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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를 두고 벌어진 블리자드 vs KeSPA 갈등의 시간선 ①

2024.06.28 | 조회 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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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크리틱

조금은 Deep하지만 다양한 e스포츠 이야기들

뉴메타(New Meta)는 특정 게임에서 새롭게 주류가 된 플레이 또는 플레이 방식의 패러다임을 칭하는 말이다. 영단어지만, 사실상 한국 게임 & e스포츠 업계에서 신조어처럼 사용하다 해외로 역수출 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뉴메타 포인트]는 e스포츠 산업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 사건, 인물 또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시리즈물로 기획되었다. / mdk of e스포츠 크리틱


이번에 연재할 주제인 '블리자드 vs KeSPA 지적재산권 분쟁'은 KeSPA와 방송국들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중계권 갈등과 깊이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더 수월한 이해와 재미를 위해서 해당 편을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갈등의 공론화

블리자드에게 한국 e스포츠 산업은 새로운 자신들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피어난 흥미로운 세계였다. 개발진의 의도에 없었던 판이 열리며 게임의 인기와 저변 그리고 수명이 늘어나고 있었으니 이를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2007년 프로리그를 중심으로 벌어진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와 방송국들의 중계권 갈등은 성격이 달랐다. KeSPA가 요구하는 중계권료라는 개념은 어쩌면 <스타크래프트>의 주인인 블리자드에게 있어야 할 권리였다. 이에 블리자드는 중계권 협상이 시작될 때 경고를 보냈으나, KeSPA는 이를 묵살하고 끝내 방송국들로부터 중계권료를 받기 시작했다.

당시 블리자드 대표였던 마이크 모하임
당시 블리자드 대표였던 마이크 모하임

이후 블리자드는 지속적으로 KeSPA 측과 <스타크래프트>의 협상을 시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2010년 4월 27일, <스타크래프트 2> 출시를 앞두고 배틀넷 토론장에 공개한 공식 문서를 통해서 밝혀졌다. 핵심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중계권 사태 이후 3년 동안, 협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KeSPA 사무국이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의 제안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다.
  • KeSPA 사무국은 프로게임단, 프로게이머 및 게임단 관계자들에게 블리자드와 접촉하거나 블리자드가 진행하는 대회에 참여할 경우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 블리자드가 한국 e스포츠 시장을 점령하고 과도한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은 아니다.
  • <스타크래프트 2> 출시가 가까워지며 지적재산권을 존중해주는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을 지체할 수 없어 곰TV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곰TV는 한국 내에서 블리자드 게임의 e스포츠 대회를 독점적으로 주최하고 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었다.

이에 KeSPA는 2010년 5월 3일, 공식 발표를 통해 블리자드가 KeSPA 측에 다섯 가지로 요약되는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고 주장하며 맞불을 놓았고, 이후 '지재권 갈등'은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 우리는 마이크 모하임의 편지 중 'KeSPA가 게임단들에게 블리자드가 진행하는 대회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는 대목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3년 동안 조용히 협상만 진행이 되었던 것이 아니라, 갈등의 씨앗은 그 전부터 움트고 있었기 때문이다.

곰TV 클래식

먼저 언급해야 하는 것은 곰TV를 운영하던 그래텍이 개최했던 <스타크래프트> 대회인 곰TV 클래식이다. 2008년 초, 곰TV 스타 인비테이셔널을 전신으로 한 이 대회는 2008년 5월 곰TV 클래식 시즌1 개최 이후 2009년 9월까지 시즌3까지 이어진 개인리그였다. 

온게임넷, MBC게임이 주최하던 스타리그, MSL과 달리 128강 시작, 모든 매치업 다전제 등 차별화 전략을 추구했다. 무엇보다 곰TV 클래식은 블리자드로부터 공식 라이센스를 받은 대회였다. 하지만, 곰TV 클래식의 운영은 순탄하지 않았다. 

