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e스포츠 전문 매체 Esports Insider(이하 ESI)가 T1의 CEO 조 마쉬를 만났습니다.
지난 8월 24일부터 25일, 이틀 동안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는 'New Global Sport Conference 2024(이하 NGSC 2024)'가 개최되었습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 행사는 전세계 게임, e스포츠 및 스포츠는 물론 경제, 투자, 미디어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인사이트와 지식을 나누는 교류의 장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T1의 CEO 조 마쉬 역시 NGSC 2024에 참가했는데요. 현장에서 ESI와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8월 29일 ESI 유튜브 채널에는 약 27분 가량의 인터뷰 영상이 업로드 되었습니다.
영상이 길이가 긴 만큼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인터뷰가 이루어졌습니다. T1 CEO 조 마쉬의 답변 중 인상적인 내용들을 발췌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답변만으로도 충분히 이해될 만한 내용이라서 불필요한 설명과 분석을 남기진 않을 생각인데요. 그래도 이해를 돕기 위해 참고할 만한 자료나 간단한 코멘트 정도는 남기겠습니다.
EWC에 대한 T1 선수들의 반응
"선수들이 EWC(e스포츠 월드컵)의 시설과 인프라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플레이어 라운지에서는 휴식과 함께 게임, 탁구 등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는데요. 스타디움 등 이벤트의 디테일한 구성 요소들이 매우 뛰어났다는 평가를 했습니다."
한국 e스포츠 시장에 대한 경험과 T1의 발전
"2019년 T1에 합류했을 때, 이미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T1의 인프라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당시 사무실과 훈련 센터는 서울에서 45분 가량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었고, 환경 역시 전문 조직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죠. 때문에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인력을 전폭적으로 충원했고, 강남에는 11층 규모의 멋진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T1의 성장과 다양한 사업 시도
"선수단은 조직의 큰 부분이지만,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아요. 최근 우리는 T1 e스포츠 아카데미와 한국 최고의 시설을 갖춘 PC방인 T1 베이스캠프를 열었습니다. T1 베이스캠프는 올해 부산에 두 번째 지점을 오픈할 것이며, 세 번째 장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CGV, 슈퍼플레이 등과의 협업을 통해 머천다이즈 비즈니스도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 합류했을 때는 T1 셔츠를 비롯해 어떤 것도 팔지 않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정말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죠. 이렇게 사업을 전문화하는 과정은 상당히 어려웠고, 처음 도전하는 일은 늘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 T1은 베이스 캠프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2020년 이후 T1 활동의 변화와 발전
"브랜딩, 콘텐츠 제작, 상품 판매, 팬과의 교류는 이제 필수적인 시대입니다. 2020년에 많은 비판을 받았던 이 요소들은 이제 모든 팀들에게 기본이 되었죠. T1은 이런 변화의 선두주자로서 산업을 발전시키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독립된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고 브랜드 노출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요. 페이커 덕분에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 중 하나가 되었고, 브랜드 도달 범위도 크게 확장된 것 같습니다."
T1 사업의 확장과 홈그라운드
"팬데믹이 끝난 후 우리는 사업 확장을 하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굿즈 사업, 아카데미, PC방 사업이 진행됐죠. 다양한 외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했고요."
"특히, 최근에는 약 7천 석 규모의 경기장에서 첫 라이브 이벤트인 T1 홈그라운드를 개최해 팬들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2023년 독일에서 시작한 레드불 투어는 올해 9월 홍콩, 12월 파리에서도 계획이 되고 있습니다. T1 Con이라는 자체 행사를 비롯해서 뮤직 프로젝트, 웹툰 The Challenger 프로젝트도 진행한 바 있죠."
페이커에 대한 이야기들
"페이커 같은 선수를 팀에 두고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때문에 계약 만료 시점에 회사의 지분을 부여하는 것은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일이었죠."
"2022년 이후 3년 계약을 갱신할 때는 페이커의 지분을 늘렸는데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페이커의 경력은 오래 되었지만, 아직 끝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팀이 존재하는데 큰 도움을 준 페이커가 우리의 프로젝트에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와 함께 준비 중인 많은 프로젝트들이 있는데요. 2025년에 공개될 것입니다."
