실시간 구어체 전용 AI 번역 엔진
🎙️ 이소라 (진행자) TechM 기자
이스포츠에서 DID 신분증이 필요한 이유 - 호패
호패는 디지털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쉽게 말하면 디지털 신분증인데요. 사실 우리는 모두 '호패 팀'과 인연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블록체인 기반 접종 증명서인 'COOV'를 사용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4,300만 명이 COOV를 사용했고, 유럽, 싱가포르에서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블록체인 기반의 'DID 기술'이 기반이 되었습니다.
DID는 탈 중앙화 신원증명이라는 의미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중앙 시스템 없이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는 신원증명 기술을 뜻합니다. 중앙 시스템에 정보가 저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작이나 도용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 DID 기술이 왜 이스포츠에 도입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이스포츠는 온라인으로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에서 대회를 진행하게 됐을 때 상대방이 진짜 플레이어인지, 대리 플레이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프라인으로 대회를 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을 해도 사람이 가서 확인을 하죠. 하지만 우리의 기술이라면 아이디 시스템의 보안 등급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정부 레벨의 안보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대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회에 참가할 때 구글 폼에 정보를 입력하고, 실제 신분증을 가져오는 등 절차가 많이 발생하는데, 디지털 아이디가 있다면 이 절차도 크게 축소시킬 수 있습니다.
심재훈, 호패 CEO
사실 호패의 디지털 아이디는 이스포츠 구석구석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호패는 지난 2024년 5월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업무 협약을 맺었고, 8월에는 부산이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제16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 부산 대표 선발전'에서 참가자들이 'Hopae.GG' 서비스를 활용해 편리하게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호패의 설명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기존 30분 이상 소요되던 대회 신청 시간이 5분 이하로 개선되었고, 대회 체크인 역시 '스캔 앤 고(Scan-and-go)' 방식을 통해 현장 운영 인력과 시간이 크게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호패는 2024년 12월 한국이스포츠협회와 업무 협약을 맺었는데요. KeG, 소년체전 등 협회 주최 주요 이스포츠 대회의 참가 신청, 체크인뿐만 아니라 선수 등록, 공인 대회 기록 관리, 선수 증명서 발급 등 데이터베이스를 기반 시스템 개발의 확장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호패의 가장 큰 장점은 정부 수준에서 신뢰받고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심재훈 대표는 "DID 기술은 국제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고, 많은 국가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공개된 기술이다. 과학적으로 이미 안정하고 정부 수준에서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다"며 "호패는 사실 아이디 테크를 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업이지만 우리에게 이스포츠는 굉장히 중요한 분야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댄스 게임의 진화 - 스텝인
스타크래프트 팬이라면 '살아 있는 히드라'라는 별명을 가진 1세대 프로게이머 국기봉 대표가 익숙하실 겁니다. 블리자드 코리아에서도 오래 근무했던 국기봉 대표는 지금 혁신적인 댄스 배틀 게임 '스텝인'을 개발하고 있는 사이드워크 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신기술로 도약하는 이스포츠'라는 이름의 세션에 게임 개발사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기술'이라고 불릴 만한 특별한 시스템이 존재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이에 대해서 국기봉 대표는 '리얼 타임 모션 트래킹 AI 기반'이라고 답했습니다.
댄스 게임의 3세대를 지향하면서 카메라 하나로 사람의 전신을 트래킹 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입니다. 쉽게 말하면 2D에서 데이터값을 뽑아서 이를 3D로 변환하는 것이죠.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댄스 게임의 업데이트 속도를 압도적으로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댄스 비디오 하나면 있으면 됩니다. AI를 사용해 영상을 인식하고 모델링을 매우 빠르게 끝낼 수 있습니다.
국기봉, SIDEWALK Entertainment CEO
처음 스텝인은 모션 캡처, CG 모델링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하에 AI 기술을 찾았고, 댄스에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자체 기술들을 개발하는 데에만 3년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스텝인은 단순히 게임 플레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숏폼 소셜 플랫폼과 결합된 형태인 만큼 AI가 적극 개입되는 토너먼트 툴킷을 통해 이스포츠 대회 진행에 필요한 리소스가 최소화될 수 있다는 것이 국기봉 대표의 설명입니다.