곰TV 스타 인비테이셔널은 어쩌다 한 번 있는 이벤트 대회로 인식했는지, 모든 게임단이 자유롭게 참가했다. 하지만 곰TV 클래식 시즌1 때는 온게임넷, MBC게임, SK텔레콤, 이스트로, 공군 등 다섯 팀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불참 팀이 서서히 늘어나 곰TV 클래식 시즌4 때는 7개 팀이 불참을 선언, 끝내 그래텍은 대회 개최를 포기했다.

당시 곰TV는 공식적인 e스포츠 대회로 인정 받기 위해 KeSPA 측에 공식 리그 인정을 요청했지만, 'TV가 아닌 인터넷 중계로만 송출된다'는 이유 등으로 '공인 리그'에 머물러야만 했다. 이는 게임단이 원하지 않을 경우 곰TV 클래식에 출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명분이 되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곰TV 클래식을 둘러싼 갈등과 노이즈가 발생한 시기는 블리자드가 KeSPA와 파트너를 맺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던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는 사실이다. 지적재산권을 인정 받고자 했던 블리자드와 이 당시 스타판의 주인이었던 KeSPA의 협상이 순탄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KeSPA의 입장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의 편지가 공개된 후 KeSPA에는 많은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협회가 곰TV 클래식에 위력을 행사한 것 또한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스타크래프트>가 블리자드가 만든 게임이라는 사실은 명백했기 때문에 KeSPA에게는 명분도 부족했다.

이에 KeSPA는 2010년 5월 3일,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방어에 나섰다. 블리자드가 다섯 가지의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는 것. 내용은 다음과 같다.

  • e스포츠의 안정적인 리그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임 사용기간을 1년으로 제한
  • 스폰서 유치 및 마케팅, 방송 계획 등 리그 관련 모든 운영 활동에 대한 블리자드의 사전 승인
  • 스폰서십, 중계권 등 모든 수입에 대해 게임 사용료 이상의 로열티 및 서브 라이선스 비용 지불
  • 구단, 선수들의 실연과 방송, 중계기술 등 고유자산의 결합으로 생산되는 2차 저작물인 경기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
  • 한국e스포츠협회에 대한 회계 감사 권한

한국e스포츠협회에 대한 회계 감사 권한처럼 무리한 요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기준에서 보면, e스포츠 대회는 해당 게임사의 승인 없이는 수익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요구가 상식적이다. 다만, 이 당시에는 e스포츠 산업에서 게임사와 주최사, 협회 등 제작사들의 권리, 규칙 해석 등이 없었던 시절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협상 조건에 대한 폭로와 함께 KeSPA를 비롯한 한국 e스포츠 업계는 그 동안 투자한 많은 노력과 비용들을 블리자드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NDA 논란과 그래텍 독점 계약

갈등은 폭로전 양상을 띄기도 했다. 블리자드와 KeSPA가 협상 과정에서 맺은 비밀유지협약(NDA)도 화제가 되었기 때문. KeSPA의 사무총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당시 최원제 사무총장이 전임 제훈호 사무총장 시절에 맺은 NDA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이 정론이다.

반면, 블리자드는 전임 KeSPA 제훈호 사무총장이 직접 사인한 NDA 문서를 갖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로 인해 KeSPA는 명분 싸움에서 더욱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블리자드는 2010년 5월 26일 그래텍과 <스타크래프트 2>는 물론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블리자드 IP들에 대한 국내 토너먼트 개최 및 e스포츠 행사 방송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파격적인 계약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블리자드가 추가 협상을 이어가지 않고 중대 결단을 내리는데에 NDA를 무시한 KeSPA의 행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사실, 곰TV는 신생 회사이기 때문에 e스포츠 대회 제작 능력만 놓고 본다면 온게임넷, MBC게임과의 파트너십이 더 매력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 출시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KeSPA를 비롯한 한국 e스포츠 업계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자, 더 이상 결정을 미루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점 계약과 함께 곰TV는 곧 출시될 <스타크래프트 2>의 런칭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갈등은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블리자드-그래텍의 독점 계약에 대한 KeSPA 측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었다.

2편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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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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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빙

    0
    5 months 전

    2편 얼른 보고싶어요 현기증나요 ㅠ ㅠ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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