"페이커의 삶에서 아버지, 삼촌, 특히 할머니와의 관계는 아주 중요합니다. 페이커의 부모님은 좋은 에이전트이고, 원하면 언제든 사옥과 경기장에 올 수 있죠. 페이커가 행복한 것과 선수, 공동 게임단주로서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페이커가 회사의 수익과 재정에 대해서 질문하는 모습을 정말 보기 좋습니다. 매년 몇몇 팀이 그를 영입하고자 하지만, 우리는 참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신뢰하고 있고 훌륭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습니다"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여러 요소들
"단순히 잘하는 선수가 된다고 해서, 모든 선수가 우승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승을 하려면 팀의 화합, 개인의 실력, 게임의 메타와 운 등이 완벽하게 맞아야 계속 승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의 스쿼드로 4년을 함께 해온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기대 이하의 성과가 나면 로스터를 바꾸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이 스쿼드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론은 작년에 좋은 기회들이 찾아오면서 증명이 되었죠"
"저희는 지난 22년 월즈 때 과한 자신감으로 인해 1년 내내 이겨왔던 팀(DRX)에게 결승전에서 패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늘 '겸손한 자신감'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케미는 전략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형제나 자매들은 늘 붙어 있기 때문에 자주 싸우지만 가족이잖아요. 위기의 순간에는 늘 옆에 있어줄겁니다.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결국 서로가 등을 맞대고 있으면서 뒤를 지켜주는 것이 팀입니다. 이것이 T1이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가짐(Mindset)입니다."
"사실 팀 내부에서 갈등이 계속 있는 경우에는 경기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문화와 사고방식을 갖는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선수들의 성격과 겸손 유지를 위한 관리를 합니다."
e스포츠 산업의 미래에 대한 전망
"EWC는 다양한 종목을 다루는 거대한 이벤트입니다. 앞으로는 게임사들이 e스포츠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 제 3자가 토너먼트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크게 전환될 것 같습니다."
"밸브가 <도타 2> 및 <카운터 스트라이크 2>에서 취하는 모델처럼 팀들이 홈 게임을 주최하고 추가 수익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 같습니다."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처럼 중계권료가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늘 무료로 진행될 것이며, 이에 따라 스토리텔링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한 컨텐츠 제작사들이 대회나 중계를 공동 주최하는 방식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LoL Esports의 국제 대회 확대 필요성
"현재 LoL Esports 포맷에서는 큰 규모의 국제 이벤트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의 국제 대회가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팀은 이 중에 하나에만 참가할 수 있습니다. 2025년에 세 번째 이벤트가 추가 되겠지만, 여전히 소수의 팀들만 참가할 수 있겠죠. 따라서 지역 경기보다 국제 경기에 더 비중을 두고, 토너먼트 기반의 형태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스플릿당 18경기를 하고, 6팀이 플레이오프를 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단조롭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게임과 e스포츠 수익의 연결에 대하여
"팀들이 인게임 아이템을 통해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선수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게이머 중 e스포츠 팬은 소수에 불과하며, 게임과 e스포츠는 보다 더 연결되어야 하는데요. 더 많은 기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e스포츠 팬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스킨이 나오면 구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게이머 중 e스포츠 팬의 비중을 늘리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건 게임사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변화겠죠."
T1의 글로벌 확장 계획과 도전 과제
"T1은 최근 몇 년 간 한국 내에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고, 글로벌에서는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공동 소유 구조라는 점이 어렵긴 하지만, 지금은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음 과제는 우리와 협력 가능한 허브를 찾는 것입니다. 다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혼자서는 힘들지만 협력자가 있으면 가능합니다. 이런 기회를 만들기 위한 논의들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다들 바쁘고 팀의 승리에 집중하고 있죠. 일 년에 한 두 번 보는 정도지만, 팀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나 공간을 더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T1은 이제 중동과 유럽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게 되었는데요. 현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서 세계 팀들과의 경쟁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팬들을 위한 허브도 형성하고자 하는데요. 미디어 측면에서도 더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할 예정입니다."
T1 CEO 조 마쉬의 인터뷰 내용 요약은 여기까지 입니다. 조 마쉬 CEO는 인터뷰 막바지에 T1의 안웅기 COO와 함께 오는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e스포츠 컨퍼런스인 ESI 리스본에 참가해 ' T1의 역사, 성장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키노트 세션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 때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낼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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