최근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이스포츠 산업의 트렌드 역시 스텝인이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습니다. 특히, 아시안게임, 올림픽 e스포츠 게임 등 기존 제도권 스포츠 대회들이 이스포츠로 확장을 하고 있는데요. 전통적인 키보드+마우스, 게임 패드 중심의 게임보다 실제로 심 레이싱, 댄스 배틀 등 몸을 움직이는 게임들이 이런 트렌드에 더 잘 부합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기봉 대표는 "게임 장르는 다양하다. 스포츠처럼 신체적인 활동이 들어가는 게임이 올림픽 같은 스포츠 대회에 접근하기에 용이하다"며 "스텝인은 신체적인 플레이를 하면서도 이스포츠 같은 판정이 가능한 게임"이라고 말한 뒤 "우리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이스포츠 게임의 정식 종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터의 다양한 가치 - 팀 스노우볼
팀 스노우볼은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는 데이터 솔루션 기업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 월즈 승부예측 AI, 프로게임단 등 기업 대상 데이터 제공 서비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공식 데이터 분석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경기의 실시간 데이터 트래킹 및 가공을 통해 이를 중계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게끔 제공하고 있습니다.
라이엇게임즈 같은 게임사 API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 외에도 '비전 AI'를 통해 선수들의 플레이 화면을 분석해 더 상세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얻는 것이죠. 사실 이스포츠는 게임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데이터 친화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워낙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가 제공하지 않는 데이터를 집계하고 분석하는 것은 축구, 야구보다 훨씬 어렵기도 합니다.
일반 유저들에게는 클라이언트 및 전적 분석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정도면 충분하지만, 프로게이머나 게임단의 전문가들에게는 이보다 더 상세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팀 스노우볼은 이 분야에서 상상 이상의 데이터들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각 포지션별로 중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이 선수가 선택한 챔피언으로 그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공격적인 챔피언을 선택했는지, 수비적인 챔피언을 선택했는지 등을 모두 고려하여 퍼포먼스 레이팅 수치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과거 30경기 데이터를 토대로 이 선수가 현재 기량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는지 수치화하는 모델도 존재합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야구 못지않게 데이터 기반의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스포츠에서는 코칭스태프의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의 모델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어느 정도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윤현, 팀 스노우볼 CEO
언어 장벽 없는 글로벌 커뮤니티 - 애니챗
애니챗은 실시간 구어체 전용 AI 번역 엔진을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파파고, 구글 번역 등 기존 번역 엔진이 주로 문어체 중심으로 작동하는 것과 달리 애니챗은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신조어, 고유 표현 등을 인식해 번역해 주는 것을 특장점으로 하고 있는 것이죠.
요즘에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기술은 이런 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게임에서는 신조어가 정말 많이 생기기 때문에 기존 번역 엔진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표현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는 현재 2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확실한 퀄리티를 보장하기 위해서 몇몇 분야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고도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승진, 애니챗 CEO
최근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번역, 실시간 통역 서비스의 퀄리티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애니챗 역시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회사인데요. 게임, 이스포츠가 국가 간의 장벽 낮은 산업이기는 하지만, 신조어나 고유 표현, 줄임말 등으로 인해 언어의 장벽은 오히려 높은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좋은 통역, 번역을 위해서는 영어 실력만큼이나 해당 주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요. 스타크래프트를 예시로 들면, '앞마당', '삼룡이'라는 게임 용어는 아무리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게임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번역하기 어렵습니다.
애니챗은 프로게임단 비즈니스의 확장에도 용이한 도구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특히, T1이나 젠지 같은 프로게임단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에서도 인기가 많은 게임단입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멤버십 서비스를 한국과 글로벌 팬을 위해 별도로 운영해야 하는 등 운영의 허들이 높은데요. 애니챗 같은 구어체 기반 AI 번역 엔진을 활용해 글로벌 멤버십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다면 비즈니스의 확장이 용이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얼마나 정확한 번역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이에 대해서 이승진 대표는 "2025년 1월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신버전 엔진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를 활용해 글로벌 커뮤니티 애니클럽을 론칭하고, 게임,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등 몇몇 분야를 정해서 고도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세션에 대한 소감
상당히 흥미로운 세션이었습니다. 이런 형태의 세션은 자칫 패널들의 자사 홍보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기술로 도약하는 이스포츠'라는 세션의 이름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4명의 패널들을 적절하게 섭외한 IESF의 기획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디지털 신원, 실시간 모션 트래킹 AI 기반의 댄스 배틀 게임, 이스포츠 데이터 분석, 이스포츠 실시간 번역 엔진까지 모든 참가사들이 이스포츠 산업 내에서 적극 활용될 만한 기술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진행자로 나선 테크M의 이소라 기자가 참가한 회사들 간의 기술 교류를 제안한 부분은 WES 24에 참가한 사람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았는데요. 호패의 프로게이머 디지털 신분증에 팀 스노우볼의 고유 데이터를 결합한다면, 어떤 플레이가 실제로 그 선수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글로벌 서비스가 되는 '스텝인' 게임에 애니챗의 실시간 구어체 AI 번역 기술이 결합된다면 언어의 장벽이 없는 진정한 글로벌 플랫폼이 구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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